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1971년생인 류택현(LG 트윈스)은 잘 알려진 대로 프로야구 투수 통산 출장 기록을 가지고 있다. 899경기에 출장한 류택현은 1번만 더 마운드에 오르면 프로야구 최초로 900경기에 나선 투수가 된다.
등판은 승리를 위한 과정에 불과한 만큼 등판 자체가 중요하지는 않다. 다만 최고 기록이라는 점이 특별할 뿐이다. 류택현도 900경기 출장에는 그다지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900경기 출장에 신경 쓰지 않는 것은)더 큰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류택현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자주 말해왔듯 류택현의 목표는 2가지다. 하나는 팀의 우승이다. 1995년 우승팀인 OB 베어스에 몸담고 있었지만 류택현은 한국시리즈 당시 엔트리에는 없었다. LG에 와서 2002년 한국시리즈에 나선 것이 류택현이 경험한 한국시리즈의 전부였다.
나머지 하나는 통산 1000경기 등판이다. 2012 시즌을 앞두고 돌아왔을 때만 해도 멀게만 보였지만, 811경기를 치렀던 류택현은 2년간 88경기를 추가했다. 올해 58경기에서 공을 뿌린 류택현이 올해와 같은 활약을 앞으로 2년 연속으로 보여줄 수 있다면 1000경기도 멀지만은 않다.
900경기는 1000경기로 가기 위한 첫 걸음이다. 팀과 연결한다면 LG가 우승에 도전하는 2014 시즌에 자신이 나서는 첫 경기라는 의미도 담을 수 있다. 류택현은 "목표가 더 크기 때문에 900경기가 큰 의미는 없다"면서도 "그래도 700경기, 800경기 출장 때와는 달리 900경기는 내가 첫 번째라는 점에는 의의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매 100경기를 지나는 동안 류택현이 맨 처음이었던 적은 없었다. 600경기 이전은 말할 것도 없고, 700경기에 등판했을 때는 조웅천과 가득염(이상 SK)이 앞에 있었다. 800경기 출장 순간도 조웅천이 이미 그 고지를 지나간 뒤였다.
그렇지만 900번째 경기는 아직까지 전인미답의 영역이다. 류택현의 한 걸음에 프로야구도 900경기 출장 투수를 배출하게 되는 것이다. 본인은 애써 의미를 축소하고 있지만, 이는 리그 전체로 봐도 마땅히 기록해야 할 대기록 중 하나다.
다만 출장 기록에만 연연하지 않는 것은 자신의 투구가 팀의 승패와 긴밀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1~4위 사이에서는 4~6경기 승패에 따라 순위가 결정된다. 풀타임으로 뛰면 가장 좋지만, 팀이 필요로 할때 10~20경기 정도만 나가서 내 역할을 하는 정도가 돼도 나쁘지 않다. 1군에 있을 때 역할을 하느냐 못하느냐가 중요하다. 엔트리만 차지하고 있으면 곤란하다"는 것이 류택현의 생각이다.
그래도 역시 다음 시즌 개인적 목표는 풀타임 소화다. 류택현은 "베테랑이 2군에 있는 것은 부담이지만, 이번 시즌 (권)용관이처럼 짧게 임팩트 있는 활약을 하는 것도 괜찮다" 면서도 "그래도 풀타임을 뛰어야 팀도 더 강해지지 않을까? (정)현욱이의 후반기 페이스가 좋지 못했는데, 내가 몸이 안 좋을 때 고생해 그런 것 같아 미안하다"며 짧은 이닝을 던지는 투수지만 한 시즌 내내 컨디션을 유지해야만 하는 중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류택현이 자신의 말처럼 풀타임을 버틸 수 있다면 LG도 다음 시즌 더욱 흔들림 없는 마운드 구축이 가능해진다.
[류택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