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선 논란, 인권문제로 이어진 후폭풍 [김종국의 사커토크]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박은선의 성별논란에 대해 소속팀 서울시청이 강경하게 대응했다.

서울시청 서정호 감독과 서울시체육회 주원홍 실무부회장 등은 7일 기자회견을 열고 박은선의 성별논란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서울시청을 제외한 WK리그 6개 구단 감독들은 지난달 간담회를 가지고 박은선이 성별 논란을 해결하지 않고 계속해서 WK리그에 출전할 경우 2014시즌을 보이콧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시체육회가 7일 공개한 '한국여자축구 실업감독 간담회 안건'에는 WK리그 6개 구단 감독들이 WK리그 보이콧까지 문서화한 것이 드러냈다. WK리그 감독들은 박은선에 대해 '13년 12월 31일까지 출전여부를 정확히 판정하여 주지 않을시 서울시청팀을 제외한 실업 6개 구단은 14년도 시즌을 모두 출전을 거부한다'고 명시했다. 박은선의 성별 논란에 대해 WK리그 감독들이 사적인 대화를 가진 것이 아닌 집단적인 움직임일 펼쳤다는 것이 밝혀졌다.

서울시청은 박은선의 성별논란에 의혹을 제기한 WK리그 구단들에 강력한 유감을 나타냈다. 서울시청은 "한 인간의 성별을 확인하자는 주장은 당사자의 인격과 자존감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심각한 인권침해"라며 해당 구단의 책임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서울시청은 "국가인권위원회 등 관련기간에 정식으로 철저한 진상조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이미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번 일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박은선은 올시즌 WK리그에서 19골을 터뜨리며 맹활약을 펼쳤지만 최근 대표팀 활약이 없는 것이 성별논란을 더욱 복잡하게 하고 있다. 박은선에 대해 지난 2010년 중국여자대표팀의 상루이화 감독이 성별에 대한 트집을 잡았고 이후 박은선은 대표팀서 활약이 없는 상황이다. 박은선은 올해 7월 국내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도 대표팀서 활약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청의 서정호 감독은 "과거 박은선은 팀 이탈과 합류를 반복했다. 대표팀 감독에게 선수를 뽑아달라 말아달라 하는 것은 월권이지만 개인적으로 부탁했다. 아직까지 멘탈이 부족하니 한템포를 쉬어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박은선의 성별논란에 대해 여자축구연맹과 대한축구협회가 나서야할 상황이 됐다. 서울시청의 서정호 감독은 "지금 FIFA나 AFC나 대한축구협회에 (여자축구선수에 대한) 정확한 규정이 없다. 대한축구협회가 FIFA에 정확하게 질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외국에서 한국선수에 대한 이런 문제를 제기하면 국내 지도자와 협회가 이 문제를 한국여자축구를 위해 해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궁지로 몰아가는 것은 안타깝다"는 뜻을 나타냈다.

박은선은 이미 성별검사를 받은 경험이 있다. 지난 2004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했고 2005년 동아시안컵에도 출전했던 박은선은 지난 2005년 FIFA 올해의 여자축구선수 후보로 오르기도 했던 여자축구선수다. 그 동안의 반복되는 팀이탈과 합류를 반복했던 박은선은 올시즌 WK리그서 득점왕에 오르며 그 동안의 방황을 마쳤다. 하지만 박은선의 독보적인 활약을 시샘한 WK리그 감독들에 의해 박은선은 힘겨운 시간을 겪고 있다.

[박은선]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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