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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본 시상식 전에 진행되는 레드카펫 행사는 시상식의 백미다. 이에 많은 배우들이 레드카펫에서 변신을 감행한다. 기존 나의 모습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혹은 눈에 콕 박힐 만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또 다른 나를 꺼내 놓는다.
올 한 해 역시 많은 배우들이 레드카펫에서 자신의 자태를 뽐냈다. 특히 여자배우들의 레드카펫 열기는 항상 그랬듯 올해 역시 뜨거웠다. 파격 노출을 선보인 배우도 있고, 예상과 다른 레드카펫 패션으로 시선을 모은 배우도 있다. 또 의외의 사고로 예상치 못했던 레드카펫 주목녀로 등극, 사소한 행동 하나로 자신의 섹시함을 업 시킨 스타도 있다.
하지만 최근 추세가 파격을 넘어 경악 노출을 선보여야만 '레드카펫 최후의 1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이들의 레드카펫 패션은 생각만큼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모아 봤다. 레드카펫을 수놓은 반전 여신들.
▲ '레깅스 시구' 클라라, 생각보다 약한데?
배우 클라라는 레깅스 시구 이후 섹시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무명의 설움을 한 번에 씻어냈고, 이제는 이름만으로도 클릭수를 부르는 대표 섹시스타가 됐다.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 이 일을 계기로 클라라는 노출 이미지도 함께 떠안게 됐다. 물론 몸매가 받쳐주는 데다가 평소 입은 의상 역시 섹시미가 돋보이는 옷이 주를 이룬 덕에 '클라라=섹시 아이콘'이라는 공식이 성립됐겠지만.
이후 클라라의 의상은 항상 대중들의 관심을 받았다. 여기에 과감한 디자인도 마다하지 않는 그의 패션 센스가 이런 대중들을 더 열광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대중의 기대를 저버리기라도 하듯 클라라는 영리한 의상 센스를 발휘하며 자신을 '섹시'라는 단어에 가둬두지 않았다. 지난 1일 열린 제50회 대종상영화제 레드카펫 패션도 이 연장선이다. 클라라는 노출이 적은 블랙 롱드레스를 선택했다. 물론 매끈한 등을 내 놓고 독특한 끈 장식으로 임팩트를 줬지만 '파격'이라는 단어가 따라 붙는 클라라임을 감안할 때 생각보다(?) 꽤 수위가 낮았던 셈이다.
▲ 박은지, 노출 정도는 포즈하기 나름이에요
지난 5월 열린 제49회 하이원 백상예술대상 레드카펫의 박은지는 사뭇 평범했다. 글래머러스한 몸매가 잘 부각되는 드레스였지만 매번 이런 행사가 있을 때마다 파격 그리고 또 파격적인 드레스를 봐 온 사람들의 눈에는 그저 예쁜 드레스 중 하나였다. 하지만 박은지는 포즈 하나로 레드카펫을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이날 현장에는 비가 내렸고, 레드카펫도 젖어있을 수밖에 없었다. 박은지는 앞트임 된 드레스를 살짝 들어 올린 채 당당한 레드카펫 워킹을 선보였다. 포토월에선 한층 더 대담했다. 양 손으로 치마를 젖힌 채 포즈를 가다듬었다. 한 번쯤 봤을 법한 디자인의 드레스가 섹시미 넘치는 드레스로 변신하는 순간이었다. 역시 드레스는 누가 입고, 어떻게 포즈를 취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걸 스스로 증명해낸 셈이다.
▲ 하지원, 앞만 보면 예상 못할 걸?
하지원은 노출과 거리가 먼 배우다. 그의 노출 의상을 떠올리려 해봐도 기껏해야 오프숄더 드레스 정도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제49회 하이원 백상예술대상 레드카펫에 들어선 하지원은 꽁꽁 싸매도 너무 싸맸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천이 모자랐나?'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여배우들과 비교하자면 거의 미라 수준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그는 반전 뒤태로 임팩트를 안겼다. 훅 파인 드레스로 날렵하면서도 미끈한 등을 내보인 것. 앞과 뒤가 180도 다른 드레스를 통해 우아함과 섹시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하지원은 자신의 이미지를 고수하면서도 레드카펫을 주시하는 사람들에게 보는 즐거움까지 선물하며 베테랑 여배우다운 노련미를 발산했다.
▲ 단아의 대명사 한효주, 모범생 벗고 섹시미 입다
배우 한효주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보통 '단아', '청순' 등이다. 그가 선택한 옷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청순한 원피스, 단정한 셔츠 등을 주로 입는 한효주는 가끔 영화제 시상식에서나 자신의 속살을 내비칠 뿐이었다. 그마저도 청순하고 단아하고 우아해 보인다는 게 함정이지만.
그렇다고 한효주가 섹시패션을 시도하지 않은 건 아니다. 지난달 부산국제영화제 APAN 스타로드 블루카펫에서 어깨를 드러냈다. 하지만 시선이 아래로 내려갈수록 답답한 느낌을 안겼다. 지난 5월 제49회 하이원 백상예술대상 레드카펫에서 파격적인 시스루 패션을 선보이긴 했지만 섹시 보다는 중석적인 매력이 더 컸다. 이런 한효주가 변했다. 지난 22일 진행된 제3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 참석한 한효주는 오프숄더 블랙 드레스 차림으로 눈길을 모았다. 심지어 '옷이 흘러내리면 큰일 나겠다' 싶은 디자인을 선택했다. 평소 한효주의 패션을 생각했을 때 나름 파격적인 디자인인 것. 기존 한효주의 이미지를 떠올릴 때 파격적이긴 했지만 이날 그의 모습은 레드카펫의 아름다운 '여신'이라 불리기 손색이 없었다.
▲ '꽈당' 하고 싶어서 하는 건 아니잖아요? 달샤벳 수빈
레드카펫에서는 매해 일명 '꽈당 스타'가 탄생한다. 지난해 하나경이 그랬다. 제33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에 선 하나경은 위, 아래로 과감한 트임이 있는 드레스를 입은 채 넘어져 화제가 됐다. 이후 '꽈당 하나경'으로 불렸을 정도다. 이 외에도 많은 배우들이 레드카펫에서 드레스를 밟거나 스탭이 꼬이며 넘어지는 일이 잦았다.
그럼에도 올해는 이렇다 할 꽈당 스타가 등장하지 않았다. 그나마 지난 8월 열린 제9회 제천국제영화제에서 계단을 올라가던 배우 이엘이 발목이 꺾이며 바닥을 짚은 정도다. 하지만 (배우가 아닌 가수지만) 달샤벳 수빈이 등장하며 상황이 바뀌었다. 지난달 열린 2013 스타일 아이콘 어워즈(SIA) 레드카펫에 올랐던 수빈이 그룹 멤버 지율의 드레스를 밟고 넘어져 '꽈당 스타'가 된 것. 이날 레드카펫에 올랐던 수빈은 가슴라인이 드러나는 튜브탑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늘씬한 각선미를 자랑했지만 꽈당 사건으로 아슬아슬한 광경을 만들어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클라라, 박은지, 하지원, 한효주, 수빈(위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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