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자들' 김우빈, "학교폭력 미화 의도 없었다" (인터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 김우빈의 2013년은 그야말로 절정의 해였다. KBS 2TV '학교 2013'에서 박흥수 역으로 가능성을 인정 받은데 이어 영화 '친구2' 최성훈 역을 통해 한단계 성장했다. 여기에 SBS 수목드라마 '상속자들'(극본 김은숙 연출 강신효) 최영도 역을 연기하며 인기의 정점을 찍었다.

김우빈은 최근 서울 강남 압구정 인근에서 진행된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예상 못했던 응원들에 정말 깜짝 놀랐다. 최영도가 초반에 못된 인물이었는데 많이 응원해주시고 좋아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밝히며 폭발적인 인기에 다소 얼떨떨하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 "'상속자들' 최대 수혜자, 저 아닐까요?"

사실 김우빈이 연기한 최영도 역이 이렇게까지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극 초반 최영도는 구제불능 불량 청소년이었고 약한 친구를 괴롭히며 비뚤어지기만 했다. 김탄(이민호)과 차은상(박신혜)을 위기로 몰아 넣으며 폭주하는 모습은 그를 이해하기 힘들게 했다. 하지만 이후 최영도의 가정사로 인한 아픔과 차은상을 향한 그의 아픈 짝사랑이 본격적으로 그려지면서 최영도가 돋보이기 시작했다. 김우빈의 놀라운 연기력 성장은 이 때부터 폭발했다.

김우빈의 최영도는 날로 시청자들 마음 속에 자리 잡았다. '최대 수혜자'라는 수식어는 당연했고 일부 팬들은 '김은숙 작가가 김우빈을 너무 예뻐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만큼 최영도는 시청자들에게 강하게 다가왔고 SBS '신사의 품격'을 통해 김우빈과 처음 만난 김은숙 작가는 김우빈의 장점을 120% 살려줬다.

이와 관련, 김우빈은 "저도 작가님께 '아직 신인이고 예상치 못했기 때문에 더 이런 반응이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작가님이 마지막 촬영날 같이 밥 먹는데 '잘 한 것 같아?'라고 물어보시더라. 그래서 '제가 최대 수혜자가 아닐까요' 하니까 감동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저로서는 너무 감사하다"며 "김은숙 작가님은 평생 함께 하고 싶은, 감사한 작가님이다. 모든 작가님들께 감사하지만 김은숙 작가님은 두 번이나 만났고 빠른 시간에 제가 많이 성장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저를 믿어 주셨기 때문에 특히나 더 감사한 작가님"이라고 고백했다.

"김은숙 작가님은 '신사의 품격' 때도 워낙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신사의 품격' 때 정말 즐겁게 촬영했다. 저를 좋게 봐주시니까 이번에는 더 잘 해보이고 싶었다. '신사의 품격' 때는 분량이 적어 아쉬움도 많았고 많이 떨기도 했다. 그래서 내가 더 성장하고 나서 작가님과 한 번 더 작업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너무 빨리 불러 주셔서 감사했다. 믿어 주신 것에 대해 실망을 안겨 드리면 안된다는 생각이 있어서 조금 더 고민하고 노력도 많이 했다. 다음 작품에서 또 보자고 하면? 콜!"

▲"박신혜와의 어색한 포옹신, 설정이었답니다"

김은숙 작가의 믿음에 감사하는 마음과 자신의 성장을 위해 김우빈은 무던히 노력했다. 말투부터 디테일한 연기까지 신경 쓸 수 있는 모든 것들은 흡수하려 했다. 그는 "처음 연기 배울 때부터 선생님이 늘 인물의 일대기랑 백문백답을 작성하라고 했다. 그 때부터 습관처럼 계속 해왔다"고 입을 열었다.

김우빈은 "작가님이 워낙 글을 잘 써주시니까 재밌는 말투는 글 속에 베어 나온다. 거기에 충실했을 뿐"이라며 "상황에 따라 재밌는 요소들을 넣으려고 고민을 했다. 다행히 리허설 할 때 슬쩍 보여 드리면 감독님이 하지 말라는 말씀 안 해주셔서 감사하게, 재밌게 촬영했다"고 밝혔다.

