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잠실학생체 윤욱재 기자] 프로농구 올 시즌 최대 이변이 아닐 수 없다.
올 시즌 출발과 함께 4승 1패로 선두권을 형성하던 동부는 이후 12연패 수렁에 빠지며 명문 구단의 자존심에 먹칠을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충희 신임 감독과 함께 새 출발한 동부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고 '검증된 용병' 허버트 힐을 선발하고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전체 3순위 지명권을 획득, '경희대 3인방' 중 1명인 두경민을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동부는 김주성-이승준-힐로 짜여진 '트리플 타워'를 필두로 인사이드 지배를 노렸다. 그러나 힐은 불성실한 태도로 이충희 감독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고 결국 부상으로 퇴출되기에 이르렀다. 설상가상으로 김주성 역시 부상으로 빠지면서 동부는 겉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트리플 타워'를 세우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이것이 무너졌을 때의 대처법이 없었다.
동부의 연패는 거듭됐지만 경기력이 그리 형편 없는 것은 아니었다. 경기 후반까지 접전을 펼친 경기가 상당히 많았다. 그러나 승부처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였다.
동부 선수들은 결국 단체로 머리를 짧게 깎고 각오를 다지기에 이르렀다. 이충희 감독은 24일 경기 전 선수들과의 미팅에서 "자신감을 잃지 말라"고 주문했다. 이날 동부는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SK와의 경기를 80-75 승리로 장식했다. 마침내 12연패에서 벗어난 것이다. 하루 한 갑을 넘지 않던 흡연량이 연패 동안 '하루 두 갑'으로 늘었다는 이충희 감독은 이제서야 한숨을 덜 수 있었다.
이날 SK는 부상에서 돌아온 최부경을 투입시켰고 애론 헤인즈와 김선형의 '쌍포'가 폭발하면서 동부를 괴롭혔다. 그러나 동부 선수들은 코트에 자주 넘어지는 모습을 보이는 등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로 연패 탈출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광재는 3쿼터에서 자신의 3점슛이 불발돼 SK에 추격의 빌미를 제공하자 이후 찬스에서는 멋지게 3점슛을 성공시키는 모습을 보였고 박병우는 수비 리바운드를 잡은 변기훈의 공을 빼앗아 곧바로 득점을 시키는 '하이라이트급' 플레이를 펼쳐보였다. 경기 끝까지 거센 추격을 펼친 SK를 끝내 제압한 동부 선수들은 두 팔을 펼쳐 올리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무엇보다 '홈 27연승'을 구가한 SK였기에 동부의 연패 탈출은 올 시즌 프로농구 최대 이변이라 할만 했다. SK는 지난 해 11월 2일 KCC전부터 홈 경기에서 단 한 차례의 패배도 용납하지 않았다. 그러나 동부가 SK의 연승 행진을 저지하면서 이 기록은 더이상 이어지지 못하게 됐다.
[동부 박병우가 24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SK-동부 경기에 슛을 던지고 있다. 사진 = 잠실학생체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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