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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 김원준에게 SBS '정글의 법칙-in 사바나'는 무한 도전 그 자체였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었고 큰 교훈을 줬다. 40대의 나이에 간 정글에서 자신이 나약한 사람이란 것을 깨달았고 생존을 통한 배움의 연속이었다. 진짜 리얼한 생존 앞에 긍정적인 김원준도 '멘붕' 상태를 느꼈다.
김원준은 최근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정글의 법칙'은 정말 연기가 아니고 리얼했다. 사실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 근데 내가 아프면 더 아픈 것처럼 보이더라. 나약한 모습이 미웠다. '정글의 법칙'은 하나의 교과서였다. 나이 들어서 새롭게 접하게 된 교과서였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원래 식욕이 왕성해 잘 먹는다. 항상 냉장고를 꽉꽉 채워 놓을 정도다. 그래서 3일을 굶어 본 적이 없다. 근데 못 먹고 못 자니까 멘탈 붕괴가 오더라"며 "이제까지 그런 표정을 지어본 적이 없다. 근데 굶으니까 그런 표정도 나오더라. 나도 내가 아닌 것 같다. 다른 사람 같다. 꿈꾼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렇게 꿈 같았던 시간이 지나고 김원준은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그는 "열심히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우리 아저씨가 달라졌어요'라고 해야 하나. 어떤 일거리라도 달라진 모습으로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내가 너무 지나치게 작은 존재였다. 내 자신을 가장 맣이 돌아보게 된 것 같다. '정글의 법칙'이 거울이 됐다"고 밝혔다.
"사실 '정글의 법칙'을 방송의 연장선으로만 봤다. 근데 현장에선 달랐다. 방송 안의 것을 전혀 못 봤던 상태에서 만난 생존은 진짜 리얼이었다. 포장이 아니라 나약함을 느끼고 진짜 멀었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굉장히 성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성인이 아니었다. 완전히 달랐다. 내가 일상주의에 빠져 있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것도 정글이다. 정글한테 진심으로 하는 얘긴데 고맙다. 물론 놓친 부분도 있고 내 모습에 나 또한 많이 화나고 미안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내가 나한테 '왜 그랬어, 왜 이것밖에 안돼'라고 했던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결과론적으로는 그런 것들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 나 자신에 대한 매뉴얼이 생겼다."
김원준은 일상주의,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정글을 강력 추천했다. 정글로 떠나기 전 '정글의 법칙'에 생존 그 자체로 접근했다면 더 준비했을테지만 방송으로 시작한 만큼 그에게 닥친 시련은 더 컸다. 급하게 간 탓이기도 하지만 생존의 존엄성을 느끼며 고마움과 미안함을 느꼈다. 또 그는 동료들에게 "진짜 고마움과 미안함이 있다. 이해해줘서 고맙지만 내 역할을 제대로 못한 것 같아 미안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김원준은 "내 자신에게 실망이 컸다. 정글에 대한 매뉴얼이 없으니까 '이거는 아닌 것 같다' 싶은 적도 많았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과 내가 원하는게 달랐던 것도 가장 큰 미스였다"며 "버킷 리스트를 만들었는데 아프리카 가서 운전하기, 사진에 담아오기, 정글송 만들어오기였다. 버킷리스트를 다 이뤘다. 근데 주위 사람들이 원하는건 가서 잘 하는거였더라.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주제 파악을 너무 잘 하니까 사냥은 언감생심이었다. 내가 세운 계획만 잘 지키면 된다고 생각했다. 근데 막상 가서 보니 뭔가 달랐던 것이다. 내가 이 정도면 되는 것, 그게 아니었다"며 "그것보다 더 많은걸 해야 했었고 더 잘 했어야 했다. 능력 부족이다"고 설명했다.
"당시엔 내 자신에게 너무 많이 실망했다. 근데 그게 결론적으로는 교훈이 되더라. 한 번 넘어져봐야 안 넘어진다. 군살이 배기는 그런 느낌이었다. 빈말이 아니라 잘 한다기보다는 극복할 수 있는 의지가 생겼다."
한편 김원준은 현재 뮤지컬 '힐링하트:꼬리 많은 남자'에 출연중이다. '힐링하트:꼬리 많은 남자'는 현대인들의 아픈 마음을 치유하는 방법을 나누며 생명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 극중 김원준은 마성의 매력으로 여성들의 마음을 훔치는 바리스타 차도일 역을 맡았다. 오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SH아트홀에서 공연된다.
[SBS '정글의 법칙' 출연한 김원준, 뮤지컬 '힐링하트:꼬리 많은 남자' 무대 위 김원준. 사진 = SBS '정글의 법칙' 방송 캡처, 뮤지컬 '힐링하트:꼬리 많은 남자'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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