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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양 김진성 기자] “하여튼 특이한 케이스야.”
부산 KT 앤서니 리차드슨이 돌아왔다. 리차드슨은 20일 KGC인삼공사와의 원정경기서 정상적으로 뛰었다. 리차드슨은 지난 10일 서울 SK와의 원정경기 직후 팀을 이탈했다. 아내가 아이를 출산하니 곁을 지켜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리차드슨은 전창진 감독에게 14일 오리온스와의 원정경기, 16일 LG와의 홈 경기서 출장할 수 없다고 양해를 구한 뒤 병원으로 향했다.
전 감독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리차드슨의 아내가 미국에서 출산한 것도 아니고 KT의 수원 숙소에서 별로 떨어지지 않은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아이를 낳았기 때문이다. 전 감독은 아내가 미국에서 출산한 것도 아니고 지난 11일 한국에서 출산했기 때문에 굳이 팀 훈련에 빠질 이유는 없다고 봤다. 훈련 소화 이후 저녁에 아내를 보고 돌아오면 된다는 것. 또한, 전 감독은 출산일이 11일이었는데 굳이 16일 게임까지 결장해야 하는지도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사실 미국에선 가족을 중시하는 문화가 매우 당연하다. 하지만, 전 감독 입장에선 애가 탈 법도 하다. 너무 갑작스러운 팀 이탈이었기 때문. 더구나 KT가 중, 상위권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걸 감안하면 14경기서 평균 18.4점을 해낸 리차드슨의 공백은 작지 않았다. 실제 KT는 14일 오리온스전서 무기력한 경기 끝에 패배했고, 16일 LG전서도 힘겹게 승리했다.
20일 KGC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만난 전 감독은 “애기 아빠 돌아왔다”라며 웃었다. 전 감독은 리차드슨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감정 컨트롤이 잘 되지 않을까봐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대신 이권도 단장이 리차드슨과 충분하게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전 감독은 “월요일에 돌아왔다. 연습에 아주 열심히 참여하더라”며 웃었다.
리차드슨의 가족 사랑은 이게 끝이 아니다. 전 감독은 “처음에 입단할 때부터 가족과 함께 있지 못하면 농구를 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 했다. 리차드슨은 현재 KT 구단 숙소에 묶지 않고 따로 아파트를 얻어서 가족과 함께 산다고 했다. 물론 KT 구단이 양해해준 것. 또한, 리차드슨은 당분간 아내와 아이들을 경기장에 데리고 다닐 것이라고 한다. 리차드슨은 이날 안양체육관에 아내와 아이들을 데려왔다. 최근 갓 태어난 아이 역시 데려왔다.
리차드슨은 가족을 끔찍하게 생각하는 가장이다. 농구를 하는 이유도 가족이고, 가족 없는 농구는 생각할 수도 없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KT로선 리차드슨이 농구만 잘하면 리차드슨의 유별난 가족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리차드슨은 열흘만의 복귀전서 특유의 정확한 외곽슛을 연이어 림에 적중하며 27점을 퍼부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팀 승리를 이끌지는 못했다.
[리차드슨.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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