"대사를 넣진 않았지만 소리 같은 것들은 애드리브로 많이 했다. 휘파람 분다든지. '호오~' 이런 것들을 많이 넣었는데 나중에는 '어후'가 재밌었는지 작가님이 아예 써주셨다. 근데 써있으니까 오히려 자연스럽게 못 하겠더라. 디테일 연기는 처음엔 조금 설정이었다. 근데 눈썹을 만지는 등의 연기를 연습 하다보니까 어느새 나도 모르게 만지고 있더라. 자연스럽게 넣어 보려 했다. 심리를 표현하는 방법인 것 같기도 했다. 나중에는 작가님이 '눈썹을 만지며'라고 지문에 써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마음껏 눈썹을 긁었다."(웃음)

설정으로 시작해 자신이 돼버린 최영도. 김우빈의 실제 성격과는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을까. 그는 "연기를 처음 배웠을 때 늘 거짓말 하지 말라는 것을 강조했다. 진심만을 얘기하라고 했다. 인물을 설정할 때부터 내 안에 있는 것을 최대한 끌어 내려고 한다. 사람이니까 다양한 면들을 갖고 있다. 크고 작음의 차이이다. 작은 부분이라도 인물과 비슷한 점이 있다면 최대한 끌어 내려고 한다. 어쨌든 내가 했기 때문에 내 모습이 가장 많이 넣어져 있지 않을까. 가장 비슷한건 얼굴이고"라고 털어놨다.

김우빈은 극중 박신혜와의 어색했던 첫 포옹에 대해서도 설정이었다고 전했다. 당시 박력 있는 모습을 원했던 시청자들은 방송 후 최영도를 모태 솔로라고 단정 짓기도 했다. 이에 김우빈은 "영도는 첫사랑이고 상대한테 하는 것들도 자연스럽지가 못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도 설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내가 거기서 너무 잘 안아 버리면 영도 같지도 않고 그래서 일부러 그랬다. 그 당시에도 탄이를 도발하는, 보여주기 식의 행동이었기 때문에 그랬다"고 설명했다.

"눈물 연기는 현장에서 선배님들이 많이 주셔서 자연스럽게 나왔다. 최영도라는 인물을 만들어 갈 때 엄마라는 단어는 아픈 단어였다. 그 상황에 맞춰 최대한 표현하려고 한다. 사실 못된 영도 캐릭터 때문에 먹은 욕은 너무 많다. 내가 찍은 공익 광고 중 학교 폭력 안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는게 있는데 '상속자들'에서 학교 폭력을 저지르고 있었다. 죄송했다. 미화하거나 이런 의도는 아니었기 때문에 이해해 주실거라 믿는다. 이야기를 보여 드리기 위해서 그런거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

▲ "뭘 또 이렇게까지 사랑해줘. 완전 신나게"

인물의 일대기를 그리고, 그 인물이 되려 노력하는 김우빈에게 '상속자들' 최영도는 한층 성숙된 연기를 할 수 있게 도와줬다. 때문에 '상속자들'을 한마디로 표현하기엔 어렵다. 멋진 말로 표현하고 싶지만 너무도 더 감사한 작품이기에 오히려 멋진 말이 더 쉽게 생각 나지 않는다.

그는 "생각지도 못 했던 사랑에 감사하다. 선배님들께는 너무 부족한 저를 포함해 많은 후배들을 잘 이끌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저희가 연기 편하게 할 수 있게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 드리고 진짜 많이 고생하셨다"며 "사랑스러운 동생들은 더 잘 챙겨줬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 오히려 힘을 얻어서 너무 고마웠다. 앞으로도 꼭 좋은 작품에서 계속 계속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한테는 기분 좋은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특히나 (이)민호형이랑 (박)신혜한테는 '너무 많이 고마웠고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 물론 나한테도 그렇게 말하고 싶다. 집에 들어가서 촬영 끝나는 날, 거짓말이 아니고 굉장히 지쳐 있는 상태였다. 밤샘 촬영 때문에 힘들었는데 촬영 끝나고 작가님과 밥 먹고 집에 들어가서 제 엉덩이를 두드렸다. '잘 버텼다, 한 작품 마무리 잘 했다'고 했다."

이어 김우빈은 "큰 사고 없이 잘 끝나서 좋은 것 같다. 현장에서 언성이 높아진 적도 한번도 없다"며 "감독님이 중심에서 잘 잡아주신다. 화를 안 내신다. 이런 분 처음 봤다. 예민해질 법도 한 상황들이 많네 한번도 화를 안 내셔서 깜짝 놀랐다"고 털어놨다.

그는 "대세라는 수식어에 부담이 많이 되지만 감사한게 가장 먼저다. 실망을 시키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자꾸 드니까 그런 부담감을 없애려고 자신을 더 채찍질 한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중심을 잡으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을 더 채찍질 하고 발전을 위해서라면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는 김우빈. 바쁘게 달려온 2013이지만 여전히 그의 열정은 남다르다. 2014년에도 쉬지 않고 일하고 싶고 팬들에게 더 나은 자신의 모습, 더 다양한 자신의 잠재력을 선보이고 싶다. 뜨거운 팬들 사랑에 뜨거운 열정으로 보답하고 싶다. 그런 팬들에게 최영도 김우빈이 말했다. "뭘 또 이렇게까지 사랑해줘. 완전 신나게."

[배우 김우빈.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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