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부천 김진성 기자] 하루아침에 외국인선수가 도망갔다면.
WKBL은 지난 2012-2013시즌 5년만에 외국인선수 제도를 부활했다. 1명 보유 1명 출전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2명 보유 1명 출전으로 바꿨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명확한 교체 규정은 없다. 참고로 KBL은 외국인선수를 기량미달로 2회 교체할 수 있다. 부상을 당한 선수의 경우 진단서를 KBL에 제출하면 언제든지 대체선수 영입이 가능하다.
올 시즌 외국인선수 이탈은 두번째다. 최근 삼성생명이 부상을 입은 애슐리 로빈슨을 엠버 홀튼으로 교체했다. 삼성생명은 전치 8주 부상을 입은 로빈슨의 잔여연봉을 모두 지급한다. 그리고 4일 하나외환 모니카 라이트가 갑작스럽게 숙소를 이탈했다. 이날 삼성생명과의 홈 경기부터 불참했다. 하나외환은 당분간 나키아 샌포드만으로 외국인선수를 꾸린다.
하나외환 관계자에 따르면, 라이트는 부상을 당한 게 아니다. “아버지가 위독해서 올스타전 기간에 5박6일로 미국에 다녀오기로 돼 있었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날 통역에게 “이야기를 못 하고 가게 됐다. 미안하다. 하나외환이 남은 시즌을 잘 치렀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남기고 홀연히 출국했다.
결국 아버지의 몸이 좋지 않다는 건 작은 하나의 이유일지도 모른다. 농구계에선 라이트가 WKBL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미국으로 짐을 싸서 돌아갔다고 본다. 조동기 감독은 “성격이 착하고 여리다. 내성적이었다. 팀에 적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팀 패턴플레이에 적응을 하지 못했다”라고 했다. 조 감독과 하나외환은 라이트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보고 대체 외국인선수를 물색할 계획이다.
라이트는 지난 비 시즌에 숱한 화제를 뿌렸다. NBA에서 뛰는 슈퍼스타 케빈 듀란트의 약혼녀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력으로 어필하지 못하고 시즌 도중 무단 이탈로 결론이 나고 말았다. 하나외환으로선 2라운드 들어 경기력이 좋아지고 있었던 상황. 조 감독과 하나외환 선수들로선 라이트의 돌발행동이 황당할 수밖에 없다.
조 감독은 “팀 분위기가 동요된 건 아니다. 나키아 샌포드가 아니라서 다행이다”라고 했다. 하나외환의 외국인 1번옵션은 나키아다. 상대적으로 라이트의 활용도는 떨어졌다. 하지만, 장기레이스에서 라이트가 해줘야 할 역할은 분명히 있었다. 상대적으로 가드진이 약한 팀 사정상 라이트의 좋은 플레이가 필요했었다. 하지만, 결국 라이트는 갑작스럽게 떠났다.
한편, 라이트의 경우 부상이 아닌 기타 사유의 교체다. 이럴 경우 상식적으로 하나외환이 라이트에게 잔여 연봉을 지급할 이유는 없다. 참고로 삼성생명은 부상으로 팀을 떠난 애슐리 로빈슨에게 잔여연봉을 지급할 계획이다. 더 큰 문제는 WKBL이 외국인선수 교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현 시스템에선 외국인선수가 하루 아침에 부상 혹은 부적응의 이유로 짐을 싸서 출국하면 손해는 팀만 보게 된다.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정보완이 필요하다.
[모니카 라이트.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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