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여전히 거북이 걸음이다.
한국농구는 2014년 남녀 동반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다. 올해 남자대표팀은 아시아선수권 3위, 여자대표팀은 아시아선수권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젠 내년 남자농구월드컵,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 준비를 해야 한다. 남자프로농구가 이미 개막 1개월이 지났고, 여자프로농구도 오는 10일에 개막한다. KBL과 WKBL은 리그 운영 때문에 내년 세계대회 준비에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다. 대한농구협회 역시 확실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이원화 방침
내년 세계대회 일정과 인천 아시안게임 일정이 미묘하게 맞물리는 건 이미 수 차례 보도했다. 스페인 남자농구월드컵은 내년 8월 30일부터 9월 14일까지, 터키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는 9월 27일부터 10월 5일까지 열린다. 인천 아시안게임은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진행된다. 남자는 두 대회에 모두 참가하는 데 간격이 좁고, 여자는 두 대회가 완전히 겹친다.
위성우호가 4일 귀국해 인천공항에서 해단식을 치렀다. 대한농구협회 관계자는 “아무래도 아시안게임을 크게 쳐주니까 세계선수권보다 비중을 높게 둬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아시안게임에 대표팀 1진을 보내고, 세계선수권엔 2진을 보내겠다는 의미. 일단 추진 중이긴 하지만, 정확하게 결정된 건 없다. 국내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 모두 중요한 대회다.
남자 역시 마찬가지다. 대표팀을 이원화할 것인지, 하나의 대표팀이 2개 대회 모두 소화할 것인지 결정되지 않았다. 일각에선 “어차피 우리나라가 조별예선서 탈락할 테니 금방 돌아와서 아시안게임에 참가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라고 한다. 참고로 예선서 탈락하면 순위결정전 없이 곧바로 귀국한다. 한국남자농구 전력상 2라운드 진출 가능성이 높진 않은 게 사실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고 검토할 문제다. 그리고 최대한 신속하게 해결을 해야 한다.
▲ 남자농구 귀화선수문제, 전력분석문제는 어떻게?
내년 국가대표팀 운영 원칙을 하루빨리 정해야 하는 건 이유가 있다. 그래야 세부적인 준비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남자대표팀의 경우 귀화혼혈선수가 화두에 오른지 오래다. 2000년대 초반부터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한 아시아 국가의 미국계 귀화선수 영입은 이젠 놀랍지도 않다. 한국은 그동안 국내정서상 한국인의 피가 섞인 귀화선수만을 대표팀에 활용했지만, 이젠 미국인 귀화선수를 영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유재학 감독 역시 마찬가지 의견이었다.
하지만, 아시아선수권대회가 끝난지 3개월이 다 돼가는 상황에서 이 문제는 실마리조차 풀리지 않고 있다. KBL와 대한농구협회가 긴밀히 상의해야 할 문제인데,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다. 귀화혼혈선수의 수준과 몸값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잡아야 한다. 만약 귀화선수영입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 그에 맞는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어느 방향이든 결정을 하고 그에 맞게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력분석문제도 마찬가지다. 유재학호, 위성우호가 공통적으로 느낀 문제였다. 유 감독은 아시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귀국할 당시 “전력분석에 대한 확실한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라고 했다. 귀화선수 비중이 큰 아시아 남자농구에서 전력분석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위 감독 역시 진천선수촌에서 대회를 준비할 당시 상대 분석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나마 존스컵 코칭스태프를 맡았던 김영주 감독과 이지승 코치를 투입했으나 선임 시기가 뒤늦었다는 평가였다.
이밖에 내년 대표팀 운영 방침이 결정되면 월드컵,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코칭스태프와 선수구성 방안, 훈련 기간 등을 결정해야 한다. 특히 전임감독제를 실시하지 않는다면 대표팀 이원화 방향에 따라 감독 선임부터 서둘러야 한다. 그래야 대표팀 구성, 상대 전력분석, 훈련 방향 및 외국과의 평가전 실시 여부 등도 미리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농구는 내년 남녀대표팀 운영의 큰 틀조차 정하지 않은 채 시간만 보내고 있다. 남녀프로농구 시즌이 끝난 뒤 급하게 대표팀 체제로 전환하는 건 한국농구의 매우 좋지 않은 관행이다.
[여자대표팀(위), 남자대표팀(아래). 사진 = WKBL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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