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
일본에서도 경기 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 잇따라
또다시 카메다 3형제가 일본언론과 복싱팬들로부터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지난 19일 밤 10시, 제주도 그랜드호텔 특설 링에서 한국의 손정오 선수(32세. 세계랭킹 14위)와 일본의 카메다 코우키 선수가 WBA밴텀급 세계타이틀 매치 시합을 벌였다. 결과는 카메다 선수가 손정오 선수를 2-1 판정승으로 이겼다.
"판정직 후의 회장은 큰 야유로 뒤덮였다"
"...그렇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었다. 카메다는 5회, 손(정오)의 오른쪽 스트레이트를 맞았다. 9회에는 연타를 맞고 샌드백 상태. 10회에는 손의 왼쪽훅으로 다운을 당했다. 12회전이 끝나자 손은 승리를 확신. 양쪽 눈가가 찢겨진 카메다는 링 사이드에서 불안한 표정을 보이고 있는 점에서도 승패는 분명했지만, 승리의 깃발은 왠일인지 카메다의 손을 들어줬다.
평소 한국에 대해 혐한에 가까운 성향을 보이고 있는 타블로이드판 '일간현대'의 기사 중 일부 내용이다.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손정오 선수의 실력이 월등하다고 인정한 것도 아니다.
결국 허약해빠진 도전자 손선수를 한방(KO)에 쓰러트리지 못하고 쩔쩔매다가 종국에는 다운까지 빼앗기고 석연찮은 승리를 꿰찼다는 기사내용의 요지였다.
이로써 카메다는 8번째 방어전에 성공했고, 일본인 선수로서는 역대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세웠다. 그렇지만 일본언론과 권투팬들의 비판과 야유는 거세다. 손선수의 말처럼 일본팬들조차도 카메다가 명쾌한 승리를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드물다.
그렇다고 손선수가 압도적인 실력으로 승리를 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일본언론에 보도된 권투 전문가의 발언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도전자 손선수의 펀치가 많이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는 정확히 카메다를 맞히지 못했다. 오히려 카메다의 펀치가 몇번 정도 정확히 손선수를 맞혔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카메다는 회 라운드를 제외하고는 경기다운 경기로 제 페이스로 경기를 이끌어가지 못하고 손선수에게 질질 끌려다녔다."
이와 비슷한 비판은 또 있다. '론스포(論スポ)의 편집장 혼고 요이치(本郷陽一)는 장문의 분석기사에서, "손정오 측에서 제소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박빙의 판정결과가 나온 이유는 바로 카메다 선수에게 있다"고 확실하게 못박았다.
"원정경기라는 것은 그 정도(제실력을 발휘하지 못할 만큼)로 큰 요인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보다 준비(연습량) 부족, 펀치력 부족, 변칙화이터에 대한 대응력 부족 등 이 3가지야말로 카메다가 의문의 판정승을 거둔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손-카메다의 세계밴텀급 타이틀 매치 결과에 대한 일본의 전체적인 논조는, 여러면에서 약한 도전자(손선수)를 상대로 카메다가 못해도 너무 못했다는 비판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일부매체에서는 이 경기를 생중계한 마이니치 신문 계열의 TBS-TV가, 카메다가 질 것으로 판단, 판정 결과가 나오기 전에 중계를 끝냈다는 보도도 있었다.
실제로 TBS는 나중에 뉴스시간에 간단하게 카메다가 2-1로 판정승으로 이겼다는 보도를 짤막하게 내보냈다. 그동안 카메다 3형제와 그의 아버지의 든든한 후원사였던 TBS 방송사마저 카메다의 승리에 확신이 없었던 것이다. 그만큼 카메다의 경기 운영은 일본 권투 평론가들이 지적했듯이 부실중에 가장 부실한 챔피언 타이틀 매치였다.
그런데 이렇게 일본언론들이 작정을 하고 카메다 선수에게 가혹하리만치 비판을 가하는 것은 그의 과거 전적 때문이다.
일본에서 카메다 3형제(카메다 코이키 27세, 다이키 24세, 도모키 22세)는 아주 유명하다. 일명 '카메다가'라고 부른다. 여기에는 부인과 이혼한 후 오사카에서 혼자 세아들을 세계 챔피언으로 키운(기네스북에도 오름) 그의 아버지 카메다 시로도 포함된다. 이들 '카메다가'는 권투 흥행의 귀재로도 불리운다.
카메다 3형제의 아버지 시로는 폭력적이기로 유명하다. 막내 아들 도모키를 의무교육인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제대로 보내지 않고, 혹독한 훈련을 이겨내지 않으면 밥도 주지 않는 등 아동학대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일부 언론에는 일본 야쿠자와 연결되어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래도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자기만의 트레이닝으로 어찌됐든 세아들을 세계 챔피언으로 키워냈다. 물론 여러가지 폭력사건으로 일본복싱계에서는 영구 제명됐다.
또한 이들 3형제 챔피언의 특징은 강한 선수 도전자와는 절대로 경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세계 랭킹 14위인 손정오 선수를 선택해 경기를 하다가 한차례 다운을 빼앗기고도 석연치 않은 판정승으로 겨우 챔피언 자리를 지킨 것이다.
지난 4월에는 둘째 다이키가 석연찮은 판정승으로 역시 타이틀매치를 지켜내 일본팬들으로부터 원성을 들었다. 매번 경기가 이처럼 논란의 불러 일으켰다. 때문에 일본언론에서는 노골적으로 3형제 챔피언 중 막내인 도모키만 그 실력을 인정하고 나머지 위의 두형제 챔피언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종이호랑이 같은 선수라고 비하하기를 서슴치 않는다.
"3남 도모키는 그래도 괜찮은 선수지만 위의 두 형제는 '만들어진 감이 강한 챔피언'입니다. 너무 수준이 낮아 그들을 챔피언으로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는 복싱팬도 있습니다. 들떠 있는 것은 카메다 일가와 그들의 시합을 중계하는 TBS뿐이지요. 내용(실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권투 자체가 '지반침하' 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매서운 지적을 하는 이는 스포츠 라이터 오다 씨다. 일본팬들은 카메다 3형제가 챔피언 다운 경기를 펼치려면 실력있는 강한 도전자를 선택해, 강한 펀치로 KO승리를 얻어내지 않고서는 진정한 챔피언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여왔다.
그래서인지 이번 손정오 선수와의 경기결과에 대해 일본팬들은 "부끄럽다" "참피언 밸트를 반납하라" "반일감정의 빌미를 또하나 만들어 주었다" 등 거의 대부분의 반응이 비판 일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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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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