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너무나도 다른 11월이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는 2013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었다. 13년 만의 포스트시즌 맞대결이었다. 그만큼 양 팀 모두에게 성공적인 한 해였다.
LG는 비록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패했지만 12년 만에 가을 잔치에 진출하며 팬들의 유광 점퍼 구매욕을 불러 일으켰다. 두산은 '미라클 두산'이란 무엇인지 보여주며 행복한 가을을 보냈다.
그리고 11월, 이들은 극과 극 행보를 보이고 있다.
▲ 어느 때보다 내실 있는 11월 보낸 LG
LG가 성적이 좋지 않을 때에는 '스토브리그 때만 주인공'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대형 FA를 연이어 영입했으며 '신 연봉제'로도 스토브리그를 떠들썩하게 했다.
올해는 정반대다. 성공적인 한 시즌을 보낸 LG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비교적 조용한 모습이다.
예전에는 대형 FA 영입으로 떠들썩하게 했지만 이번에는 큰 FA 시장이 열렸음에도 영입 경쟁에 뛰어들지 않았다.
그렇다고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캡틴' 이병규(등번호 9번)와 3년간 총액 25억 5천만원 계약을 체결하며 그에게 최고령 FA라는 타이틀을 안겼다. 권용관과도 비록 1년이지만 계약했다. 불과 1년 전까지 방출선수였던 그이기에 결코 나쁘지 않은 결과다.
무리한 계약을 하지 않은 것은 다른팀 FA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이대형을 KIA에 내준 것. 우선협상기간 동안 LG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이대형은 KIA와 4년간 최대 24억원에 계약했다.
비록 정든 선수를 떠나 보냈지만 LG에게 손해보지 않는 장사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대형의 역할이 줄어들었으며 KIA에는 20인 보호선수 근처에 있는 준척급 선수가 많기 때문.
여기에 2차 드래프트에서 대박을 맛봤다. 다름 아닌 두산의 베테랑 외야수 임재철을 영입한 것. 플레이오프 때만 해도 LG를 울린 선수를 3억원에 데려온 것이다. 이 선택으로 LG는 단숨에 이대형이 빠진 외야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이렇듯 LG는 정중동 속에 내실있는 11월을 보냈다.
▲ 두산, 연이은 선수 이탈
한 지붕 두 가족인 두산은 정반대다.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누구보다 행복한 10월을 보낸 두산 팬들이지만 11월은 그들에게 너무나 가혹하다.
FA 시장부터 두산은 씁쓸함이 남았다. 이종욱, 최준석, 손시헌 등 3명의 선수가 FA로 풀린 상황에서 이들 3명과 계약에 실패했다. 무리하게 잡지 않는다는 노선 속에 보상선수 욕심도 있었지만 이종욱과 손시헌이 보상선수가 없는 NC행을 택하며 두산은 고개를 떨궜다.
2차 드래프트도 다르지 않았다. '마르지 않는 화수분'이라 불리는 두산답게 40인 보호선수 명단 작성에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5명의 선수를 다른 팀에게 내줬다.
2차 드래프트 이후 김태룡 단장은 "현행 제도로는 선수를 키울 수가 없다. 미국의 룰 5 드래프트 제도를 그대로 받아들이든지 해야 한다"라며 "올해 신인도 보호를 해야 한다. 이러면 키울 맛이 나지 않는다"라고 아쉬움을 피력했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두산은 김선우를 방출 명단에 포함시켰다. 두산이 김선우에게 은퇴 제의를 한 가운데 그가 현역 연장을 선택하면서 풀어준 것. 김선우는 시장에 풀린 이후 몇몇 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여기에 트레이드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두산은 26일 우타 내야수 윤석민을 내주고 좌타 외야수 장민석(개명 전 장기영)을 받아 들였다.
장민석 역시 수준급 선수지만 불과 2012년 포스트시즌에서 4번 타자를 맡은 가능성 많은 내야수를 내줬다는 점에서 두산 팬들은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물론 이러한 선택의 성공과 실패 여부는 이후 팀 성적과 선수들 성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LG와 두산의 11월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당시 두산과 LG 감독, 선수(첫 번째 사진),LG 선수단(두 번째 사진), 두산 선수단(세 번째 사진)]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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