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잠실실내체 김진성 기자] 삼성이 조금씩 웃는다.
삼성 김승현은 3일 KT와의 원정경기에 투입됐다. 10월 22일 동부전 이후 42일만의 복귀였다. 당시 19분36초간 7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경기감각이 떨어진 상황. 소위 말하는 게임 체력이 우려됐으나 예상보다 오래 뛰었다. 6일 오리온스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만난 삼성 김동광 감독은 “2분만에 바꿔달라고 하더라. 헉헉거릴 것”이라고 웃었다.
하지만, 그 클래스가 어디로 도망가는 건 아니었다. 김승현이 투입되자 삼성 공격 흐름이 달라졌다. 김승현에겐 경기를 정리, 정돈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다시 말해서,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요령이 뛰어나다. 당시 컨디션이 좋은 임동섭, 이동준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삼성은 김승현이 단 10분만 정상적으로 뛸 수만 있어도 승부처에서 상대를 누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김 감독은 “20분이면 생각보다 많이 뛴 것”이라고 했다. 바꿔 말해서 20분이란 시간 동안 이정석, 김태주 등이 번갈아 쉬었다는 의미다. 장기레이스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더구나 삼성은 이시준, 황진원 등이 부상 중이다. 가드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에서 김승현이 돌아왔다. 3라운드 중반. 중위권을 사수해야 하는 삼성으로선 김승현의 정상 복귀가 매우 중요하다.
김승현은 6일 오리온스전서는 2쿼터부터 모습을 드러냈다. 사실 아직 선수들과 호흡이 제대로 맞지 않는다. 이날로 올 시즌 8경기째 출전이다. 더구나 그와 가장 긴밀하게 호흡을 맞춰야 할 마이클 더니건은 시즌 초반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했었다. 김승현과 뛴 경기가 적다. 제스퍼 존슨을 비롯한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2대2플레이, 속공전개와 마무리 등에서 호흡이 매끄러운 편은 아니었다.
오히려 김승현보다 패싱센스는 떨어지지만 경기운영능력이 좋은 이정석이 동료들과의 미세한 움직임이 더 잘 맞는다. 이날 3쿼터서 이정석이 경기운영을 책임졌을 때 이동준과 호흡이 더 잘 맞았다. 김승현은 승부가 갈린 4쿼터서 다시 투입됐으나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김승현은 여유를 갖고 경기운영에 나섰으나 외국인선수들과의 호흡이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냉정하게 보면 이날 삼성의 승리는 김승현의 공헌도가 그리 높진 않았다. 삼성은 김승현의 활용도를 좀 더 끌어올리면서 세밀한 패턴플레이의 호흡을 맞춰가야 한다. 아직 정규시즌은 절반 넘게 남았다. 김승현이 꼭 해줘야 할 부분이 있다.
어쨌든 삼성에 김승현이 들어오면서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자세, 집중력이 달라졌다. 김 감독은 “더니건은 김승현이 좋은 패스를 뿌리는 가드라는 걸 잘 안다. 다른 가드들과 뛸 때에 비해 움직임이 좀 더 활발하다”라고 했다. 보이지 않는 김승현 효과인 셈이다. 김승현이 정상적으로 가세한 것 자체로 든든한 옵션이 생긴 것이다. 사실 복귀 후 2경기를 치른 김승현의 경기력을 현 시점에서 평가하긴 매우 어렵다.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김승현은 이날 18분 19초동안 4점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김승현.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