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과거는 무효야. 새롭게 시작해야지."
자유계약선수(FA) 정근우와 이용규 영입으로 전력 보강에 성공한 한화 이글스 김응용 감독의 한 마디다. 밝은 목소리 속에서도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라는 강한 메시지를 간접 전달한 것이다.
한화는 17일 오전 올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정근우와 4년 총액 70억원(계약금 35억원 연봉 7억원 옵션 7억원), 이용규와 4년 총액 67억원에 각각 계약을 체결했다. 우선협상 마지막날인 전날(16일)도 내부 FA 이대수(4년 20억원) 한상훈(4년 13억원) 박정진(2년 8억원)을 모두 눌러앉힌 데 성공한 한화는 내년 시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한화는 원소속 구단 우선협상 기한인 16일이 지나고 17일이 되자마자 바삐 움직였다. 정근우의 고려대 선배인 김종수 운영팀장은 그의 자택이 있는 인천으로 향했고, 노재덕 단장은 이용규가 머물고 있는 서울로 이동했다. 새벽 2시 경 각각 두 선수를 만났고, 어렵지 않게 계약서에 사인을 받아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함께 하자"는 뜻을 전달해 그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수화기 너머로 김 감독의 활기찬 목소리가 들렸다. 그는 17일 오전 마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아시다시피 전력 보강이 됐다"며 "시장에 나온 선수들 중에 가장 좋은 둘을 잡았다"며 반색했다. 이어 "구단에도 고마운 마음이다. 지난해에는 전력 누수만 있었는데 올해는 기존 선수들에 새 얼굴도 합류했다"고 덧붙였다.
두 선수 모두 빠른 발과 넓은 수비범위를 갖췄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 정근우는 2006년부터 올해까지 8년 연속 20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빠른 발을 지녔다. 이용규도 2005년 이후 계속해서 두자릿수 도루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44도루로 생애 첫 도루왕을 차지했다.
내·외야 수비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들이라는 점도 매력이다. 한화는 지난해 팀 도루 70개로 이 부문 1위 두산(172개)에 무려 102개 차 뒤진 최하위였다. 두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선수는 이학준(16개) 추승우(12개) 이대수(11개)가 전부였다.
김 감독은 "사실 한화에 뛰는 선수가 하나도 없었다"며 "둘 다 뛰는 야구가 되고, 수비도 안정적이다. 센터라인이 구축됐다는 점이 반갑다. 기존 선수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화 구단 관계자도 "정근우와 이용규 영입을 통해 내·외야 수비의 강화는 물론 확실한 테이블세터 구축도 가능해졌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경쟁은 불가피하다. 거액을 받고 입단한 FA 선수라도 치열한 경쟁을 통해 살아남아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감독은 "예외는 없다.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며 "과거는 무효다. 이제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지난 2005년 입단해 올해까지 9년간 SK에서 활약한 정근우는 통산 991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 1리 59홈런 377타점 269도루를 기록했다. 2004년 LG에서 프로에 첫발을 내디딘 이용규는 2005년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이적했다. 프로 10시즌 통산 1040경기서 타율 2할 9푼 5리 16홈런 300타점 245도루를 기록했다. 둘 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국제대회에서도 제 몫을 완벽하게 해냈다. 검증을 완벽하게 마친 둘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당장의 영입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기존 선수들과의 경쟁을 통해 전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비친 것이다. 올해와는 확실히 달라진 한화의 2014시즌이 기대되는 이유다.
[한화 이글스 김응용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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