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잠실실내체 김진성 기자] “집중력이죠 집중력.”
서울 삼성은 최근 프로농구판에서 가장 잘 나간다. 삼성은 시즌 첫 10경기서 1승9패로 최악의 출발을 했으나 이후 12경기서 10승2패로 쾌속질주 중이다. 8일 동부에 연장 접전 끝 승리하면서 마침내 5할 승률을 돌파했다. 시즌 전 하위권에 머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10일 전자랜드와의 홈 게임 직전까지 5위에 랭크됐다.
김동광 감독은 “골밑에서 더니건과 이동준이 중심을 잡아주고 젊은 선수들이 수비를 열심히 해줘서 그런 것이다”라고 상승세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어쨌든 삼성이 예상 외와 다른 행보를 걷고 있는 건 분명하다. 건강한 이정석과 김승현의 가세로 시간이 갈수록 경기력이 안정된다. 최근엔 제스퍼 존슨의 활약도 쏠쏠하다.
10일 전자랜드와의 홈 게임을 앞둔 김 감독은 “잘 나갈수록 집중력이 중요하다. 리바운드, 루즈볼 하나가 중요하다. 팀 분위기는 사소한 것 하나로 바뀐다”라고 했다. 선수들의 심리는 그렇다. 연승을 달리면 순간적으로 느슨해질 수 있다. 농구는 개개인의 의지와 승부욕이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감독들이 전술, 전략을 떠나서 공과 사람에 대한 집중력을 강조하는 건 이 때문이다.
최근 쾌속질주를 하는 삼성이지만, 김승현과 존슨 정도를 제외하곤 딱히 상대를 압도하는 테크닉을 갖고 있는 선수는 없다. 당연히, 상대보다 한 발 더 뛰는 기민함과 정신력이 필요하다. 올 시즌 김 감독이 무명가드 김태주를 주전으로 중용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김태주가 화려한 테크닉을 자랑하는 선수가 아니다.
김 감독의 걱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적어도 4쿼터 중반까지는 그랬다. 삼성은 최근 3연승 과정에서 보여줬던 강력한 집중력이 살짝 실종됐다. 김 감독은 “결국 리바운드 싸움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했는데, 전자랜드에 밀렸다. 전자랜드 주포 리카르도 포웰에 대한 수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골밑에서 위력을 제대로 발휘했던 마이클 더니건과 이동준도 주춤했다. 전자랜드가 삼성 가드진의 패스루트를 적극적으로 차단했기 때문이다. 2점슛 성공률도 많이 떨어졌다.
삼성은 후반 들어 존슨과 임동섭 등의 득점으로 승부를 잠시 뒤집었다. 그러나 이후 전자랜드에 연이어 공격리바운드를 내주는 등 승부처에서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 4쿼터에도 추격할 듯 하는 흐름에서 연이어 수비 미스를 범했다. 삼성은 그렇게 무너지는 듯 했다.
하지만, 김 감독의 말대로 승부는 사소한 부분에서 갈렸다. 전자랜드 포웰은 존슨의 외곽슛 감각이 좋았음에도 좀 더 타이트한 수비를 펼치지 않았다. 존슨은 3점포를 연이어 집어 넣었다. 삼성은 결정적인 순간에 루즈볼, 리바운드 집중력도 뛰어났다. 이동준이 느슨한 전자랜드의 수비망을 파고 들어 컷인 득점에 성공했다. 불과 경기 종료 2~3분전에 흐름이 삼성쪽으로 흘러갔다.
하지만, 삼성은 1분 여전 포웰에게 3점플레이, 3점포를 얻어맞으면서 6점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10여초를 남기고 마지막 공격에 실패한뒤 차바위에게 결승 속공 레이업슛을 얻어맞고 재역전패했다.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친 것이다. 삼성으로선 너무나도 아쉬운 패배였다. 전자랜드의 집중력이 대단했디.
김 감독의 말대로 잘 나가는 팀일수록 기본부터 다져야 한다. 삼성은 이날 4쿼터 초반까지 집중력 부족으로 패배를 맛봤다. 결국 삼성은 올 시즌 첫 5할 승률에서 +승수를 쌓았는 데 실패했다. 전자랜드가 극적인 역전승을 따냈다. 삼성은 김동광 감독의 말이 현실로 드러나고 말았다.
[김동광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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