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또 한 명의 샛별 같은 신인 감독이 탄생했다. 바로 '더 파이브'의 정연식 감독이다. 김선아와 온주완의 반전 이미지를 발굴해냈고 마동석으로 관객들의 웃음보를 자극했으며 색다른 시나리오로 벌써부터 앞으로 그가 만들어낼 이야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단 한 편의 영화로 눈도장을 찍은 정연식 감독은 자신이 수 없이도 봤을 '더 파이브'를 스크린으로 보며 두근두근한 기분을 느꼈다고 전했다. 극장에 앉아 관객들과 함께 자신의 첫 영화를 보는 감독의 심정은 그가 아니면 감히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9년이라는 시간 동안 '더 파이브'의 영화화를 위해 달려왔던 사람이라면 더 그럴 수밖에 없다.
정연식 감독은 "2005년 처음 시작했다.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포기하면 후회할 것 같았다. 살아오는 데 있어 결과도 중요하지만 나는 과정을 많이 보는 편이다. 연애로 따지면 사랑하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지 결혼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영화를 만들어 나가는데 있어서도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과정을 중시 여기는 정연식 감독이지만 '더 파이브'를 영화로 만들어 선보이기까지의 과정이 즐거웠던 기억으로만 채워져 있는 것은 아니다. 오랜 시간 우여곡절도 많았다. 콘텐츠진흥원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상을 받았지만 당시 영화 산업이 좋지 않은 탓에 제작까지 어려움이 따랐다. 영화 한 편을 준비하는 기간이 오래 걸렸고 그러다 영화화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내가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날 찾아오게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웹툰으로 '더 파이브'를 연재했다. 빚을 내서 웹툰을 그리기 위한 작업실을 만들었다. 연재를 끝낼 때까지 쉼 없이 달렸다. 덕분에 여러 영화사의 러브콜을 받았고, '더 파이브'가 9년 만에 스크린에서 빛을 보게 됐다.
정연식 감독은 "꿈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우리 영화에서 그나마 밝은 여인, 선아씨 말로는 미모를 담당한 이청아씨의 경우가 그렇다. 삶은 자기 뜻대로 안 되는 것 같은데, 정하(이청아)도 그랬을 것 같다. 웹툰에서는 텔레마케터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었지만 영화에서는 다르다. 사진작가의 꿈을 가지고 있지만 기껏해야 모텔에 들어가서 분륜 현장을 찍는다. 꿈이라는 게 아름답지만 실제 꿈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많은 것들이 희생되거나 제대로 꿈을 잡지 못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비리비리한 놈이다 보니 주인공도 비리비리한 놈들이다. 등장인물도 그런 사람들이었으면 싶었다"며 "우리가 잊고 있지만 가족이 건강한 것만큼 제일 든든한 게 있을까. 곁에 있으면서 나를 가장 가까이에서 사랑해주는 사람이 누구인가. 관객들이 그런 의문에 대한 답을 찾으면 성공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런 이야기를 하기 위해 정연식 감독은 복수라는 그림을 택했다. 껍데기는 스릴러 영화고 복수라는 것. 하지만 정연식 감독이 실제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그 안에 있는 인간 군상에 대한 이야기, 각자의 꿈에 대한 이야기, 자신을 사랑하고 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것들이다.
정연식 감독은 "스릴러가 됐든 코미디가 됐든 드라마가 됐든, 정연식의 영화는 보고 나면 뭔가 속에서 따뜻함이 올라왔으면 좋겠다. 다 떠나 첫 번째는 관객들이 재미있어 하는 것. 이것이 최고 목표"라고 설명했다.
9년의 기간 동안 한 우물을 팠고, 결국 샘솟는 지하수를 발견해 낸 정연식 감독. 그를 오랜 시간 동안 꿈꾸게 하고 또 달려오기 한 영화감독이란 그에게 어떤 의미일까.
정연식 감독은 "나에게는 꿈이다. 그리고 많은 길을 돌아왔지만 결국 이룰 수밖에 없는 숙명이다. 본격적으로 몸을 던졌지만 9년이나 걸렸다. 딸에게 아빠가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걸 보여줄 수 있어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정연식 감독의 데뷔작 '더 파이브'는 눈앞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잔인하게 잃은 여자 은아와 그녀의 복수를 돕기 위해 은밀하게 결성된 조직 '더 파이브'가 펼치는 복수극을 그려낸 영화다. 오는 14일 개봉.
[정연식 감독.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