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중일호 2기가 시작됐다.
삼성 류중일 감독의 3년 21억원 재계약. 류 감독은 업계 최고대우를 받았다.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었다. 류 감독은 곧바로 자신의 계약금 일부를 사회에 나누는 따뜻함으로 팬들에게 보답했다. 이제 앞으로 3년간 더욱 강한 삼성을 만들기 위해 또 다시 시작이다. 류 감독은 “지난 3년이 1기였다면, 앞으로 3년은 2기”라고 했다.
▲ 통합 4연패, 해태왕조 정조준
삼성의 내년 목표는 당연히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다. 통합 3연패를 일궈낸 팀이 없었으니 당연히 통합 4연패도 전례 없는 일. 만약 류 감독이 삼성을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로 이끈다면 전설의 해태왕조를 뛰어넘는 기록이 완성된다. 해태는 1986년부터 1989년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정규시즌 승률 1위는 단 한 차례였다.
해태가 한국시리즈 4연패를 차지했던 시절, 삼성은 그야말로 해태의 밥이었다. 삼성은 세월이 흘러 25년만에 한을 풀 기회를 잡았다. 그것도 삼성에서만 27년을 뛴 류중일 감독이 일궈낸다면 삼성으로선 그 의미가 배가될 전망이다. 류 감독 개인적으로도 두 번째 계약 첫 시즌에 통합 우승에 성공한다면 남은 2년도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설 수 있다.
문제는 내년 삼성의 전망이 결코 밝지 않다는 것이다. 삼성은 권오준이 돌아오지만, 오승환과 배영섭이 빠진다. 대신 FA로 전력을 보강한 팀이 수두룩하다. 외국인선수가 2명 보유 2명 출전에서 3명 보유 2명 출전으로 바뀌면서 전력 자체에 대한 변수가 더욱 심해졌다. 올 시즌 흔들렸던 마운드를 다잡고 타선의 강력함을 유지하는 게 통합 4연패로 가는 기본 로드맵이다. 류 감독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 성적과 리빌딩을 모두 잡으려면
성적과 별개의 것. 류중일호 2기의 목표는 리빌딩이다. 류 감독은 올 시즌 중에도 “젊은 투수들이 올라와야 하는데”라며 수 차례 되뇌었다. 박근홍, 백정현, 김현우 등 아시아시리즈서 가능성을 보여준 자원들이 1군에서 꾸준히 활약하려면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 그리고 류 감독이 철저하게 밀어줘야 한다.
삼성은 현재 주축 투수들의 나이가 대부분 30대 초, 중반이다. 20대 선수 중 확실한 1군 멤버는 심창민과 차우찬뿐이다. 이 숫자를 더 늘려야 하다. 불펜은 불펜대로, 선발은 선발대로 뉴 페이스 발굴 및 성장이 시급하다. 코치 욕심 많은 류 감독이 전병호 2군 불펜코치의 후임자를 누구로 할 것인지 궁금한 대목이다. 포스트 오승환 찾기도 결국 마운드 리빌딩의 일환이다.
9팀 중 4팀에 포스트시즌에 나서는 국내야구. 성적과 리빌딩을 동시에 잡기가 쉽지 않다는 게 류 감독을 비롯한 국내야구 감독들의 고민이다. 하지만, 삼성은 이 시기를 놓치면 급격한 전력 약화를 피할 수 없다. 류 감독이 2014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삼성의 미래도 달라질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류중일호 2기의 행보에 따라 삼성이 21세기 강호의 입지를 굳히느냐, 경쟁자들에게 추월을 당하느냐가 결정된다.
▲ 류중일 감독의 스타일은 달라질까
류 감독은 지난 11월 아시아시리즈를 마치고 귀국할 때 “내년엔 훈련방식을 바꿀 수도 있다”라고 했다. 매년 경쟁자들은 강해지는데, 삼성은 이렇다 할 전력보강이 없었다. 그럼에도 통합 4연패와 함께 리빌딩으로 밝은 미래를 다져야 한다. 류 감독으로선 훈련을 통해 강한 삼성을 만들어갈 수밖에 없다. 류 감독은 “훈련을 너무 많이 해도, 너무 적게 해도 안 된다”라고 했다.
삼성은 내년 1월 15일 이후 괌으로 떠난다. 이후 오키나와를 거치면서 스프링캠프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류 감독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 감독으로 차출됐던 올해와 달리 내년 스프링캠프는 자신이 직접 삼성을 끝까지 챙길 수 있다. 아무래도 올해보단 스프링캠프 분위기가 빡빡해질 것 같다.
물론 류 감독의 시즌 운영 스타일이 갑자기 변할 가능성은 낮다. 류 감독은 기본적으로 타자들을 믿고, 선발투수에게 강한 믿음을 준다. 하지만, 시즌을 거듭하면서 상황에 맞게 조금씩 달라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또한, 류 감독은 선수단이 모여서 이동할 때 시간엄수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삼성 특유의 10분 일찍 문화는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류중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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