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부천 김진성 기자] “우리은행처럼 했는데 잘 안 풀리네요.”
하나외환은 2012-2013시즌 5위였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예상된 일이었다. 신세계 해체 사태 이후 팀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9월에서야 하나외환 창단이 결정되면서 훈련량이 적었고, 밀도 높은 훈련 자체를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올 여름은 달랐다. 기자는 지난 여름 하나외환의 훈련현장을 몇 차례 찾았다. 조동기 감독은 칼을 갈았다. 선수들의 정신적인 무장도 강했다.
하나외환은 강원도 양구와 태백에서 체력훈련을, 일본 나고야에서 13박14일동안 8차례 연습경기 강행군을 치렀다. 조 감독은 밀도 높은 훈련을 했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 행보는 신통찮다. 25일 신한은행과의 홈 게임 직전까지 개막 4연패. 사실 기본적으로 멤버 자체가 강한 편은 아니다. 하나외환엔 김정은, 나키아 샌포드, 허윤자 정도를 제외하곤 경험이 풍부한 선수가 없다. 김지윤, 양정옥이 은퇴하면서 완전히 젊은 팀으로 거듭났다.
때문에 단 시간에 신한은행, 우리은행, KDB생명 등을 뛰어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조 감독은 더욱 뼈 아픈 점을 지적했다. 25일 신한은행과의 홈 경기를 앞두고 만난 조 감독은 “우리은행처럼 빡빡하게 훈련을 소화했는데 효과가 적다. 몸이 덜 됐다. 아픈 선수도 나왔다.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지난 시즌 맹활약했던 나키아 샌포드는 확실히 몸 상태가 좋지 않다. 더구나 그녀는 하루 하루가 다른 노장이다. 모니카 라이트는 외국인선수 중 상대적으로 기량이 떨어진다. 또한, 2년차 김이슬은 발등을 다쳐 출장이 어렵다. 김보희도 컨디션이 좋지 않다. 박하나와 김지현이 백코트진을 형성했으나 위압감이 낮다. 1차적으로 가드들이 볼을 원활하게 넣어주지 못하는데다 샌포드, 허윤자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 보니 전반적으로 조직력이 좋은 편이 아니다.
조 감독은 “1~2경기 지면서 분위기가 다운됐다. 그래도 최근 1~2경기서는 선수들이 마음을 잡았다. 이 팀은 지금 과도기다. 2~3년 후 더 좋아질 것이다”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김이슬, 강이슬, 신지현, 이령 등 하나외환엔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가 많다. 그동안 베테랑들 위주의 팀이었던 하나외환은 세대교체 시기가 늦었다. 이제 세대교체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날 신한은행전은 내용상 1라운드 경기 중 가장 좋았다. 기본적으로 나키아의 몸 상태가 좋아지는 게 확연히 드러났다. 허윤자 역시 골밑에서 중심을 잡았다. 김지현과 박하나 콤비는 끈질지게 최윤아, 김규희를 수비했다. 제공권 싸움에서 신한은행에 밀리지 않으면서 대등한 승부를 벌였다.
하나외환은 후반 초반 무너졌다. 젊은 선수들이 신한은행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스트릭렌의 개인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그러나 4쿼터 들어 승부처에서 힘을 발휘했다. 리바운드 집중력이 살아났고, 외곽슛도 극적으로 터졌다. 상대의 변화무쌍한 라인업에 기민하게 대처하면서 고비를 넘겼다. 더욱 중요한 건 조금씩 주전들의 컨디션이 살아나면서 조직력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외환이 1라운드 마지막 경기서 승리하면서 2라운드 대반격 희망을 찾았다.
[조동기 감독.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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