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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향수와 추억은 빠졌고, 느와르는 강해졌다. 또 폭력성도 함께 배가됐다. 지난 2001년 개봉해 흥행에 성공한 영화 '친구'의 속편 '친구2' 이야기다.
'친구2'는 동수의 죽음으로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던 전편에 이어 17년 뒤 감옥에서 출소한 준석이 동수의 숨겨진 아들 성훈을 만나게 되면서 시작된 끝나지 않은 그 날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친구'의 곽경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동수의 살인을 교사한 혐의로 17년 동안 감옥에 복역했던 준석 역의 유오성이 다시 출연했다. 여기에 배우 김우빈이 가세했다. 또 준석의 아버지 철주 역으로 배우 주진모가 새롭게 등장한다. 3대에 걸친 강한 수컷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전편은 부산을 무대로 했다면, 이번에는 울산과 일본까지 나갔다. 3대에 걸친 이야기인 만큼 스케일은 커졌고, 그만큼 드라마도 다양해졌다. 각기 다른 시대를 살아온 세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끝나지 않은 그들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친구2'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친구'와는 다른 색채를 지니고 있다. '친구'가 추억과 향수를 앞세워 관객들을 사로잡았다면, 이번에는 철주와 준석, 성훈, 세 남자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친구2'는 '친구'가 지닌 상징적인 의미는 뛰어넘는 대신, 새로운 이야기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택했다. 당시 센세이션과 같은 인기를 누리며 넥타이 부대를 극장을 모았던 '친구'를 뛰어넘기란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런 점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곽경택 감독은 전작보다 진한 느와르를 선택하는 한 수를 둔 것이다.
이런 곽 감독의 한 수는 제대로 통했다. '친구'의 느낌을 접하고 싶어 극장을 찾은 이들이라면 고개를 갸우뚱 할 만한 일이지만, 또 다른 먹먹함을 선사하기엔 충분한 했다. 철주와 준석, 성훈을 아우르는 3세대의 진한 드라마는 '친구'와는 다른 공감을 사기 위한 장치다.
'친구2'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또 하나는 바로 김우빈이다. 김우빈은 동수의 숨겨진 아들 성훈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많은 이들은 김우빈이 동수의 아들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관심을 표했다.
1989년생인 김우빈은 24살이라는 나이를 의심할만한 연기를 펼친다. 생전에 기억조차 없는 아버지 동수에 대한 연민과 애정, 동수의 죽음을 알고 난 뒤 갈등하는 감정 연기는 곽 감독뿐만 아니라 유오성마저 감탄을 자아낼 정도다.
다소 아쉬운 점도 있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추억과 향수는 사라졌다. 과거를 추억할만한 장치는 현저하게 떨어진 것이 다소 아쉽다. 또 다양한 이야기를 그려내면서 한 스토리에 몰입하게 만드는 집중력도 떨어트렸다.
'친구'의 속편이 나온다면 극장을 찾아서 영화를 보겠다는 관객 중 80%는 바로 동수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고 싶다는 이들이었다. 물론 '친구2'에서는 동수의 죽음 속 비밀을 밝혀준다. 하지만 이런 진실이 '친구2'의 중심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동수 죽음에 관한 비밀은 전작 팬들을 위한 팬서비스정도로 생각하면 충분하다.
12년 만에 곽경택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전작에 등장한 유오성에 새로운 인물 김우빈, 주진모가 함께한 '친구2'는 오는 14일 개봉 예정이다.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으며, 러닝타임 124분.
['친구2' 포스터(위), 스틸컷. 사진 = 롯데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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