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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반 년 전 진행된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의 제작발표회 현장을 담은 사진. 하지만 살아남은 출연자는 절반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5월 첫 방송 후 임성한 작가의 '오로라공주'를 둘러싸고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은 한 편의 촌극에 가깝다.
의외로 평범했던 초반 전개에 대한 의구심도 잠시, 오대산(변희봉)의 유체이탈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오로라공주'에서는 열 한 명의 배우가 연이어 하차했다.
하차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배우 박영규, 손창민 등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하차 과정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고, 시청자와 배우를 향한 디스를 의심케 하는 대사와 작가의 조카인 배우 백옥담이 연기하는 극중 노다지의 비중 증가 등 작품에 대한 논란은 식을 줄도 모른 채 증폭돼 갔다.
또 당초 120부작으로 기획된 드라마가 175부작으로 연장되는 과정에서 추가 계약을 맺지 않은 왕여옥(임예진) 캐릭터가 개연성 없이 갑자기 죽음을 맞이한 것과 시한부 판정을 받은 설설희(서하준)의 "암세포도 생명"이라는 대사는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임성한 작가의 원고료에 대한 논란,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를 통한 시청자의 연장반대 운동 등 외적인 진통이 정점에 달한 10월 말부터 '오로라공주'의 시청률은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며, 13% 대에서 17%대로 껑충 점프했고, 급기야 자체 최고 시청률마저 경신했다.
주목할 점은 최근 드라마계에서 작품의 홍보를 홍보대행사가 맡아 진행하는 것이 보편화되는 등 홍보가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지만, '오로라공주' 측은 그 어떤 홍보도 진행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오히려 예고편 공개마저 최소화하는 등 '오로라공주'는 시대에 역행하는 신비주의를 고수하고 있다. 이런 경우 작품의 흥행은 출연 배우의 스타성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신인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오로라공주'는 이마저도 적용이 되지 않는다.
결국 홍보도, 이슈를 이끄는 스타도 없는 작품의 흥행을 이끄는 것이 '오로라공주'를 둘러싼 논란, 즉 노이즈마케팅 때문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배우의 하차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시점에 작품에는 새로운 하차자가 등장했고, 또 하나의 하차에 앞서 제작진은 스포일러까지 감수하며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하차 공지를 띄웠다. 논란을 사전 진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더 큰 논란과 화제를 불렀다.
끊임없이 논란에 불을 지르는 이가 있을 뿐, 논란을 진화하는 이는 없다. 그리고 그럴수록 시청률 상승세는 꺾일 줄을 모른다. 왜 임성한 작가는 논란을 만들까? 작품 속에서도, 밖에서도…안팎으로 요지경인 '오로라' 월드다.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 단체컷(첫 번째), 배우 임예진, 김보연, 서우림, 전소민, 오창석(위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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