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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8억엔(약 81억원). 라쿠텐의 승부수다.
일본 스포츠매체 스포츠호치는 19일 “라쿠텐이 다나카 마사히로에게 내년 연봉으로 8억엔을 제시할 예정이다. 라쿠텐은 다나카의 잔류를 위해 고심 중이다”고 전했다. 스포츠호치의 보도에 따르면, 라쿠텐이 아직 다나카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 라쿠텐과 다나카의 줄다리기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라쿠텐과 다나카는 지난 17일 회동을 했다. 다나카는 그 자리에서 메이저리그 진출 의지를 명확하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라쿠텐 다치바나 사장은 다나카의 잔류를 간곡하게 부탁했다. 이를 두고 일본 언론에선 “결국 라쿠텐이 다나카를 메이저리그에 보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아직 확실하게 결정된 건 없다”며 신중한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라쿠텐 입장에선 FA 신분이 아닌 다나카를 보내주는 게 싫다. 다나카는 2012시즌 후 3년 12억엔(약122억원)에 라쿠텐과 재계약했다. 올 시즌 연봉은 4억엔(약61억원)이었다. 정상적이라면 향후 2년간 연봉 4억엔씩을 받고 라쿠텐에서 뛰어야 한다. 라쿠텐으로선 일본야구를 대표하는 슈퍼에이스를 메이저리그 포스팅시스템 입찰을 허락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일본 내 여론이 다나카를 메이저리그로 보내줘야 한다는 쪽으로 모아졌다. 무엇보다도 다나카의 메이저리그행 의지가 매우 강했다. 일본야구에서 FA 신분이 아닌 선수들은 원하면 언제든 메이저리그 포스팅시스템에 도전할 수 있다. 그런데 다나카의 입찰 직전 미국과 일본의 포스팅시스템 제도가 싹 바뀌었다. 일본 구단이 이적료로 받아낼 수 있는 최대 입찰액이 2000만달러(약212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과거 마쓰자카, 다르빗슈는 물론이고 류현진의 입찰액인 약 2573만달러(약272억원)에도 모자란 액수다.
사실 다나카에겐 포스팅 입찰액은 큰 상관이 없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일본 최정상급 선수를 영입할 때 확실하게 투자를 한다. 문제는 라쿠텐이다. 일본 구단들은 포스팅시스템 개정에 엄청난 우려를 드러냈다. 이적료로 받을 돈이 너무 적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취지는 이해를 한다. 이적료를 줄여 선수에게 돌아가는 몫을 크게 하기 위해서다. 개정된 포스팅시스템은 확실히 일본 구단에 불리한 구조다. 다나카가 포스팅시스템에 입찰할 경우 부족한 입찰액은 연봉으로 보전 받을 수 있다.
라쿠텐 입장에선 고민이 크다. 결국 라쿠텐이 다나카와 지난해 맺었던 연봉 재계약을 사실상 무시하고 몸값을 2배로 불려주겠다는 검토를 하기에 이르렀다. 일본 야구에서 연봉 8억엔은 대단한 금액이다. 일본 역대 최다 연봉자는 2003년과 2004년 로베르토 페타지니의 7억2000만엔(약73억4270만원)이었다. 자국 선수 중 최다 연봉자는 2004년과 2005년 사사키 가즈히로의 6억5000만엔(약66억원)이었다. 참고로 이승엽이 2007년과 2008년 요미우리에서 7억5000만엔(약 76억원)을 받았으나 옵션이 끼인 금액이었다. 만약 다나카가 내년에 라쿠텐이 잔류한다면 이를 뛰어넘는 금액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스포츠호치는 “다나카와 라쿠텐이 20일 이후 다시 만난다. 라쿠텐이 다시 한번 잔류를 강하게 요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다나카의 대답이 궁금해진다. 다나카는 여전히 메이저리그 진출을 갈망하고 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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