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파이브' 김선아, "이미지 변신? 첫 경험 많았죠" (인터뷰)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김선아가 달라졌다. 물론 대중이 한정 지었던 이미지 속 김선아의 모습과 달라졌다는 말이다.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 같았던 그의 모습은 사라지고 자신을 내던져서라도 복수를 계획하는 상처받은 여인만 남아 있을 뿐이다.

영화 '더 파이브'에서 은아 역을 맡은 김선아는 자신의 가족을 빼앗아 간 '놈'에게 복수하기 위해 하반신이 마비된 상황에서도 자신의 생명과 맞바꾼 복수를 감행한다.

이런 설정부터 우리가 알고 있던 '김삼순'이 아닌 탓에 많은 사람들이 김선아의 연기 변신이라 평했다. 하지만 김선아는 하던 대로 연기했던 것 뿐, 연기변신이 아니라 느낌이 다른 것이란다. 하긴 김선아는 매번 연기 변신을 감행했고, 그 안에서 관객 혹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쳤다.

김선아는 "내가 하던 대로 연기한 것 같은데 느낌적으로 많이 달랐던 것 같다. 지금까지는 좀 밝은 느낌이었다. 예를 들어 드라마 '아이두 아이두'도 로맨틱 코미디이기는 했지만 미혼모라는 편견과 맞서는 인물을 연기했다. 그 작품에서도 웃는 장면이 몇 번 없었다. 어떻게 보면 '아이두 아이두'의 황지안도 어두운 여인이다. 전체적 느낌이 밝은데 그 안에서 어두운 것과 어두운 느낌에서 어두운 것은 느낌 자체가 다르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김선아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첫 경험들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물론 배우라는 직업상 자신도 겪어보지 않았던 일을 연기하는 일이 많은 탓에 많은 순간순간들이 첫 경험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김선아의 첫 경험은 '느낌'에서 비롯된 것이다. 처절한 과거를 지닌 한 여자의 감정, 이를 표현하는 방법 등 김선아는 자신의 첫 경험들을 가슴 절절하게 표현해 냈다.

김선아는 "시나리오상 스토리를 알고 있지만 별로 생각하지 않으며 촬영하려 했다. 그 상황을 처음 당한 것처럼 그렇게 연기하고 싶었다. 은아의 과거에 대해서는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느낌적인 부분에서 어떻게 어느 정도 소리를 내야하고, 그런 것들을 정말 모르겠더라. 그런 느낌적인 부분에서 첫 경험을 많이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전이라기보다 새로운 경험들을 많이 하며 나도 좀 생소하게 느꼈다. 내가 이런 감정을 가지고 있는데, 대사가 주어져 있음에도 말하기 싫어져 입 밖으로 말이 나오지 않은 상황도 있었다. 감정을 닫아놓고 가는 상황이 많았다. 은아는 머리, 가슴에 복수밖에 없는 여자다. 나도 그 생각밖에 안 들었다. 그러다 보니 사람과 제대로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하지 않은 것 같다. 옆에 누가 있건 사람으로 잘 보이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목걸이를 보고 남철(신정근)과 둘이 대사를 하는 신이 있는데 턱턱 막혀서 대사가 안 되더라"고 회상했다.

감정만큼 힘들었던 것이 육체적으로 감당해 내야 할 것들이었다. 김선아는 이번 영화를 촬영하며 팔에 큰 부상을 입었다. 부상 후 반년 넘는 시간이 훌쩍 지났지만 아직도 일상생활을 하며 팔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을 정도다. 사실 김선아는 부상이 유독 많은 배우이기도 하다. 몸을 던져 연기하는 탓에 영화 'S다이어리'와 '잠복근무'를 촬영하던 중 어깨를 다쳤고, 드라마 '여인의 향기'를 촬영하던 중 어깨 인대가 끊어졌다. '잠복근무' 때 골반의 인대와 발목의 아킬레스건이 손상되는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유독 부상과 인연이 깊었다.

김선아는 "아직까지는 팔을 보호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평상시에는 보호대를 하고 있다. 그나마 많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는 중이다. 원래는 혼자 다 해버리는 성격인데 매번 이러니까 조금은 몸을 사리게 되더라. 평상시에도 많이 다치는 편이다. 안 다쳐도 되는 곳에서 부딪히고, 자고 일어나면 다리에 멍이 들어있다. 그런데 어디에 부딪혔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몸은 재활을 통해 치유해 나간다고 하지만, '더 파이브'에서 자신을 감정의 끝으로 내몰았던 김선아의 마음도 괜찮은 걸까. 김선아는 이 모든 것을, 몸도 정신도 모두 배우 스스로 감내해야 한다는 답을 내놨다.

그는 "대부분 어떤 장면이 힘들었냐고 물어보는데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다. 다 힘들었다. 이번에는 진짜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정신적으로 타격을 받을 것 같았다. 스스로 해결해야지 누가 대신해줄 수는 없다. 배우들이 그런 역을 하며 대리만족을 시켜줄 수 있고 그래서 연기자가 있지만, 나 스스로를 누가 대신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약이다. 사람이 사람으로 상처받았을 때 사람으로 치유한다는 것처럼 작품으로 치유하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내가 했던 영화 이야기를 하며 치유되는 것 같기도 하다. 이것도 하나의 방법인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김선아의 스릴러 도전작 '더 파이브'는 눈앞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잔인하게 잃은 여자 은아와 그녀의 복수를 돕기 위해 은밀하게 결성된 조직 '더 파이브'가 펼치는 복수극을 그려낸 영화로 웹툰의 원작자인 정연식 감독이 직접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4일 개봉.

[배우 김선아.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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