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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벌써 17년차 뮤지컬 배우다. 뮤지컬 배우 이혜경(41)은 뮤지컬 시장이 처음 형성될 때부터 한 자리를 지켜온 뮤지컬계 ‘대모’같은 존재다. 그는 뮤지컬에 여전히 뜨겁게 빠져 있었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Man Of La Mancha)’의 알돈자 역을 맡았을 때도, 뮤지컬 ‘친정 엄마’에 들어갔을 때도 그 작품 속 역할 속 인물로 살았다.
배역에 맞게 변하는 것이 배우의 숙명이라지만, 그리고 이혜경의 말을 빌면 그 역할에 오롯이 빠져 사는 것이 분명 행복하지만, 때론 힘들기도 하다. 가끔은 자신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고. 연기에 푹 빠졌다가 작품이 끝나고 인간 이혜경으로 돌아왔으니 그럴 법도 하다.
“제가 26살 때 처음으로, 뮤지컬을 시작했어요. 그 당시에는 뮤지컬 시장이 크지 않고 막 형성되는 시점이라서 뮤지컬 배우가 많지 않았죠. 그래서인지 작품과 역할들이 끊임없이 들어왔어요. 작품이 들어오는데 신인이었던 저는 정말 ‘무조건 감사합니다’였죠. 그 이후로 거의 9년간을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뮤지컬 무대에 섰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9년차에 돌아보니, 제가 누군지 모르겠더라고요. ‘나는 정말 누구지?’라는 생각에 혼란스러웠어요”
그럴 때 이혜경이 선택한 방법은 바로 여행이다. 쉬는 시간이 많지 않지만 틈틈이 여행을 다니며 세상을 보고 자신에 대해서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게다가 벌써 오랜 경력과 실력으로, 뮤지컬 무대에 서는 것이 한결 편안해 지고,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 이혜경의 말이다.
“‘오페라의 유령’을 할 때 정말 너무 힘들었어요. 무대에 올랐다가 내려오면 온 내장이 뒤틀리는 듯한 느낌이었죠. 지금까지 제 뮤지컬 인생 중에 가장 힘들었던 작품이에요. 하지만 그 작품을 하고 나니 어떤 작품도 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요즘에는 확실히 여유가 있고, 저 자신에 대한 믿음도 있어요”
‘배우는 배역에 갇혀 산다’는 그의 말처럼 이혜경은 그 동안 ‘라만차’와 ‘친정 엄마’를 통해서 극을 통해 많이 울었다. 때문에 성격까지 우울해 지고, 절망스러운 기분이 들었다고. 이 시점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Joseph Amazing)’이라는 작품이 손을 내밀었다. 이혜경은 '이젠 웃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에 주저 없이 선택했다. 이혜경은 주인공인 요셉과 11명의 형제들의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해설자 역을 맡았다.
“‘요셉 어메이징’ 초연될 때 작품을 보고 정말 좋은 ‘힐링’ 뮤지컬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런 순간에 ‘요셉 어메이징’ 제안이 들어왔을 때 더 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었죠. 연습하면서도 행복해요. 후배들도 정말 예쁘고, 우리 앙상블 팀과도 정말 큰 마찰 없이 최상의 팀워크로 연습하고 있어요. 꼭 보셔야 할 작품이에요. 기분이 좋아지고 힐링되는 ‘꿈이 이뤄지는’ 뮤지컬이니까요”
‘요셉 어메이징’은 세계적인 뮤지컬의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팀 라이스 콤비의 처녀작으로, 지난 2월 국내에 첫 초연됐다.
성경 속 인물인 요셉과 그의 형제 11명의 이야기로,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한 요셉이 꿈 이야기로 형들에 의해 이집트에 노예로 팔려갔다가 결국에는 총리가 되며 그의 꿈이 이뤄지는 일대기를 그렸다.
주인공인 요셉 역에는 가수 겸 뮤지컬 배우 정동하, 김승대, 박영수, 아이돌 그룹 비스트 양요섭이 캐스팅 됐다. 극의 전반을 이끌어 가는 해설자로 이혜경을 비롯해 뮤지컬 배우 김경선, 리사가 맡았다. 이집트의 왕인 파라오 역에는 뮤지컬 배우 김장섭, 김형묵, 개그맨 박준형이 연기한다.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은 지난 10월 29일 첫 공연됐으며, 오는 12월 12일까지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진행된다.
[뮤지컬 배우 이혜경. 사진 =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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