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 "공백 의도적? 이 갈며 작품 준비" (인터뷰①)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전도연이 드디어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전도연은 이미 연기에 대해 논하는 것이 무의할 정도로 연기 잘 하기로 정평이 난 배우지만 영화 '집으로 가는 길'(감독 방은진) 속 그는 기대 그 이상을 뛰어넘는 연기력을 선보인다.

실제 '집으로 가는 길'이 공개된 후 그에게 최고의 찬사들이 뒤따랐다. 다시 한 번 '칸의 여왕'의 명성이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일깨웠으며 임상수 감독이 그에게 '짐승'이라고 칭했다는 말에 깊이 공감하게끔 했다. 단언컨대 그는 본능으로 연기하는 국보급 배우임이 틀림없다.

전도연은 연기 극찬에 대해 "계속 들어도 좋은 말인 것 같다. 그런 반응들에 대해 기분이 어떠냐고 질문을 많이 하는데, 기분이 좋다. 한편으로는 부담스럽기도 하다. 지금 영화를 찍고 있는데 어떻게 더 잘 해야 하나 싶기도 하지만 기분 좋은 부담인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연기를 할 때 더하고 덜 하는 건 없는데 사람들이 '더', '더' 하는 게 있다. '더'가 없다는 것에 대해서는 부담감을 느낀다"며 "내가 연기를 진짜 잘 해서라기보다도 작품이 좋았기 때문에 모든 것들이 더 좋아 보이는 것 같다. 제2의 필살기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좋은 작품을 선택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연기의 신' 전도연이기에 그의 연기를 볼 수 없는 공백기에 대한 아쉬움도 일었다. 전도연은 지난 2011년 '카운트다운' 이후 2년 만에 새로운 영화를 들고 돌아왔다.

전도연은 의도적 공백이었냐는 질문에 "일부러 텀을 두지는 않았다. (공백기 동안) 시간이 많아 영화를 많이 보러 다녔는데, 여배우가 나온 영화를 본 적이 적었다. 그 시간이 남자 배우 중심의 영화가 성행할 때였던 것 같다"며 "본의 아니게 작품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는데, 이를 갈며 다음 작품을 준비한 시간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사실 다음 작품에 몰입하기 위해 자신을 갈고 닦는 시간, 고심을 거듭하며 다음 작품을 고르는 시간 역시 차기작을 위한 준비라고 볼 수 있다. 이에 아직 확정된 작품은 없지만 작품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전도연의 말 또한 충분히 공감됐다. 이런 시간 탓에 '집으로 가는 길' 속 전도연이 연기에 더욱 목말라 보인 것인지도 모른다.

전도연은 "그게 티가 났냐"며 "연기가 되게 하고 싶었다. 그런데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고 해서 욕심처럼 작품이 주어지는 게 아니다. 영화들도 내가 할 수 있는 영화보다 남자배우 중심의 영화들이 제작된다고 하니 '이러다 알게 모르게 은퇴하는 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불안한 마음도 있었다. 절박하거나 심각한 건 아니었지만 그런 생각이 얼핏 드는 순간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또 자신에게 쉽게 캐스팅 제안을 할 수 없다는 점도 전도연이 고민하는 부분 중 하나. 누가 쉽사리 전도연에게 적은 분량의 역, 다수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역을 제안할 수 있겠는가. 무려 배우 전도연에게 말이다.

전도연은 "멀티 캐스팅은 출연할 생각이 없냐고 하는데, 사실 난 생각이 있다. 충분히 참여할 의사도 있지만 나에게 작품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내가 편하게 캐스팅하기에 부담스러운 존재인가보다. 나이도 그렇고 위치적으로도 그렇고. 요즘 감독님들의 나이도 어려져 내가 선배가 된다. 그래서 편하게 생각되지 않는 것 같다. 그런 것들에 대한 이미지를 깰 수 있는 건 나다. 누군가 깨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을 통해 그런 이미지들을 스스로 깨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며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전도연의 복귀작, 명불허전 연기력을 목도할 수 있는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은 지난 2004년 10월 30일 프랑스 오를리 공항에서 마약 운반범으로 오인돼 대서양 건너 외딴 섬 마르티니크 감옥에 수감된 평범한 한국인 주부의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주부와 아내를 되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애쓰는 남편이 겪은 756일 간의 안타까운 여정을 그렸으며 전도연이 마역 운반범으로 오인돼 수감된 주부 정연, 고수가 아내를 구하기 위해 세상에 호소하는 남편 종배 역을 맡았다.

[배우 전도연.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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