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일본 최고의 마무리 투수가 되겠다.”
오승환(31, 한신)이 공식적으로 한신맨이 됐다.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는 4일 오후 서울 리츠칼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오승환의 계약 조인식을 개최했다. 오승환은 지난 11월 22일 한신과 2년 최대 9억엔(94억원) 계약을 맺었다. 한신은 이날 서울에서 한국 미디어를 상대로 오승환의 입단 조인식을 치렀고 오는 12일에 오사카 모처에서 다시 한번 입단식을 성대하게 갖는다.
입단식은 우선 한신이 오승환의 삼성 시절 활약상을 소개한 것으로 시작됐다. 이어 오승환이 한신 나카무라 단장과 함께 등장했다. 오승환은 나카무라 단장이 내민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계속해서 나카무라 단장과 오승환이 차례대로 입단 소감을 밝혔다. 이후 한국과 일본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다음은 오승환과의 일문일답이다.
-한신 입단 소감은
한신 오승환이다. 삼성 대신에 한신이란 말을 붙이려니 어색하다. 추운 날씨에 여기까지 와주신 기자,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 한국에서 조인식을 갖게 해준 한신 미나미 회장 나카무라 단장님에게 감사하다. 삼성 송삼봉 단장님에게도 진심으로 감사하다. 일본 프로야구 명문 한신에 입단해 영광으로 생각한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도전을 한다
내년부터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타자들과 상대한다. 긴장이 되기보단 설레고 힘이 솟는다. 일본에 진출한다고 해서 마음가짐이 변하거나 욕심을 내진 않을 것이다. 한국에서 해왔던대로 매 경기 집중을 하겠다. 팬 한분에게 국내에선 삼성 팬들만 나를 응원해주셨다. 이젠 대한민국 국민이 나를 응원해줄 것이란 말을 듣고 울컥했다. 그동안 한국 최고 마무리라는 분에 넘치는 칭찬을 받았다. 새로운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일본에서도 최고의 마무리 투수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한신 우승에 보탬이 되겠다. 한신의 홈구장 오사카에도 가봤다. 친근함이 들었다. 어느 식당을 들어가도 메뉴가 한국말로 돼있었다.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을 것이다. 고시엔 구장은 실제로 가보진 않았는데 TV로 일본고교야구를 많이 봤다. 역사가 깊은 야구장이다. 거기서 뛴다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 설레고 기대가 된다.
-친정팀 삼성을 떠나게 됐는데
삼성에 감사하다. 프로 입단 이후 삼성을 떠난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누구나 9년간 운동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외진출을 허락해주고 원하는 방향으로 선택하도록 배려해주신 삼성 김인 사장님 송삼봉 단장님, 류중일 감독님과 코치님에게 감사하다. 내 야구인생 마지막 공은 반드시 삼성에서 던지겠다.
-한신을 택한 이유는
에이전트 김동욱 대표님과 이적할 팀을 신중하게 택했다. 가장 큰 기준은 내가 필요하고, 팀에서 내가 채워줘야 할 역할을 하면 우승까지 가능한 팀을 원했다. 그 팀이 한신이었다. 한신은 첫 만남부터 계약을 할 때까지 나를 진심으로 대했다. 한신 팬들은 국내야구 롯데 팬들보다 더 열성적이란 얘기를 들었다. 그런 점을 염두에 두기보다 내가 내 본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성적이 좋지 못하다면 모든 걸 감수하겠다. 일본 언론에서 잘하지 못했을 때 나오는 반응은 신경 쓰지는 않겠다.
-후배 마무리 투수에게 하고 싶은 말은
삼성은 기량이 출중한 투수가 많다. 안지만이나 권오준 선배가 마무리를 맡을 수 있다. 내 빈자리를 잘 메워줄 것이다. 삼성은 전력 누수가 크지 않을 것이다. 마무리투수는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한다. 실패할 수도 있지만, 1년이라는 시즌동안 1경기에 감정이 흐트러지면 안 된다. 그리고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마무리투수는 1이닝 전담으로 하는 게 좋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서 1이닝 이상도 던질 수 있다. 팀이 필요하면 언제든 준비하겠다.
