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저렇게 과감하게 뜨는 선수가 어디있어.”
6일 전주에서 열린 KCC-동부전은 경희대 출신 신인 김민구(KCC), 두경민(동부)의 두 번째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두 사람은 지난달 30일 첫 맞대결서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8점 7리바운드 8어시스트의 김민구가 15점 4리바운드의 두경민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때문에 이날 맞대결은 두경민의 복수전이 성사될 수 있느냐가 관전포인트였다.
김민구가 또 한번 웃었다. 김민구는 20점 2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17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의 두경민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김민구는 4쿼터에만 10점을 쏟아 부었다. 두경민은 연장전 막판 3점포까지 꽂아 넣었으나 팀의 6연패를 막지 못했다. 반면 김민구의 KCC는 4연승을 내달리며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 몰아치는 농구 혹은 겁 없는 농구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경희대 농구를 “몰아치는 농구”라고 정의한 적이 있었다. 경희대 백코트 듀오 김민구와 두경민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김민구와 두경민은 실제로 전광석화 같은 스피드를 활용한 속공 전개 및 마무리, 시원스러운 외곽슛이 대학 시절부터 주특기였다. 둘 다 김승현의 전성기처럼 타고난 패스감각을 지닌 건 아니지만, 동료를 활용할 줄 아는 농구에도 능하다.
애당초 김민구와 두경민을 향한 시선은 “대학 시절 특성을 프로에서 이어가는 게 쉽지 않을 것”이었다. 대학과 프로의 레벨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좀 더 조직적인 수비가 있고, 좀 더 일정이 빡빡하다. 대학 시절과는 달리 환경의 변화가 있기 때문에 대부분 전문가는 두 사람이 대학 시절 장점을 프로에서 곧바로 발휘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게다가 두 사람은 이미 올 시즌 각종 대회를 소화하며 지친 상태였다.
하지만, 지금까진 놀라움 그 자체다. 김민구는 4경기 평균 32분을 뛰며 14점 3.3리바운드 5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 중이다. 3점슛도 경기당 1.8개를 넣었다. 두경민은 6경기 평균 31분을 뛰며 15.2점 3.0리바운드 2어시스트 1.5스틸을 기록 중이다. 경기당 3점슛도 무려 3.3개. 적중률도 무려 50%다. 이날 경기서도 무려 5개를 적중했다. 한 농구관계자는 “겁이 없다. 저렇게 과감하게 뜨는 선수가 어디있나”라고 했다. 확실히 승부사 기질이 있다. 김민구, 두경민 모두 신인임에도 슛 찬스가 생기면 과감하게 던지고, 실제로 분위기를 바꿔놓는 득점을 수 차례 해냈다.
▲ 세기를 다듬어라
물론 이들의 과감한 농구가 항상 좋은 결과를 낳는 건 아니다. 때로는 너무나도 과감한 슛 셀렉션으로 팀의 흐름을 방해하기도 했다. 현재 김민구와 두경민은 주로 1,2번 가드로 나선다. 아무래도 궂은 일과 어시스트도 득점 못지 않게 중요하다. 확실히 이런 부분에선 아직 살짝 부족하다. 두 사람의 올 시즌 초반 행보를 지켜본 또 다른 원로 농구인도 “기본적으로 이기적인 선수들은 아니다. 매우 영리하다”라면서도 “투박한 테크닉과 세기를 다듬어야 할 필요는 있다. 상대의 조직적인 수비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김민구와 두경민은 현재 4~6경기를 치렀다. 아직 모든 팀과 상대하지 않았다. 때문에 세밀한 분석이 끝난 건 아니다. 현재 10개구단은 주 공격수의 드리블 방향, 페이크 타이밍 등 세밀한 습관까지 파악해 수비 방법을 달리 한다. 주득점원을 봉쇄하는 변칙 수비전술도 다양하다. 두 사람이 이런 디테일함을 극복한다면 KBL을 주름잡는 가드가 될 수 있다. 아무래도 좀 더 세기를 다듬고 템포를 조절하는 농구에도 눈을 떠야 한다는 평가다. 때문에 두 사람의 돌풍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 그래도 시원스러워서 좋다
그럼에도 두 사람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훨씬 더 많다. 몇 경기 반짝이라고 하기엔 활약이 너무 강렬하기 때문이다. 김민구와 두경민 모두 완벽한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는데, 승부처에서도 중요한 공수 옵션으로 자리잡았다.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의 농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4쿼터 막판 1~2점 승부서 상대 스크린을 타고 과감하게 3점포를 던질 수 있는 신인. 돌이켜보면 그리 많지 않았다. 이런 장점은 누가 가르쳐준다고 되는 게 아니다.
무엇보다도 팬들이 반긴다. 요즘 농구판엔 김민구와 두경민의 과감하고 시원스러운 공격에 농구장을 떠났던 팬들이 돌아오고 있다는 말이 많다. 팬들 입장에선 두 사람의 플레이가 확실한 눈요기거리다. 선수의 창의성을 중시하는 허재 감독, 슛 하나는 국내 최고 전문가인 이충희 감독도 김민구와 두경민의 겁 없는 활약을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지원해줄 사령탑들이다. 농구 팬들은 김민구와 두경민이 다치지 않고 폭풍성장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김민구(위), 두경민(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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