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슈퍼소닉' 이대형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것인가.
6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2014년 FA 명단에는 이대형도 포함돼 있었다. 이대형은 지난 2003년 LG에서 데뷔해 프로 11년 통산 1075경기에서 타율 2할 6푼 1리(3124타수 816안타) 7홈런 214타점 379도루를 기록했다. 특히 2005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두자릿수 도루를 기록했고, 2008~2010년에는 프로야구 최초로 3년 연속 60도루 대기록을 달성했다. 도루왕 타이틀도 4차례나 거머쥐었다.
빠른 발과 넓은 수비범위를 가진 외야수를 원하는 팀에게 이대형은 확실히 매력적인 존재다. 최근 3년간 도루 페이스가 조금 떨어지기는 했지만 누상에 출루하면 상대 배터리에게 공포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이대형은 뛰어난 주루 센스까지 갖췄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4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한 것도 뛰어난 센스 덕택이었다.
또한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빼어난 수비력을 보여줬다. 수차례 멋진 다이빙 캐치를 선보이며 '하이라이트 필름'을 장식하기도 했다. 넓은 수비 범위가 필수 조건인 중견수에게 딱 맞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도 "이대형은 외야 수비에 안정감을 가져다줄 수 있는 카드다"며 그의 수비력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았다.
문제는 타격이다. 이대형은 첫 도루왕을 차지한 2007년 타율 3할 8리 1홈런 31타점 53도루로 활약했다. 출루율은 3할 6푼 7리로 리그 20위였지만 이만하면 어느 팀의 1번을 맡아도 손색없는 성적이다. 3할 타율과 50도루가 가능한 선수는 리그에 흔치 않다. 그런데 이후 6시즌 타율은 2할 5푼 3리에 그쳤다. 삼진 수도 눈에 띄게 늘었고, 출루가 줄어드니 도루 기회가 줄어든 건 당연했다.
FA를 앞둔 올해 성적도 타율 2할 3푼 7리 1홈런 10타점 13도루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기태 LG 감독은 시즌 시작 전 "올해 키플레이어는 이대형이다. 이대형의 출루 여부에 따라 팀의 득점력이 달라진다"며 기대감을 드러냈고, 김무관 LG 타격코치도 이대형에 대해 "주루와 수비는 됐다. 타격만 고치면 된다"고 강조했으나 아쉬움만 남겼다. 간간이 대주자로 나서 '명품 베이스러닝'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대형이 이번 FA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대형의 빠른 발과 넓은 수비범위는 그냥 지나치기 힘든 매력이다. 기동력과 외야 수비 안정화를 모두 노리는 팀에게는 안성맞춤이다. 올해 두자릿수 도루 기록자가 이학준(16개) 추승우(12개) 이대수(11개)가 전부인 한화 이글스도 눈독을 들일 만하다. 물론 타격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만 단점이 뚜렷하다는 건 오히려 그만큼 나아질 가능성도 크다고 풀이할 수 있다.
냉정히 말해 이대형의 선택이 잔류든 이적이든 간에 거액 계약을 체결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어느 팀이 됐든 이대형이 타격에서 발전을 이뤄낸다면 그만한 '잭팟'도 없다. 지금의 이대형에 타격 정확성이 추가된다면 그야말로 1번타자의 표본이 따로 없다.
이대형이 오는 8일까지 FA 승인 신청을 마치면 KBO는 다음날인 9일 신청 선수 명단을 공시한다. 그리고 다음날인 10일부터 16일까지 원 소속구단인 LG 트윈스와 협상할 수 있다. 여기서 협상이 불발되면 17일부터 23일까지 일주일간 원 소속구단을 제외한 타 구단과 협상 가능하다.
이대형이 LG와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게 되면 나머지 8개 구단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한번 지켜볼 일이다.
[이대형이 FA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것인가.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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