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안산 김진성 기자] “프로스포츠 감독님들, 대단하십니다.”
서동철 감독은 지난 2월 KB 감독으로 부임했다. 2012-2013시즌 막판이라 사실상 이번 2013-2014시즌이 첫 시즌이다. 서 감독은 초보 감독이지만, 지도자 경력은 상당하다. 1997년 삼성생명 코치를 시작으로 2002년부터 삼성, 오리온스에서 코치를 역임했다. 코치 경력만 15년이 넘는다. 국내 에서 코치로 가장 잔뼈가 굵은 농구인이었다.
그런 서동철 감독도 감독이란 직책이 만만찮다. 어느덧 10개월이 흘렀지만, 서 감독은 프로스포츠 감독이 주는 부담감과 책임감에 스트레스를 받는 모양이다. 서 감독은 21일 신한은행과의 안산 원정경기를 앞두고 “코치를 15년 넘게 했지만, 감독은 차원이 다르다. 프로스포츠 감독님들 정말 대단하시다”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서 감독은 “이렇게 스트레스가 심할 줄 몰랐다. 중압감과 책임감이 코치 때와는 다르다”라고 했다. KB는 서 감독을 우승청부사로 영입했다. 서 감독은 비 시즌 모니크 커리, 마리사 콜맨 등 180cm대 초반의 외국인선수를 영입해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하게 덧씌우고 있다. 하지만, 전통의 강호 신한은행, 디펜딩챔피언 우리은행 등 만만한 상대가 없다.
그래도 서 감독은 KB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서 감독은 “올 시즌을 준비한 과정이 좋았다. 열심히 해줬다. 연습할 때 집중을 못 하거나 딴짓을 하는 선수들에겐 따끔하게 혼도 냈는데, 불평 불만 없이 잘 따라와줬다. 변연하도 나이도 먹고 이름값이 있어서 자기 관리에 소홀할 수 있을 것이라 보기도 했는데 전혀 그런 게 없더라. 정말 성실하다”라며 선수들을 치켜세웠다.
서 감독은 10년만에 돌아온 여자농구에 나름대로 잘 적응하고 있다. 서 감독은 “딱히 선수들에게 실수를 한 건 없었다. 예전에 삼성생명에 처음으로 코치 부임을 했을 땐 정말 실수도 많이 했다. 시간이 흘렀지만, 당시의 경험이 지금 큰 도움이 된다”라고 했다. 이어 “박선영 코치는 여성코치로서 선수들의 심리를 잘 파악하고 있어서 도움을 받는다. 구병두 코치는 나보다 이 팀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선수들의 세심한 부분을 잘 알고 있다. 박재현 코치도 자기 역할을 잘 해준다”라며 코치들을 감쌌다.
서 감독은 “지난 여름엔 선수들이 고비를 넘는 힘이 부족한 것 같아서 많이 혼을 냈다. 그래도 지금은 시즌 중이니 선수들에게 칭찬을 많이 해주고 싶다. 지적을 할 땐 확실하게 하더라도, 선수들의 기를 살려주고 싶다”라고 선수단 운영 방침을 밝혔다. 이렇듯 10년만에 여자농구판에 돌아온 서동철 감독이 확고한 원칙 속에서 KB를 이끌어간다. 15년 넘게 써왔던 코치라는 탈을 벗어던지고 프로스포츠 감독들의 애환을 헤아리는 진짜 감독이 돼간다.
[서동철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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