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중일 감독의 재계약 기준은 무엇일까.
삼성과 류중일 감독의 재계약 협상이 은근히 오래간다. 아시아시리즈가 끝난지 열흘이 지났지만, 삼성과 류중일 감독의 재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이미 계약을 마친 뒤 발표시점만을 조율하고 있을 수도 있고, 실제로 재계약에 진통을 겪고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삼성과 류 감독이 재계약을 맺지 않을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다.
그렇다면 삼성과 류 감독이 생각하는 재계약 기준은 무엇일까. 다시 말해서 국내야구 최초로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를 일궈낸 감독을 어떻게 대접해야 하느냐는 고민에 봉착한다.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기준을 어떻게 설정해야 할 것인지 고민스럽다. 참고로 류 감독은 2011년 삼성 사령탑에 부임했을 때 3년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 등 총 8억원짜리 계약을 맺었다.
▲ 업계 최고대우? 김성근, 선동열 넘는다?
지난 3년간 류중일 감독이 받았던 몸값은 업계에서 가장 낮았다. 지금도 류 감독과 똑 같은 조건으로 계약을 맺은 감독이 LG 김기태 감독과 넥센 염경엽 감독이다. 3년 전엔 류 감독도 초짜 감독이었으니 이런 대우가 당연했다. 하지만, 류 감독은 계약기간 3년내내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일궈냈으니 자연스럽게 업계 최고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
역대 프로야구 감독 중에서 가장 좋은 대우를 받았던 감독은 고양 원더스 김성근 감독이다. 김 감독은 2009년 SK와 재계약을 맺었다. 3년 계약금 8억원, 연봉 4억원 등 총액 20억원짜리 대형 계약이었다. 김 감독이 2007년 부임하자마자 2년 연속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하자 SK가 업계 최고 대우를 한 것이었다. 당시 감독 연봉 4억원 시대가 열렸다. 김 감독은 2011년 해임됐지만, 이 계약은 업계 최고대우였다.
현직 감독 중에선 KIA 선동열 감독이 최고대우를 받는다. 선 감독은 2012년 3년 계약금 5억원, 연봉 3억8000만원 등 총액 16억4000만원짜리 계약을 맺었다. 연봉과 총액 모두 김 감독에 이어 역대 2위다. 선 감독의 이 계약은 현재진행형이다. 일단 야구관계자들은 삼성과 류 감독의 재계약 협상 규모가 선 감독과 김 감독의 사이, 혹은 김 감독 수준까지 근접했다고 본다.
한편, 선 감독 다음으로는 NC 김경문 감독이 2012년 3년 계약금 3억5000만원, 연봉 3억5000만원 등 총액 14억원짜리 계약을 맺었다. 이어 롯데 김시진 감독이 2012년 3년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등 총액 12억원까지 계약을 맺었다. 이어 SK 이만수 감독이 2012년 3년 계약금 2억5000만원, 연봉 2억5000만원 등 총액 10억원 계약을 했다. 두산 송일수 감독도 최근 이 감독과 똑 같은 규모로 계약했다. 뒤이어 한화 김응용 감독이 2년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등 총액 9억원까지 계약을 맺었다. 넥센 염 감독, LG 김기태 감독의 계약이 가장 낮은 대우다.
▲ 삼성·류 감독, 길게 끌면 좋은 건 없다
삼성은 전통적으로 FA, 연봉계약 협상에서 속전속결 원칙을 고수했다. 구단은 선수에게 화끈하게 대접했고, 선수도 그런 구단의 결정에 응하면서 보기 좋은 그림이 그려졌다. 삼성은 이번 FA 시장에서도 박한이와 장원삼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삼성은 해외진출을 선언한 오승환도 쿨하게 보내줬다. 이적료를 단 5000만엔만 챙기면서 오승환이 몸값을 더 많이 챙기도록 배려했다.
감독 대접도 후했다. 삼성은 2012년 통합 2연패를 달성한 류 감독의 차를 체어맨에서 에쿠스로 바꿔줬다. 그룹 사장급 대우를 해준 것이었다. 과거 선동열 감독도 2006년 통합 2연패를 달성하자 계약기간 중임에도 이듬해부터 연봉을 2억원에서 3억5000만원으로 올려줬다. 이런 전례들을 감안할 때 삼성과 류 감독의 재계약 협상도 아시아시리즈가 끝나면 즉시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다소 의외의 흐름이다.
어쨌든 길게 끌면 좋을 건 없다. 삼성의 스토브리그는 지금까진 순조로웠다. 내부 FA들을 잡은 데 이어 2차드래프트로 선수단 정비작업을 마쳤다. 현 시점에선 KT로 이적한 전병호, 장재중 코치의 대체자를 찾는 작업이 중요하다. 특히 투수코치 보강 작업이 더딘데, 류 감독의 재계약 협상이 마무리 돼야 본격화될 수 있다.
[류중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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