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구리 김진성 기자] “삼성생명에서 많이 뛰라고 했어.”
여자프로농구 6개구단의 선수층은 극히 얇다. 프로스포츠인데 트레이드가 일어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런데 신한은행은 지난 2012-2013시즌에 이어 두 시즌 연속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신한은행은 4일 삼성생명과 1대1 맞트레이드를 실시했다. 최희진(180cm, 포워드)을 삼성생명에 보내는 대신 박다정(173cm, 가드)을 받았다.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은 4일 하나외환전을 앞두고 “임달식 감독이 트레이드를 먼저 요청했다. 가드를 맞추다 보니 두 사람으로 결정됐다”라고 했다. 이 감독은 “우리 팀은 포워드들의 신장이 낮다. 최희진은 외곽에서 슛을 던질 수 있는 슈터”라고 했다. 여자농구에서 180cm 정도면 경쟁력이 없지 않다.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임 감독은 5일 KDB생명과의 구리 원정경기를 앞두고 “최희진이 8년차다. 그동안 제대로 뛰지 못했다”라고 했다. 최희진은 2006년 신인드래프트 6순위로 신한은행에 입단했으나 김단비, 김연주 등 쟁쟁한 선수들에게 밀려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올 시즌에도 단 4경기에 출전해 득점없이 0.4리바운드에 그쳤다.
임 감독은 “최희진은 더 이상 우리팀에선 뛰기가 쉽지 않다. 뛸 수 없는 선수를 데리고 있는 건 선수의 장래를 망치는 일이다. 최희진에게 삼성생명에 가서 많이 뛰라고 했다. 대신 우린 박다정을 받았다”라며 트레이드에 만족감을 표했다. 박다정은 가드요원인데, 역시 신한은행에선 당장 출장 시간을 보장 받기가 어렵다. 신한은행 가드진은 최윤아, 김규희에 윤미지까지 있다.
임 감독은 “곧 2군리그가 개막한다. 박다정은 2군 경기에 나올 것이다. 미래를 내다보고 키워야 한다”라고 했다. 임 감독은 기량 발전이 더디고 기회를 많이 얻을 수 없는 선수를 과감하게 트레이드하는 한편, 새로운 유망주를 받아왔다. 선수 이동이 극히 제한적인 여자농구판에 임 감독의 행보가 눈에 띈다. 알고 보면 임 감독이 선수들을 배려한 것이다. 임 감독은 “예전에 한채진도 나를 찾아와서 뛸 수 있는 팀으로 보내달라고 해서 KDB생명으로 보내줬다”라고 회상했다.
신한은행엔 이날 박다정의 모습이 포착됐다. 임 감독의 말대로 박다정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한편, 최희진도 4일 하나외환전을 앞두고 삼성생명에 합류했으나 유니폼 제작이 늦어지는 바람에 출전하지 않았다. 이 트레이드의 결과는 좀 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최희진.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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