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최진행 "매년 같은 그래프, 내년에는 변화 시도" [창간인터뷰①]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창간 9주년 인터뷰인데 최진행(한화 이글스)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확실한 이유가 있었다. 2014년은 최진행이 1군에서 맞이하는 9번째 시즌이다. 또한 그를 괴롭히던 무릎 수술 후 맞이하는 첫 번째 시즌이기도 하다. 그 어느 때보다 굳은 각오로 새 출발을 다짐하는 그의 얘기를 들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덕수정보고를 졸업한 최진행은 지난 2004년 한화에서 프로에 첫발을 내디뎠고, 올해까지 1군 9시즌 통산 593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 6푼 1리 87홈런 321타점을 기록했다. 사실상 풀타임 첫해인 2010년 타율 2할 6푼 1리 32홈런(2위) 92타점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알렸고, 이듬해(2011년) 2할 7푼 6리 19홈런 85타점을 기록하며 "파워에 정확성까지 갖춰가고 있다"는 평가를 들었다.

하지만 김태균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던 지난해에는 120경기에서 타율 2할 4푼 8리 17홈런 55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는 생애 첫 3할 타율(0.300)을 기록했지만 8홈런 53타점으로 4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에 실패했다. 남다른 각오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무릎 통증이 발목을 잡았다.

결국 최진행은 지난 9월 8일 KIA전을 끝으로 무릎 수술을 위해 일찍이 시즌을 마쳤다. 자신을 괴롭히던 무릎 통증과 이별을 선언하고, 정상적으로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기 위한 조치다. 그는 최근 서산에서 밤낮을 잊은 채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 마이데일리는 창간 9주년을 맞아 25일 서산 한화 2군전용구장에서 재활에 한창인 그를 만나 그간의 이야기와 올 시즌 각오를 들어봤다. 다음은 최진행과의 일문일답.

-무릎 수술 후 경과는 어떤가.

"9월 10일에 서울 삼성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퇴원 후 바로 재활에 들어갔는데, 서산에 합류하면서 운동과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초기에는 운동 가능한 상체 위주 스트레칭을 자주 했다. 이후에는 수영장도 다니면서 다리에 근력을 붙이고 있고, 웨이트도 상, 하체 모두 하고 있는 단계다. 한 번에 확 통증이 줄지는 않지만 좋아지는 걸 느낀다. 경과에 만족하면서 하루하루 보내고 있다."

-올 시즌 내내 무릎 통증이 본인을 많이 괴롭힌 걸로 안다. 김성한 수석코치도 "대단한 투지로 뛴다"고 했다. 어떤 점이 가장 불편했나.

"야구를 못 할 정도로 무릎이 아프지는 않았지만 상태가 좋지 않다 보니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 많이 조절해주셨다. 체력과 컨디션이 떨어졌을 때 가장 많이 아팠다. 오른 다리에 체중이 실릴 때 통증이 너무 심해 제약을 받았고, 특히 수비와 주루에서 핸디캡이 많았다."

-스프링캠프 직후 "최상의 컨디션으로 개막전을 맞이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개막 후 4월에 타율 1할 9푼 4리로 부진했고, 홈런도 없었다.

"그렇게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웃음). 항상 초반에 좋지 않았다. 4월부터 잘하겠다고 다짐하고 준비도 잘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안 풀렸다. 시즌 끝나고 나니 매년 그래프가 같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다고 그 부분을 인정해버리고 그러려니 하는 것보다는 내년 시즌 준비할 때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인가.

"초반 부진이 계속되니 조금 앞당겨서 시즌을 준비한다거나 몸 상태를 빨리 끌어올리는 등 뭔가 변화를 주려고 한다. 계속 해볼 생각이다. 처음에 못 하면 사이클이 떨어지니 누구나 시작부터 잘하고 싶은 욕심을 갖고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이것저것 더 많이 시도할 것이다. 물론 원인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래도 생애 첫 3할 타율을 기록했다. 물론 홈런은 감소했지만 많은 선수들이 꿈꾸는 '3할 타율'에 대한 의미는 클 것 같다.

"(고개를 끄덕이며) 그 부분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4년간 시즌을 풀로 뛰었지만 내가 아직 베테랑급은 아니다. 항상 시즌 끝나고 한 해를 정리해보곤 하는데, 올해 정말 많은 걸 느꼈다."

-어떤 부분을 가장 많이 느꼈나.

"이전까지는 4월처럼 7~8월이 되면 컨디션이 떨어졌다. 매년 그랬다. 그런데 올해는 그런 게 없었다. 7월부터 9월까지 계속 꾸준히 유지했다. 그런 변화를 긍정적으로 본다. 그래서 3할 타율도 가능했던 게 아닐까 싶다. 물론 기술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시즌 중간에는 바꾸기 쉽지 않다. 예를 들면 'A'라는 폼으로 치다가 갑자기 'B'로 치는 건 모험이다. 그런 모험은 시즌 끝나고 해야 한다. 그런 모험보다는 시즌 내내 항상 (김)태균이 형이랑 룸메이트를 했는데, 형이 항상 사우나에 갔다가 웨이트를 하더라. 난 그렇게까지는 안 했다. 형의 권유로 사우나 가기 전에 웨이트를 했다. 보통 체력 떨어지면 웨이트를 많이들 하는데 나는 무겁게는 안 해도 꾸준하게 했다. 그래서인지 여름에 방망이가 무겁거나 체력이 떨어지는 건 못 느꼈다. 그런 부분이 도움이 됐다."

-3번 타순에 가장 많이 들어섰고, 성적도 가장 좋았다(타율 0.329 3홈런 24타점). 반면 4번에서는 다소 부진했다(타율 0.230 1홈런 7타점). 항상 “주어진 타순에 맞게 하는 게 우선이다”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어떤 타순에 들어서느냐에 따라 심리적인 영향은 있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그런 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시즌 내내 4번을 치면 어찌 될지 모르겠다. 태균이 형 일본 갔을 때도 해봤다. 그렇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는데 올 시즌에는 유독 잘 안 됐다. 올해처럼 3번에 많이 들어선 게 처음인 것 같다. 그런 영향도 있지 않았겠나."

-올해 스프링캠프부터 완벽한 상태로 내년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시즌을 일찍 마치고 수술했다. 재활은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나.

"서산에 합류한 이후 배민규 트레이너가 거의 1대1로 붙어서 신경을 많이 써 줬다. 나름대로 좋아졌고, 계획대로 잘되고 있다. 물론 욕심 같아서는 무릎 상태가 단번에 호전되면 좋겠지만 수술했기 때문에 그러기는 어렵다. 시간이 좀 더 필요하긴 하지만 조금씩 차도를 보이는 것 같다. 무리한 동작도 많지 않아 프로그램 따라가는 데 버거운 건 없다. 정상적으로 하루종일 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시작에 맞춰 정상적으로 훈련할 수 있도록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 하고 있다. 문제 없다." (②에서 계속)

[최진행이 마이데일리와의 창간 9주년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강산 기자,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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