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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대한민국 헌법 1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어떻게 하면 권력은 진정으로 국민의 것이 되고 국민의 행복에 이바지할 수 있을까. SBS 다큐멘터리 '최후의 권력'은 이 같은 질문에서 출발한 프로그램이다.
'최후의 권력'은 권력의 탄생에서부터 21세기 현대권력의 모습까지 인류 권력의 전반을 다룬다. 그 중 1, 2부에서는 여야, 진보와 보수, 세대를 뛰어넘는 7인의 정치인들, 변호사 금태섭, 전 청와대 정무수석 박형준, 새누리당 중앙미래세대위원 손수조, 전 국회의원 정봉주, 민주당 전 부대변인 정은혜, 전 국회의원 차명진, 정의당 대표 천호선 등이 모여 동유럽 조지아의 코카서스 산맥을 따라 험준한 산악 지대를 7박 8일간 횡단하는 여정을 담았다.
이들은 매일 '권력 원정대'를 이끌 리더인 '빅맨'(인류 초기의 권력)을 선출한다. '빅맨'은 리더십을 발휘해 주어진 과제를 완수하고 대원들의 안전을 지켜내는 임무를 수행한다. 그리고 그 날의 권력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원정대의 모습을 통해 권력의 민낯을 과감하게 드러낼 예정이다. 이념도 성향도, 세대도 다른 7인은 과연 이 여정을 어떻게 보냈을까.
13일 오후 3시 서울 목동에 위치한 더 브릴리에에서는 SBS 다큐멘터리 '최후의 권력' 제작발표회가 열렸다.이날 정봉주 전 의원은 이번 여정을 통해 가능성을 봤다고 밝혔다. 그는 "가기 전에 이런 고민들이 있었다. 서로 다른 정치적인 입장을 가지고 권력을 추구했던 사람들이라 상호간의 충돌이 얼마나 벌어질까, 같은 공통점을 가지고 고민할 수 있을까 고민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나는 첫 날에 그게 무너졌다. 갈등, 대립, 충돌의 정치를 해왔던 내가 그곳에서 우리 사이에서 충분히 교집합을 찾아낼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촬영을 다녀오고 난 후에 서로의 입장은 다르지만 교집합을 만들 수는 있겠구나 생각하게 된 소중한 경험을 했다"라고 전했다.
박형준 전 비서관 역시 "나도 처음에는 굉장히 망설였고 부정적으로 생각을 많이 했다. 여기 있는 분들이 나와 정치적인 악연이 있는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그런데 다녀와서 느낀 것 중에 하나는 정당이나 정치인들이 민낯으로 만나본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주제가 '최후의 권력'인데, '최후의 권력'은 공감이라는 것이다. 이번 프로그램의 제일 중요한 성과는 민낯으로 벌거벗고 정치인들이 대화를 하면 분명히 통하는 길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천호선 대표는 "제작진의 기획의도는 우리를 고생시켜서 갈등을 유발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우리는) 의외로 갈등을 잘 극복했다. 대부분 정치인들을 갈등을 조장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많은데 정치인들은 사실 갈등을 해결하는 사람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그 갈등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계신 분들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성향과 이념을 떠나 좀 더 친해지는 계기가 됐다는 출연자들도 있었다. 특히 홍일점으로 참여했던 정은혜 부대변인과 손수조 위원은 함께 텐트 생활을 하며 서로 알아가는 계기를 만들었다.
정은혜 부대변인은 "이 과정을 통해서 (손수조와) 굉장히 깊어졌다. 이 프로그램 촬영을 끝내면서 손수조가 없었다면 내가 잘 견뎌낼 수 있었을까 생각했다"며 "처음에는 걱정을 했다. 같은 또래의 친구가 가니까 괜히 이미지가 겹칠 수도 있고 내가 묻히는 게 아닐까 걱정도 했었다. 그런데 둘이 같은 텐트에서 잠을 자면서 힘든 것도 이야기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손수조 역시 "결과적으로 말하면 나는 은혜 언니의 미모에 묻혔다. (웃음) 나는 악플도 많이 달리고 민주당에서도 나를 미워해서 걱정을 많이 했다"며 "그런데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다 깨졌다. 나는 아직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일반인에 가깝다. 기라성같은 선배님들이 카메라가 돌지 않을 때 더 재미있었다. 새누리당의 어떤 분들보다 더 편해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제작을 맡은 박기홍 CP는 "우리들이 정치인들과 함께 가감없는 이야기를 듣고자 했던 것은 우리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에 충실하기 위해서였다"며 "국민들은 늘 (정치인들을) TV나 신문에서 갈등의 생산자, 분쟁의 생산자로 바라봐 왔다. 그런데 이 분들은 또 이 분들 나름대로 할 말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 분들의 속내를 들여다보고 싶었다. 촬영을 끝내보니 역시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했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과연 7인의 정치인은 이념, 성향, 세대를 떠나 얼마만큼 화합할 수 있었을까. 이들의 맨 얼굴이 그대로 드러날 '최후의 권력'은 오는 16일 밤 11시 15분 첫 방송된다.
[변호사 금태섭-전 청와대 정무수석 박형준-새누리당 중앙미래세대위원 손수조-전 국회의원 정봉주-민주당 전 부대변인 정은혜-전 국회의원 차명진-정의당 대표 천호선(위 왼쪽부터). 사진 = SBS 제공]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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