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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불타는 투혼으로 최하위에 처져 있던 팀을 깨웠다. 수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레프트 김주하의 '살신성인 배구'는 계속된다.
김주하는 올해 7경기에서 총 27세트를 소화하며 팀의 수비라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레프트 포지션이 아닌 리베로로 나서고 있다. 올해 한국배구연맹(KOVO) 컵대회까지만 하더라도 간간이 득점을 보태기도 했던 김주하다. 하지만 올 정규시즌에는 공격 시도조차 없다. 다 사정이 있다.
현대건설은 주전 리베로 김연견이 부상으로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팀에 소속된 15명 가운데 리베로로 등록된 선수는 김연견이 유일하다. 어쩔 수 없이 김주하가 리베로로 나서 수비에 전념하고 있다.
문제는 김주하도 고질적인 허리 부상을 안고 있다. 그는 지난달 27일 KGC전과 전날(30일) 도로공사전이 끝난 뒤 허리를 부여잡고 서럽게 울었다. 경기 후 밀려오는 통증으로 인해 무척 고통스럽다. 그럼에도 팀이 득점에 성공하면 누구보다 환하게 웃으며 코트를 뛰어다니는 김주하다.
황현주 현대건설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30일 도로공사전 3-0 완승 직후 "그간 고전했던 수비라인이 KGC전 이후 여유를 많이 찾았다"고 칭찬했다. 그리고 김주하에 대한 미안함을 숨기지 않았다.
황 감독은 "감독으로서 항상 미안하다"고 운을 뗀 뒤 "김주하가 풀타임을 뛸 수 있는 몸이 아니다. 허리가 안 좋다. (김)연견이가 돌아와야 좀 쉬면서 몸 만들 시간이 있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도 "3일(흥국생명전)까지는 어쩔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연견은 다음날(2일) 병원에서 최종 점검을 받은 뒤에야 복귀 시점을 알 수 있다.
김주하는 매 경기 리시브와 디그에서 큰 힘을 보태고 있다. 1라운드 5경기에서 세트당 평균 1.737리시브, 3.895디그를 기록한 그는 최근 2연승 기간에 1.625리시브, 4.125디그를 기록했다. 리시브 범실은 단 하나뿐이다. 팀 내 가장 많은 리시브를 기록 중인 정미선(세트당 평균 3.81)이 그나마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줄곧 라이트로 뛰던 황연주도 지난 시즌 31경기에서 50차례 리시브 시도에 그쳤으나 올해는 7경기 만에 80차례나 리시브를 시도했다. 이들이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있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황연주는 "10년 차가 긴장하는 모습 보이면 안 된다. 실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한다. 주하와 미선이 등 선수들이 도와줘 힘이 된다"고 후배를 격려했다.
현대건설의 시즌 첫 연승 원동력은 수비였다. 황 감독도 "KGC전 이후 수비라인이 살아났다"며 이를 강조했다. 김주하가 그 중심에 있다. 부상 투혼 속 디그 전체 6위에 올랐다. 리베로가 아닌 선수로는 가장 높은 순위다. 특히 최근 현대건설의 상승세로 김주하의 투혼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건 팀의 승리뿐이다.
[득점 후 기뻐하는 현대건설 김주하(왼쪽). 사진 = KOVO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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