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SK 주희정(36)은 한국프로농구 역사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지난 7일 KGC인삼공사전에서 프로농구 역사상 최초로 개인통산 500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1997년에 데뷔한 그는 프로농구 역사의 산증인이다. 경력이 쌓인 만큼 어느덧 그의 나이는 36세가 됐다.
그러나 여전히 그는 팀에 필요한 선수다. 지난 20일 오리온스전에서는 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0점차로 뒤질 때 속공 플레이를 펼치면서 3점슛을 성공시켰고 이는 SK가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계기가 됐다. SK는 오리온스에서 68-59로 역전승을 거뒀고 리그 1위를 순항하고 있다.
이날 경기 후 주희정은 "농구라는 게 분위기 싸움이다. 내가 3점슛을 넣었을 때 오늘(20일) 경기는 뒤집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36세의 노장이지만 그의 농구 열정은 어느 젊은 선수 부럽지 않다. "올 시즌에 앞서 체중을 많이 감량해서 컨디션은 계속 좋은 것 같다"고 자신하는 그다.
코트를 휘젓는 그의 모습을 언제까지 볼 수 있을까. 주희정은 "내가 언제 은퇴할지 모르겠지만 끝까지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개인적인 욕심이 있다면 42세까지만 뛰고 싶다. 프로 20년차를 채우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내가 개인 통산 3점슛도 전체 3위라고 하는데 2위까지 도전해보고 싶다"는 그는 "선수는 목표, 꿈이 있으면 욕심이 생긴다. 꿈을 따라가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경은 SK 감독은 "주희정은 정말 성실한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나이, 경력이 늘어난다고 해서 훈련에 소홀해지는 일은 없다.
주희정은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다. 최근 프로야구에서는 거액의 FA 계약이 쏟아졌다. 주희정도 이를 전해들었다. "이현준 주장이 '이병규가 FA 계약을 했는데 거액을 받았다더라'고 전해줬는데 머리를 한대 맞은 기분이었다"고 말한 그다. 이병규(9번)는 LG와 3년 총액 25억 5000만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이병규는 주희정보다 3살이 많다. 우리 나이로 마흔인데도 거액의 FA 계약을 맺은 것에 주희정도 크게 놀란 듯 하다.
"우리 농구가 농구월드컵에 진출했지만 아직은 부족하다. 좀 더 인기가 많아야 할 것 같다"는 주희정은 "야구는 해외에 진출하는 선수들도 있지만 농구는 아직 시장이 너무 작다. 어린 선수들이 많이 성장해서 올림픽에도 출전하고 아시아 정상을 차지한다면 야구 만큼은 아니지만 반 정도는 따라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향후 한국 농구도 인기를 회복하고 성장을 거듭하길 기대했다.
한편 20일 경기에 앞서 주희정 팬클럽 회원들은 통산 5000어시스트를 기록한 것을 기념해 선수들에게 '기념 떡'을 돌리기도 했다. "원래 우리 팬클럽 회원들이 이런 걸 잘한다"고 웃은 주희정은 "17년 동안 같이 동고동락했다. 상당히 고맙다"고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주희정.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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