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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의 스타★필(feel)]
배우 오만석은 닮은꼴이 많다. 신화 에릭, 배우 진구와 김형범, 더자두 강두까지 외모가 비슷하다. 그러나 연기력이나 존재감은 대체 불가이다. 자신의 이름 만석(萬石)처럼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을 넘나들며 천 가지, 만 가지 얼굴로 맹활약 중이다.
그런 그가 요즘 밉상 캐릭터로 공분(公憤)을 사고 있다. KBS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에서 가진 건 반반한 얼굴과 허세뿐인 ‘허세달’로 출연하여 자신의 단골 대사처럼 시청자들을 미쳐 버리게 하고 있다. 돈의 맛에 팔려 성실한 아내인 왕호박(이태란)을 배신하는 뻔뻔한 역할이다. 능청과 허세를 오가며 욕먹기를 작정하고 덤비다 노숙자로 전락하고 말았다. 기존 무겁고 진지한 역할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1999년 연극 ‘파우스트’로 데뷔한 오만석은 무대에서 나고 자란 천상 배우이다. 고등학교에서 연극반에서 활동하고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했던 그는 뮤지컬 ‘그리스’, ‘달고나’, ‘헤드윅’, ‘김종욱 찾기’, ‘내 마음의 풍금’ 등을 거치며 뮤지컬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1대, 원조 타이틀이 많은데 제1대 헤드윅, 제1대 김종욱, 원조 공길(연극 이(爾))까지 그가 창조한 인물들은 스테디셀러 공연물이 되거나 영화로 재탄생되며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오랜 무대경험으로 정확한 발음과 완벽한 호흡조절, 풍부한 감성연기가 장점인 오만석은 무대극 배우 특유의 과장된 연기를 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 캐릭터에 납득이 가야 변신할 수 있기에 겉으로 도는 연기가 아닌 빙의 수준으로 완벽하게 변신한다.
이번 역할 ‘허세달’ 역시 그러하다. 십수 년째 가정의 경제를 책임져온 아내에게 배은망덕하게 굴지만 전혀 양심의 가책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막말과 궤변을 늘어놓으며 시청자들을 뒷목 잡게 하지만, 응당의 대가를 치루고 있다.
원래 연기를 잘하는 배우지만 캐릭터와 동화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극 중 유행어인 ‘미춰버리겠네’를 수천 번 연습했고, 첫 회 15초 동안 게임하는 장면을 위해 한 달간 게임폐인으로 살기도 했다. 껄렁껄렁 거리는 ‘허세달’의 말투와 제스처는 피나는 연습으로 완성됐다.
지금은 드라마에서 사랑받고 있지만 오만석은 뮤지컬, 드라마, 영화를 두루 거치며 끝없는 변신을 하고 있다.
[배우 오만석. 사진 = KBS 제공]
최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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