-내년 시즌 목표는
아직 시즌이 시작되지도 않았다. 세이브 개수, 혹은 성적을 말하는 건 힘들다. 준비를 잘 해서 세이브 개수보다 블론세이브를 적게하고, 구원 실패 확률을 낮추겠다. 세이브 상황에서 선발투수들의 승리를 지켜주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일본에서도 세이브를 많이 하고 구원 타이틀을 따면 팀 성적도 좋아지겠다. 개인성적에도 욕심을 내겠다.
-몇년 전 일본에서 이중 키킹 동작을 지적한 적이 있다
내 투구폼은 이중동작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동작이다. 항상 일관적으로 나오는 동작이다. 내 투구폼은 프로에 입단했을 때 KBO가 내 투구 비디오를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질의한 적이 있었다.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국제대회서도 투구 폼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듣지는 않았다.
-지난 9년간 가장 의미있었던 순간은
9시즌을 뛰면서 매 경기가 소중했다. 굳이 1경기를 꼽자면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은 2013년 한국시리즈 7차전이 가장 기억이 많이 남는다. 프로 최초라는 타이틀이 많이 붙었다. 프로 최초 통합 3연패였다. 1승3패 뒤 3연승으로 우승을 했고 우승을 하면서 해외에 진출하게 돼 기억에 많이 남는다.
-일본에서 마무리로 활약했던 KIA 선동열 감독의 조언이 있었나
따로 저에게 조언을 해준 건 없었다. 어제도 인사를 드렸다. 선 감독님이 선택을 잘 했다고 말씀해주셨다. 지금 하던대로 하면 잘 할 것이라고 말해주셨다.
-한신에서 뛰었던 후지카와 규지와 많이 비교를 한다
아시아 시리즈에서 일본 선수들을 상대해봤다. 아시아시리즈는 단기전이었다. 몸 자체가 100%가 아니었다. 그게 단기전에서 보여지는 것보다 앞으로 내가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후지카와와 비교를 많이 하는데 그 선수는 그 선수의 장, 단점이 있다. 나는 내가 한신에서 할 부분을 착실하게 하겠다. 기회가 된다면 후지카와가 세운 한 시즌 최다 46세이브도 깨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차근차근 세이브를 따내겠다.
-구종 추가 가능성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건 맞다. 구종은 기본적으로 직구, 슬라이더로 간다. 다른 변화구가 필요하다면 상황에 맞게 변화를 시도할 수도 있다. 아직까지는 내 투구 스타일에서 변화를 줄 생각은 없다.
-야구 외적으로 두려운 건 없나
두려움 보다는 기대하는 게 더 크다.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일본을 접하진 않았지만, 혼자 생활하는 게 익숙하다. 더 좋은 환경에서 뛰는 걸 기대하고 있다.
-22번을 달게 됐다
한신에서 제안했다. 21번을 달고 있는 선수가 있어서 그 번호를 뺏긴 싫었다. 그 선수의 기분이 나쁠 것이다. 구단에서 주는 번호를 받아서 쓰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 번호가 22번을 달게 됐다.
-요미우리 강타자 아베를 잘 막을 자신이 있는지
요미우리와 붙어도 다를 건 없다. 아베는 강타자로 알고 있다. 같은 팀의 이승엽 선배에게 말을 많이 들었다. 마운드에서 상황에 따라서 달라진다. 지금 그 선수를 어떻게 상대하겠다고 말을 할 순 없다. 누구든 정면 승부를 하겠다. 개인적으로는 상대를 해보고 싶다는 타자는 없다. 타자를 생각하기보다, 내 피칭이 중요하다. 내가 나가는 상황은 항상 긴박하다. 타자를 염두에 두지 않겠다. 물론 일본에 강타자가 많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마운드에서 표정 변화가 없다
일부러 표정관리를 하진 않는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프로에 와서 관심이 높아지면서 부각이 됐다. 마운드에서 포커페이스를 일부러 하지 않는다. 단지, 마운드에서 경기를 하면 웃을 일은 없는 것 같다.
-연투가 가능한가
4이닝까지 던져봤다. 연투에 대한 부담도 없다. 다른 마무리투수보다 자신있다. 마무리투수는 한 시즌을 뛰면서 팀이 필요로 하면 항상 준비를 해야 한다. 1년 내내 준비해야 한다. 일주일에 6경기 다 나갈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
[오승환.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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