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김진성 기자] “조금 쉬고 나면 또 바로 내년이야.”
야구인 류중일에게 2013년은 잊을 수 없는 한해다. 남들보다 훨씬 길고, 특별한 한 해를 보냈다. 류 감독은 1월 삼성의 스프링캠프 지휘에 들어갔다. 그러나 2월 곧바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3월 초까지 국가대표팀을 지휘했다. 류 감독이 이끈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은 대만 타이중에서 1라운드 탈락 참사를 맛봤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서 입은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시범경기, 정규시즌이 시작됐다. 정신 없는 한 해를 보냈다. 삼성은 시범경기서 최하위 수모를 당했으나 정규시즌서 우승했다. 류 감독은 피 말리는 접전 끝에 사상 첫 정규시즌 3연패를 이끌었다. 한국시리즈서도 두산을 만나 1승3패로 밀린 뒤 내리 3연승에 성공해 사상 첫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3연패를 이끈 사령탑이 됐다.
끝이 아니었다. 류 감독은 곧바로 삼성 선수들을 이끌고 다시 한번 타이중으로 향했다. 삼성이 한국시리즈 우승팀 자격으로 아시아시리즈에 참가한 것. 결과적으로 류 감독은 타이중에서 또 한번 쓴맛을 봤다. 2년만의 우승을 꿈꿨으나 이상과 현실의 차이는 컸다. 1.5군으로 구성된 삼성은 수준이 높아진 유럽, 호주 야구의 벽을 허무는 게 쉽지 않았다. 결국 준결승전 탈락.
아시아시리즈를 마치고 돌아온 류 감독을 21일 인천공항에서 만났다. “드디어 끝났네. 이틀동안 침대하고 싸웠다”라고 사람좋은 웃음을 지었다. 류 감독은 “아시아시리즈 준결승전 탈락이 참 아쉽다”라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정신 없는 한해였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서 좋지 않은 결과를 낸 뒤 멘탈붕괴가 왔었다. 그래도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줘서 우승까지 했다. 이젠 다 잊고 재충전을 하고 싶다”라고 했다.
삼성 선수단은 곧 희망자에 한해 일본 온천여행을 실시한다. 그러나 류 감독은 상황에 따라서 오키나와로 건너가 2군 마무리훈련을 체크할 수도 있다. 2군을 직접 눈으로 보고 챙겨야 되겠다는 것. 이번 스토브리그서 전력 플러스는 없고 마이너스(오승환, 배영섭)만 있는 삼성이다. 류 감독은 “오키나와엔 갈 수도 있고, 안 갈 수도 있다. 아직 결정을 하지 못했다”라면서도 “내년 스프링캠프는 1월 15일쯤에 떠날 생각이다. 훈련 방식을 바꿔야 한다”라고 했다.
류 감독은 통합 3연패를 했지만,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삼성의 정상수성은 쉽지 않았다. 내년은 그 절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 “스프링캠프 훈련량을 너무 늘려도 안 되고, 그렇다고 해서 그대로 유지시켜도 안 된다. 잘 생각해서 결정하겠다”라고 했다. 류 감독은 22일 열리는 2차드래프트에도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운영팀에 지시를 했다. 투수와 내야수 위주로 뽑아달라고 했다”라고 했다.
그래도 재충전은 필요한 법. 류 감독은 “감독 부임했을 때 아내와 결혼 20년 되는 해였다. 20주년 기념 여행을 하자고 했는데 그동안 계속 미뤘다. 이번에 어느 정도 주변 정리가 되면 아내와 해외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다. 와이프한테 그 정도 선물은 해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또 하나. 류 감독에게 달콤한 선물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재계약이다. 올해로 삼성과의 재계약이 끝난 류 감독은 곧 구단과 역대 감독 최고 수준의 재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류중일 감독의 다사다난한 2013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잠시 재충전에 들어가는 류 감독은 곧 2014년을 준비한다.
[류중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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