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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평택 GS칼텍스 KIXX 세터 정지윤을 보면 '인생역전 스토리'라는 말이 떠오른다. 프로 무대를 떠난 지 무려 7시즌 만에 다시 돌아온 정지윤에게 크게 기대한 이는 많지 않다. 하지만 그의 합류는 팀에 큰 변화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GS칼텍스는 올 시즌 초반 세터난에 허덕였다. 주전 세터 이숙자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됐고, 이나연은 임의탈퇴로 팀을 떠났다. 시은미가 버티고 있었지만 풀타임을 맡기기에는 벅찬 감이 있다. GS칼텍스는 부랴부랴 실업팀인 양산시청에서 정지윤을 공수해 왔다. 영입 당시 GS칼텍스 구단은 "우리 팀에서 뛰었던 경험 많은 세터다"며 "시은미가 부담감을 줄이고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아직 만족도 100%는 아니지만 팀의 주전 세터로 나서 부족한 부분을 충분히 채워주고 있는 정지윤이다. 이선구 GS칼텍스 감독도 "정지윤이 우리 팀 주전 세터"라며 믿음을 드러냈다. 그는 올해 10경기에 출전해 세트당 평균 10.758개의 세트와 0.182블로킹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뛰었던 친정팀에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정지윤은 17일 수원실내체육관서 열린 NH농협 2013~2014 프로배구 V리그 3라운드 수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의 경기에서도 3세트를 모두 소화하며 팀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범실은 단 한 개였다. 함께 호흡을 맞춘 팀의 주공격수 베띠 데라크루즈는 28점 공격성공률 56.25%로 활약하며 정지윤의 토스를 더욱 빛냈다.
정지윤은 이날 경기 후 "휴가 기간에 (GS칼텍스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며 "걱정을 많이 했는데 선수들과 감독, 코치님들이 많이 배려해 주셔서 지금은 중간에 합류했다는 생각도 안 들 정도로 편안하다"고 말했다. 전국체전까지 실업팀 양산시청 소속으로 뛴 정지윤은 "전에 뛰었던 친정팀이다 보니 더 편안한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2006~2007시즌 이후 7시즌 만의 프로 무대 복귀다. 감회가 새롭다.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고민도 했지만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정지윤은 "GS칼텍스에서 2년만 뛰었지만 그때 정말 좋았다"며 "다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을 때 너무 기분이 좋았다"며 "GS칼텍스와 양산시청 양쪽에 피해가 가지 않는 쪽에서 도움을 주고 싶었다. 남편과 떨어져 있어야 하는 부분 때문에 조금 고민했다. 한 시즌만 뛰고 양산시청으로 복귀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지금은 GS칼텍스가 우승하는 데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며 프로다운 모습을 보였다.
이 감독은 "정지윤이 많이 좋아지기는 했다"면서도 아직 100% 만족스럽지는 않은 눈치다. 그는 "아직 베띠의 점프력을 못 살리고 있다"며 "베띠는 상대 블로킹을 보고 갈라 때릴 수 있는 능력이 되는 선수인데 그 부분을 못 살린다"며 더욱 분발하기를 바랐다. 실업팀에서는 외국인선수와 호흡을 맞출 일이 없다 보니 처음부터 100%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다.
GS칼텍스는 17일 현재 시즌 전적 7승 4패(승점 20)로 리그 2위에 올라 있다. 정지윤이 제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면 기대하기 어려운 성적이다. 게다가 주전 레프트 한송이가 빠진 상황에서도 2연승을 달리며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세터난에 시달리던 GS칼텍스에 정지윤의 존재는 커다란 힘이 된다. 정지윤이 친정팀에서 써내려가는 인생역전 스토리가 무척 흥미롭다.
[GS칼텍스 세터 정지윤(오른쪽). 사진 = GS칼텍스 KIXX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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