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외국인타자들이 몰려온다.
9개구단 단장들이 5일 단장회의에서 외국인선수 보유한도 증가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부터 NC를 제외한 8개구단은 외국인선수 3명보유 2명출전이 가능해졌다. NC는 4명보유 3명출전으로 혜택을 주는 걸 고려 중이다. 또한, 외국인선수 보유한도가 1명 늘어나면서 모두 투수 혹은 타자로 채우는 것도 금지했다. 때문에 내년 국내야구에 2011년 이후 3년만에 외국인타자가 컴백할 전망이다.
▲ FA 타자보다 외국인타자?
KBO가 6일 FA 대상자 21명을 공시했다. 이번 FA 시장이 여러모로 심상찮아 보인다. 강민호, 박한이, 장원삼, 이종욱, 손시헌, 최준석, 이용규, 정근우 등이 매물들이다. 이들 대부분 선수생활의 전성기를 통과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지속된 몸값 인플레이션 현상이 극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역대 FA 계약 최고 몸값은 2004년 심정수(삼성)의 60억원이었다. 뒤이어 2012년 이택근(넥센)과 2013년 김주찬(KIA)이 50억원 계약을 맺었다. 이택근과 김주찬을 계기로 최대어들의 몸값이 천문학적으로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포수라는 특수 포지션인 강민호의 이번 FA 시장 몸값이 10년 전 심정수를 훌쩍 넘을 것이란 설도 나돈다. 다른 타자들의 가치 역시 지난해 김주찬 수준을 넘어 설 수도 있다. FA 대어가 즐비하기에 이번 FA 시장은 역대 최고수준의 과열이 예상된다. 확실히 요즘 FA 대어들의 몸값은 지나치게 폭등하는 경향이 있다.
그에 반해 외국인타자들은 최대 30만달러(약3억원)에 영입 가능하다. 물론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비즈니스 논리로 접근하면 FA 타자를 영입하는 것보다 외국인타자들을 영입하는 게 훨씬 저렴하다. 때문에 구단들이 FA 타자들에 대한 수요를 낮추면 FA 시장의 과열양상이 수그러들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외국인선수 수요확대 결정 자체가 FA 과열양상을 누그러뜨리는 의도도 섞여 있다. 참고로 이번 FA 대상자 21명 중 무려 17명이 타자다.
▲ 외인 보유한도 증가, 정말 FA 시장 과열 식힐까
그런데 외국인 보유한도증가, 즉 외국인타자들의 컴백으로 이번 FA 시장의 과열양상이 실제로 진정될 것인지 점치기란 매우 어렵다. 각 구단들이 어떤 외국인타자를 데려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데려온 외국인타자들이 성공을 거둔다면 내년 FA 시장부터는 과열양상이 진정될 수 있다. 그러나 먹튀가 많을 경우 FA 수요는 여전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구단들은 대부분 1월 중순까지 외국인선수 계약을 마친다. 최근 국내 외국인선수들의 성공이 쉽지 않으니 대부분 구단이 신중하게 계약에 임하는 분위기다. 그런데 FA 대상자의 전체구단 협상 마감일이 내년 1월 15일이다. 외국인선수 계약 막바지 시기와 거의 맞물린다. 물론 그 이후에도 FA 협상은 가능하지만, FA 대어들은 이번 달 말에 계약을 마감한다고 보면 된다.
한 구단 관계자는 “FA 시장이 외국인선수 시장보다 빨리 끝난다고 봐야 한다. 외국인선수 영입이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FA 시장에 나온 검증된 타자들을 당장 외면하긴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일단 이번 FA 시장에선 대어급을 향한 몸값 과열양상이 식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예를 들어 FA 최대어 강민호가 외국인타자들의 컴백으로 몸값이 왕창 깎이진 않을 것이란 의미다. 포수 외국인타자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유격수와 2루수도 외국인타자로 쉽게 메울 수 없기 때문에 해당 포지션 FA들의 몸값엔 당장 지장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각 구단이 입맛에 맞는 외국인타자와 투수를 영입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FA시장 과열이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외국인선수 보유한도가 2명에서 3명으로 늘어났고 외국인 타자와 투수가 고루 들어오게 되면서 외국인선수에 대한 리스크가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한, 외국인선수는 매년 교체할 수 있다. 비싼 돈을 주고 4년간 데리고 있어야 하는 거액의 FA에 비해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하다. 일단 이번 스토브리그 흐름부터 잘 지켜봐야 한다.
[역대 최고의 외국인 타자 호세와 FA 최대어 강민호(위), 국내 마지막 외국인타자 가르시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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