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를 커플로 만들어준 영화 ‘미스터&미세스 스미스’를 비롯해 ‘아마데우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귀여운 여인’ 등을 제작한 이스라엘 출신 유명 제작자가 스파이로 일해온 사실을 충격 고백했다.
주인공은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로 20년 넘게 군림해 온 아논 밀천(68)으로 그는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각) 이스라엘 현지 TV에 출연해 자신이 스파이로 일해온 사실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밀천은 1960년대에 이스라엘 대통령인 시몬 페레스에 의해 영입, 라캄(lakam)이라는 과학관련 비밀부서에서 활동했다.
그는 독일의 핵 관련 비밀문서를 빼내고 미국 핵폭파 장치를 밀수하려는 등의 활동을 했다. 스파이 활동 자금을 위해 그는 수많은 무기회사를 운영하기도 했다.
밀천의 스파이 행위는 영국 BBC의 보도에 의해 최초로 알려졌다. BBC에 따르면 밀천은 화학비료 회사를 운영하면서 자금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상은 무기 밀거래상이었다는 것.
자신의 무기 거래상 의혹과 관련해 밀천은 “나는 무기를 거래한 적은 없다. 총과 로켓을 팔지도 않는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스파이 행위를 한 것에 대해서는 “난 조국을 위해 일 했고 그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1960년대에 이스라엘과 미국이 우라늄을 입수하기 위해 남아프리카를 이용하는데 관여한 사실도 고백했다. 밀천은 “당시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백인정권 설립을 위한 이미지 재고 공작을 벌였다”고 말했다.
밀천의 공작 덕분일가?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정권이 바뀌었고, 미국은 남아공에 원자로 개발을 지원했다. 그는 이 같은 공작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노예 12년’을 제작하고, 시드니 폴락 감독의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 간접적 지원을 한 사실을 고백했다.
이스라엘 출신으로, 영국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얻은 밀천은 부친의 가업을 물려 받아 굴지의화학 비료 생산업체로 만든다. 영화와 연극에 관심이 많던 그는 1978년 영화 ‘메두사’를 통해 처음 제작자로 데뷔한 밀천은 1983년 ‘코미디의 왕’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 데뷔한다. 이후 영국과 브라질, 미국을 오가면서 작품 제작을 해온 그는 1990년작 ‘귀여운 여인’을 제작하면서 히트 제작자로 할리우드에 군림하기 시작한다.
그가 제작한 영화만 해도 120여편에 이른다. 스티븐 시걸을 스타로 만든 ‘언더 씨즈’ 시리즈, JFK, ‘네고시에이터’, ‘파이터 클럽’, ‘미스터&미세스 스미스’, ‘나잇&데이’ 등 할리우드의 유명 히트작들이 즐비하다.
밀천의 이 같은 고백으로 할리우드에서 암암리에 돌던 ‘영화를 통한 이미지 공작’이라는 말이 더 이상 농담이 아니게 됐다.
[아논 밀천의 대표작 파이트 클럽. 사진 = 영화 포스터]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