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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 차수연은 현재 연극 '클로저'에 출연하며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있다. 지난해 결혼해 행복한 신혼 생활을 만끽하고 있지만 그와는 별개로 연극 '클로저'에서 그녀가 연기하는 안나는 사랑에 대해 또 다른 시각을 제공했다.
연극 '클로저'(연출 추민주)는 자유분방한 뉴욕 출신 스트리퍼 앨리스와 부고 기자이자 작가인 댄, 사랑 앞에 열정적인 피부과 의사 래리와 성숙한 아름다움을 지닌 포토그래퍼 안나 네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 얽히고 설킨 네 사람의 관계 속에서 사랑의 다양한 감정들을 현실적이게 이야기 한다.
극중 차수연이 연기하는 안나는 첫번째 결혼에서 실패하고 댄을 만나지만 그에게 연인 앨리스가 있기 때문에 쉽게 사랑을 시작하지 못한다. 이후 래리를 만나 결혼하지만 결국 끊임없는 댄의 구애에 흔들린다. 그녀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했을 때, 안나는 갈팡질팡, 그야말로 갈대같은 여자다. 차수연은 이같은 안나의 감정을 이해하고 전하기 위해 끊임없는 연구를 해야 했다.
차수연은 최근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사랑은 항상 변한다. 하지만 사실 안나를 이해하기까지가 되게 힘들었다. 나는 그렇게 못할 것 같았는데 조금씩 안나를 알게 됐다"고 입을 열었다.
차수연은 "솔직히 '이 사람, 저사람한테 붙나'라는 시선이 있지만 나는 충분히 그렇다고 생각이 든다. '과연 원하는게 뭘까' 하는 생각으로 이 여자의 내면을 보면 외로움이 더 컸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인물들의 사랑이 다 다른 것처럼 사랑을 지켜내는데는 분명히 어떤 믿음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차수연은 안나와는 달리 믿음으로 사랑할 수 있는 남편을 만났다고 했다. 때문에 믿음 없는 사랑에 힘들어하고 그 믿음을 찾고 싶어하는 안나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것. 단점보다 장점을 더 부각시켜 사랑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차수연의 지론이다.
"안나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런 만큼 이렇게 도전할 수 있는 여자도 흔치 않다는 생각을 했다. 결혼 전에야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에 도전할 수 있지만 사실 결혼 후에는 그런 선택을 하는 사람이 별로 없지 않나. 분명 진정한 사랑이 뭔지 알고 있고 자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나도 처음엔 잘 몰랐다가 무대에 서면서 생각을 하고 나니까 '안나가 되게 멋있는 여자구나' 했다."
차수연은 안나의 내면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했지만 사실 외면적인 것들은 안나에 가까웠다는 것이 주변 사람들의 평이다. 영화 '클로저' 속 안나 역 줄리아 로버츠와는 싱크로율 100%에 가깝다고 했을 정도. 이는 곧 관객들에게 자연스러움으로 다가왔고 캐릭터 표현에 있어서도 장점이 됐다. 같은 역을 맡은 김혜나와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차수연은 "(김)혜나 언니와 나는 많이 다르다. 나는 뭐가 다른지는 사실 모르겠는데 주위에서 내 장점이 분명히 있고 언니만의 장점도 분명히 있다고 하더라"며 "언니는 내가 갖지 못하는 느낌을 갖고 있다. 그게 참 부러운 부분이다"고 말했다.
"각자의 성향, 버릇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 내가 생각하는 인생관 등이 투영돼서 안나라는 사람의 인생이 보이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혜나 언니는 나보다는 부드러운 것 같다. 내겐 부드러운 면이 없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닮고 싶어 노력중이다. 나의 장점은 그 반대다. 이동하가 그런 얘기를 했다. 둘이 너무 다른데 혜나 언니의 안나는 불태워 버리고 싶고 차수연의 안나는 얼음 같아서 깨버리고 싶다고 하더라. 그런게 각자의 장점이 아닐까."
이어 차수연은 댄, 래리 뿐만 아니라 안나와 대립하는 앨리스 역 이윤지, 한초아, 진세연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각자의 매력들이 다 다르다. 이윤지는 너무 베테랑이라 분석을 확실하게 하고 있고 한초아는 내면의 상처가 더 확실히 드러난다. 진세연는 이미지가 딱 앨리스다. 그런 느낌이 또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동료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자연스럽게 에피소드도 공개됐다. 앞서 차수연은 안나와 래리가 앨리스로 인해 다시 만나는 장면에서 의상을 교체하다 치마 지퍼가 고장나 시간을 지체했다. 때문에 래리가 사준 붉은색 구두가 아닌 검은색 구두를 신고 나가 버렸다. "구두 예쁘다"라는 대사가 있는 만큼 차수연에게는 식은땀 나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다행히 차수연의 다급한 눈짓을 눈치챈 래리 역 김영필은 "구두 예쁘다"라는 대사를 하지 않은 채 퇴장했다. 그 순간, 차수연은 '이런게 정말 살아있는거구나'라고 느꼈다고.
"무대에 서면 설수록 재밌다. 처음엔 많이 떨고 관객들에게 눌릴 줄 알았다. 근데 의외로 드라마보다 더 재밌고 오히려 관객들을 똑바로 쳐다볼 수 있더라. 나한테도 이런 면이 있다는걸 알았다. 처음에는 연습 때부터 너무 무서워서 몸을 열지 못했다. 뭐가 그리 창피하고 그랬는지.. 근데 한 달 정도 공연을 하니까 몸을 열기 시작했고 관객 눈을 쳐다보고 연기할 수 있게 됐다. '나도 이런걸 하는구나..' 새삼 신기했다."
차수연은 현재 나도 몰랐던 나를 찾게 됐다. 함께 호흡하지 못할 것이라고 괜히 겁냈던 연극 무대에 적응하게 됐고 그런 과정에서 연기자로서의 희망을 갖게 됐다. "무대라는게 내게 용기를 가져다 준 것 같다"고 말하는 차수연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도 빛나고 있었다.
한편 차수연이 출연하는 연극 '클로저'는 낯선 사람과의 낯선 사랑, 그 안에서 진짜 솔직한 우리의 사랑을 전한다. '클로저'는 12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아트원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배우 차수연의 연극 '클로저' 출연 이미지컷. 사진 = 악어컴퍼니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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