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중일 감독이 또 한번 국제대회서 지휘봉을 잡는다.
KBO는 10일 이사회를 열고 “국가대표 감독 선임과 관련해 2014년 아시안게임은 현행 규정대로 전년도 우승팀 감독이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지휘봉은 삼성 류중일 감독이 맡게 됐다. 류 감독은 이미 올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3연패를 달성한 이후 아시안게임 지휘봉을 잡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사실 별 다른 방법이 없었다. 야구계에선 내년 아시안게임을 기존 방식을 고수하느냐, 전임감독제를 실시하느냐를 놓고 고민했다. 현역 감독, 전임감독제 실시 모두 장점과 단점이 확실했다. 하지만, KBO는 이번에도 류 감독에게 한국야구의 명운을 맡겼다. 전임감독제는 비용 및 관리 문제가 있다. 류 감독이 내년 시즌을 준비하면서 충분히 대표팀을 이끌 수 있다고 봤다. 류 감독은 이미 올해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과 삼성을 사실상 동시에 꾸렸다.
류중일 감독의 영욕의 국제대회 도전사가 새삼 주목받는다. 류 감독은 국내에선 삼성을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로 이끌었으나 국제대회서는 명암이 뚜렷했다. 사실 성공의 역사보다 실패의 역사가 더 많다. 류 감독으로선 아킬레스건이다. 2011년 삼성을 이끌고 아시아시리즈에 나섰던 류 감독은 2013년 아시아시리즈까지 4차례 국제대회를 치렀다.
2011년엔 화려한 시즌 마감을 했다. 아시아시리즈 사상 첫 한국 프로팀 우승 감독이 됐다. 당시 류 감독이 이끈 삼성은 예선서 일본 챔피언 소프트뱅크에 완패했으나 결승전서 말끔하게 설욕하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삼성은 당시 정규시즌, 한국시리즈에 이어 아시아시리즈까지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2007년, 2008년, 2010년 통합우승을 달성한 SK도 해내지 못한 기록이었다.
하지만, 류 감독은 이후엔 국제대회서 연이어 쓴맛을 봤다. 부산에서 열린 2012년 아시아시리즈서 예선탈락의 수모를 맛봤다. 당시 대만 라미고 선발투수 마이크 로레를 공략하지 못해 꼼짝 없이 영봉패를 맛봤다. 국내에서 사상 최초로 열린 아시아시리즈였기에 류 감독과 한국 야구계가 받은 충격은 컸다. 타선이 너무나도 터지지 않자 류 감독으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올해도 국제대회서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류 감독은 2011년 아시아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대만 타이중을 올해 2월에 다시 찾았다. 2012년 우승팀 감독 자격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기 때문이다. 류 감독이 감독 데뷔 3년만에 국제대회 지휘봉을 잡은 것이다. 호기롭게 나섰던 류 감독은 쓴맛을 봤다. 한국은 1라운드서 네덜란드에 0-5로 패배하면서 호주와 대만을 연거푸 잡았음에도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류 감독은 지난 11월에도 또 한번 타이중을 찾았다. 2년 전 영광을 누렸던 그 장소에서 아시아시리즈 정상탈환에 나섰다. 하지만, 또 실패했다. 이번엔 상황이 녹록하지 않았다. 부상과 계약 문제로 주전들이 상당수 빠져나가면서 객관적인 전력 자체가 약했다. 삼성은 준결승전서 탈락의 쓴맛을 봤다. 그래도 작년 예선탈락의 수모는 반복하지 않았다.
류 감독에겐 영욕의 국제대회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시 국제대회 지휘봉을 잡았다. 이번엔 아시안게임. 아시안게임은 소위 말해 금메달을 따야 본전인 대회다. 한국은 1998년, 2002년, 2010년 아시안게임서 금메달을 따냈고, 병역을 해결하지 못한 선수들이 혜택을 받았다. 류 감독이 대표팀을 어떻게 구성하고 운영하느냐에 따라 한국야구의 미래의 모습이 달라질 수 있다. 류 감독으로선 상당한 부담감을 안은 셈이다. 야구 팬들은 평소 죽는 소리,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류 감독이 당당한 모습으로 홈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길 기대한다. 류 감독 개인적으로서도 국제대회 악몽을 떨쳐낼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류중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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