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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GC는 보면 볼수록 묘하다.
KGC인삼공사는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일 KT를 잡으면서 올 시즌 첫 2연승에 성공했지만, 5승11패. 여전히 9위다. 객관적인 상황이 썩 좋지 않다. 주전 야전사령관 김태술은 지난 7일 SK전 이후 무릎 통증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오세근은 지난 10일 동부전 이후 고질적인 발 수술 후유증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백업 멤버들도 아픈 선수가 많다. 오세근의 백업 빅맨 이대혁은 대학 시절 무릎 수술만 세 차례 했다. 지금도 상태가 안 좋다. 여기에 김태술의 백업 김윤태와 이원대는 지난 9일 오리온스전과 이날 KT전서 나란히 발목에 부상했다. 김윤태는 23일 KCC전 복귀를 타진 중이지만, 이원대는 당분간 출전이 어렵다. KGC는 당장 가드가 박상률 1명뿐이다. 나머지 포지션 역시 가용인력이 극히 부족하다. 한 마디로 부상병동이다. KGC는 주전들이 모두 건강하다면 분명 최소 4강권이다. 하지만, 이 감독이 기존에 구상했던 그림이 어긋난 지 오래다. 9위로 떨어진 이유다.
▲ 내성생긴 잇몸들
KGC는 올 시즌 내내 플랜B를 가동 중이다. 이원대와 김윤태를 중심으로 양희종, 최현민, 정휘량, 전성현, 최지훈 등이 경기당 2~30분가량 소화 중이다. 이들은 김태술, 오세근, 양희종 등의 백업 자원으로 활용되는 게 정상이다. 비 시즌에 백업 멤버로 준비했던 이들이 시즌 초반부터 출장시간을 길게 가져가면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상범 감독이 역할분담을 확실하게 했으나 선수들이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렸다. 그 결과 뼈 아픈 11패를 떠안았다.
경기가 거듭되면서 달라지고 있다. 최근 KGC 백업 멤버들의 경기력 자체가 좋아지고 있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라고 했다. KGC는 이날 KT에 시종일관 스위치 디펜스, 외곽 로테이션 수비를 시도했다. 외곽슛이 좋은 KT를 위한 맞춤형 전술. 상당한 에너지 소모와 함께 움직임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야 하고 빈 공간을 커버하는 타이밍이 정확해야 한다. 이날 KT의 3점슛 성공률은 단 25%에 불과했다. 특히 KT 주포 조성민은 양희종의 찰거머리 수비에 막혀 3점슛을 단 1개도 집어넣지 못했다.
▲ 잇몸들도 쓰러진다
KGC는 백업 가드 이원대를 잃었다. 김태술, 김윤태가 없는 상황에서 치명적이다. 김윤태가 곧 복귀해도 곧바로 100% 경기력을 찾을 것인지는 미지수다. 공격력 약화는 불가피하다. 특히 가드진에 차질이 빚어졌으니 빅맨들의 공격 위력도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숀 에반스, 최현민, 정휘향, 최지훈 등 골밑 공격이 가능한 자원 모두 2대2 등 세밀한 팀 플레이엔 약점이 있다.
안정적인 경기력을 위해서라면 김태술과 오세근의 복귀가 절실하다. 젊은 백업 가드들, 4~5번 멤버들의 종합적인 역량은 여전히 김태술, 오세근에게 뒤진다. 이상범 감독은 김태술과 오세근을 29일 KT와의 원정경기에 맞춰 출전할 수 있는지를 조심스럽게 타진한 상황. 그러나 급하게 기용할 생각은 전혀 없다. 이 감독의 철학이기도 하지만, 이제 한번 더 쓰러지면 장기레이스에서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KGC는 갈 길이 멀다. 하위권으로 처진 상황. 주전들이 복귀했다가 부상이 재발해 빠져나가면 팀 분위기는 겉잡을 수 없이 떨어진다. 그럴 경우 더 이상 손 쓰지 못하고 시즌을 접어야 할 수도 있다. 이게 바로 딜레마다. 지금 당장 쓰러진 김윤태, 이윤대의 몫을 메우기 위해선 김태술이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땐 여전히 김태술의 조기 복귀는 무리다.
▲ 잇몸들의 성장통
이 감독은 “젊은 백업 선수들이 정말 잘 해주고 있다. 그런데 윤태나 원대는 경기를 잘 해놓고 마지막에 다친다. 한창 상승세를 타고 있어서 기세를 쭉 이어가야 기량이 느는데 갑자기 다치면 재활하고, 복귀해서 코트밸런스를 잡는 데 또 몇 경기를 소비해야 한다. 그 시간이 너무 아깝다”라고 했다.
지금 KGC 젊은 선수들에겐 매 경기가 배움의 장이다. 실제 기량이 많이 성장했다는 게 이 감독의 자체 판단이다. 과거 리빌딩 시절에 이어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또 한번 시도하는 리빌딩이 성공적으로 귀결된다면 KGC의 미래는 밝다. 리빌딩의 마침표를 찍어야 할 오세근, 김태술 등을 무리시키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 KGC 리빌딩의 주체인 이원대, 김윤태에 이어 최현민, 정휘량, 최지훈, 전성현 등도 줄줄이 쓰러진다면 김태술과 오세근이 더 무리해야 할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KGC로선 매우 위태로운 일이다. 이 감독의 말대로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도 방해가 된다. KGC는 일단 하위권에 처져있기에 더 이상 돌발상황이 일어나면 힘들어진다. KGC로선 일단 이원대, 김윤태 없이 박상률만으로 김태술이 돌아올 때까지 잘 버티는 게 목표다.
[이원대(위), 최현민(가운데), KGC선수들(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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