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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남태경 수습기자] 전국 각지에서 모인 하숙생들에게 시청자, 출연진, 방송가가 환호하고 있다.
순간최고시청률 10.6%(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전작보다 빠른 속도로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4'(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는 시청자뿐만 아니라 출연 배우, 방송가에도 '새로움'을 안겨주고 있다. 서울 출신의 시청자들에게는 사투리에 대한 '새로움'이고 출연 배우, 방송가에는 각각 '새로운 나날', '새로운 도전'이다.
우선 '응답하라 1994'는 94학번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소재, 스무 살 새내기들의 풋풋한 청춘과 사랑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의 귀를 즐겁게 하는 전국 각지의 사투리까지 맛깔스럽게 담아내고 있다.
극중 성나정(고아라), 쓰레기(정우)는 경남 마산 출신, 해태(손호준)와 조윤진(도희)는 각각 전남 순천과 여수 출신이다. 또 빙그레(바로)는 충북 괴산군, 삼천포(김성균)은 경남 삼천포시가 고향이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칠봉이(유연석)만이 유일하게 서울말을 사용하는 캐릭터다.
각 지역 출신의 시청자들에게는 익숙한 말투, 음식, 문화 등이 서울에서 나고 자란 시청자들에게는 온통 '새로운 것 천지'인 셈이다. 실제로 서울이 고향인 기자의 지인들 중 "삼천포시가 지금은 사라진 시라는 것을 몰랐다" "서울의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이 고향으로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 실제로 시계를 사는 지 궁금하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서울말이 대부분인 드라마를 보다가 온통 사투리인 드라마를 보니 새로운 재미가 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이 서울 사람들에게만 새롭게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응답하라 1994'에 등장하는 하숙생들은 대부분이 엄친아다. 이에 대해 연출을 맡고 있는 신원호 PD는 제작진을 통해 "지방 출신들이 늘 가난한 환경에서 서울을 성공의 메카로 삼아 꿈을 갖고 상경한다는 서울 중심적인 사고 방식와 클리셰(판에 박은 듯 진부한 표현)가 싫었다"며 "부유한 서울 내기들과 가난한 지방 출신의 케케묵은 대비를 깨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지방 출신의 시청자들은 다른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사투리 캐릭터'와는 다른 '새로운 설정'을 접하게 됐다.
고아라뿐만 아니라 정우는 지난 2005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드라마 주연을 맡아 여성 시청자들을 '쓰레기 앓이'하게 만들었고, 대학로와 충무로가 주 무대였던 김성균은 '응답하라 1994'를 통해 브라운관까지 접수, 각종 광고의 모델로도 급부상 했다.
올해로 데뷔 10년 차인 유연석은 순수한 짝사랑남 칠봉이를 통해 전작 영화 '건축학 개론', '늑대 소년'으로 굳어진 악역 이미지를 한 방에 날려버렸다. 해태 역의 손호준 역시 이번 작품을 통해 무명의 설움을 말끔히 씻어냈다. 첫 연기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달콤살벌한 여수 소녀 윤진을 완벽하게 재현해내고 있는 도희는 지난해 데뷔한 걸그룹 타이니지 멤버로 알려져, 그가 속한 타이니지의 인지도 또한 동반 상승했다.
마지막으로, 예능 프로그램으로 방송가에 입문한 신원호 PD는 방송 프로듀서들에게 '새로운 도전 거리'를 제공했다. 그는 지난 1일 케이블채널 tvN '강용석의 고소한 19'와의 인터뷰에서 "삼천포의 서울 상경 장면을 그리기 위해 서울역 CG 작업만 한 달 넘게 걸렸다. 또 지하철 내부는 그대로 찍고 역사 안은 다시 CG로 작업했다. 신 마다 끊어 찍어야 해서 힘들었다"며 1994년의 모습을 실감나게 재현하기 위해 섬세한 CG 작업이 요구 됐음을 밝힌 바 있다.
예능과 드라마를 넘나드는 신원호 PD의 행보는 예능 프로그램 제작자들에게는 다른 영역으로의 도전을, 드라마 제작자들에게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채워진 화면 연출, 약 90퍼센트가 방언으로 집필된 대본에 도전할 기회를 제공했다.
['응답하라 1994' 포스터, 출연 배우들. 사진출처 = CJ E&M 제공, tvN 방송화면 캡처]
남태경 기자 tknam1106@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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