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서귀포 강산 기자] "정근우와 이용규는 3박자를 갖춘 선수다."
전력보강에 성공했다는 판단 때문일까. 김응용 한화 이글스 감독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비록 만족도 100%에 이르지는 못했으나 필요한 선수 2명을 재빠르게 잡았기에 마음 놓고 웃을 수 있었다.
한화는 17일 오전 올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한 정근우와 4년 70억원, 이용규와 4년 67억원에 각각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모두 빠른 발과 넓은 수비범위를 갖추고 있어 한화의 기동력 강화에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김 감독과 구단 모두 "뛰는 야구도 되고 센터라인 강화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며 반색했다.
한화의 마무리캠프를 지휘하고 있는 김 감독은 17일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밝은 미소로 취재진을 맞이한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질문에 답했다.
이날 인터뷰의 화제는 당연히 FA였다. 김 감독은 구단이 정근우, 이용규와 협상 중에 직접 전화를 걸어 "함께 하자"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내가 전화해서 사정 한 번 했다"며 "몸 상태도 물었다. 어깨 수술한 (이)용규는 물어보니 4월 시즌 개막에 맞출 수 있다고 하더라"며 흡족해했다.
100%는 아니었다. 김 감독과 구단은 당초 배터리 보강을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FA 자격을 얻은 선수 중 유일한 선발요원인 장원삼(삼성)과 강민호(롯데)가 나란히 잔류를 택했다. 영입 기회조차 없었다. 김 감독은 "솔직히 첫 번째 영입대상은 배터리였다. 그런데 투수와 포수 둘 다 잔류했다. 아시다시피 우리 투수가 약하니 조금 아쉬운 감은 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내부 FA 3총사(이대수 한상훈 박정진)를 모두 잡고, 리그 정상급 리드오프인 정근우-이용규를 모두 잡았다는 건 올 시즌과 견줘 확실한 전력보강이다. 류현진(LA 다저스) 양훈(경찰청) 박찬호(은퇴) 송신영(넥센)이 모두 빠져나가 전력에 구멍이 났고, FA 시장에서도 빈손으로 돌아온 올해와는 분명 다른 행보다. 김 감독은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하면 춤 한 번 추고 싶을 정도로 좋다"며 껄껄 웃었다.
김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 사장으로 재직하던 2005년 당시 FA 심정수(4년 60억원)와 박진만(4년 39억원)을 영입했다. 당시 심정수가 받은 4년 60억원은 지난 13일 강민호가 4년 75억에 도장을 찍기 전까지 역대 최고대우였다.
김 감독은 "우선 (정근우-이용규 영입으로) 1번타자 고민이 해결된 것도 좋지만 수비, 센터라인이 안정됐다. 뛰는 야구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심)정수는 공격, (박)진만이는 수비를 잘 한다는 장점이 있는데 정근우와 이용규는 공격과 수비, 주루까지 3박자를 모두 갖춘 선수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한화에서 두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선수는 이학준(16개) 추승우(12개) 이대수(11개)가 전부였다. 팀 도루도 70개로 이 부문 1위 두산(172개)에 100개 이상 뒤졌다. 기동력은 한화의 최대 약점이었다.
김 감독은 "이런(정근우-이용규) 선수들이 두세 명은 있어야 한다"면서도 "이전보다는 훨씬 낫다. 작년에는 굼벵이 팀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태균이와 (최)진행이가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테이블세터진의 강화로 득점력이 살아나기를 바라는 김 감독이었다.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된 정근우(왼쪽)와 이용규.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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