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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엘리사 바실레바(흥국생명)가 니콜 퍼셋(도로공사)이 세운 여자부 한 경기 최다득점 신기록(55점)을 단 한 시즌 만에 갈아치웠다. 이는 흥국생명의 가장 큰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준 대목이기도 하다.
바실레바는 20일 성남실내체육관서 열린 NH농협 2013~2014 프로배구 V리그 3라운드 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5세트를 모두 소화하며 여자부 한 경기 최다인 57점에 공격성공률 57.95% 맹활약을 펼쳤다. 바실레바의 활약 속 흥국생명은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로 승리,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바실레바의 투혼은 칭찬 받아 마땅하다. 이날 바실레바의 공격점유율은 52.7%(88시도 57성공). 팀 공격(167 시도)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다. 그리고 60% 가까운 성공률을 보였다. 해결사 노릇을 제대로 해줬다. 블로킹 4개, 서브득점도 2개를 기록했다. 범실은 단 4개만 저질렀다. 그만큼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바실레바다.
바실레바가 더 박수 받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 수비에서도 가장 활발하게 움직였다. 이날 팀 내 가장 많은 35개의 리시브와 27개의 디그를 책임졌다. 리시브 정확도도 62.85%였다. 리시브와 디그 모두 리베로 한지현(27리시브 21디그) 보다도 많았다.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그렇다면 나머지 선수들은 어땠는지 살펴보자. 바실레바와 짝을 이룬 박성희는 이날 26.3%의 점유율을 보였으나 공격성공률이 20.5%(44시도 11성공)에 불과했다. 주예나(15시도 8성공)와 김혜진(14시도 6성공)도 공격 리듬은 나쁘지 않았으나 둘 다 점유율이 10%도 안 됐다.
류화석 흥국생명 감독의 고민이기도 하다. 류 감독은 "바실레바를 받쳐줄 레프트 자원의 활약이 빈약하다"고 끊임 없이 강조했다. 올 시즌 흥국생명에서 공격성공률이 40%를 넘는 선수는 바실레바(42.84%, 796시도 341성공)와 김혜진(44.15%, 188시도 105성공), 주예나(40.65%, 123시도 50성공)뿐이다. 그런데 김혜진과 주예나의 활용 빈도는 현저히 떨어진다. 팀 내 2번째로 점유율이 높은 박성희의 공격성공률은 29%(369시도 107성공)에 불과하다. 바실레바만 바라볼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바실레바가 57점을 폭발시킨 19일 도로공사전 이후 최소 3경기에 나올 수 없다. 그는 세계선수권대회 유럽예선 참가를 위해 고국인 불가리아로 출국한다. 류 감독은 "바실레바가 출국한 이후에는 주예나가 라이트, 이진화가 라이트로 나간다"며 "국내 선수들의 응집력은 더 좋아질 것이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당장 연패 탈출이 시급했던 흥국생명은 이진화를 시험해볼 시간도 없었다.
지금 흥국생명 전력에 바실레바가 빠진다면 기둥뿌리가 뽑히는 것과 마찬가지다. 19일 경기가 이를 증명했다. 바실레바 없이 치르는 3경기, 상대도 KGC인삼공사와 도로공사, IBK기업은행이다. 산 넘어 산이다. 국내 선수들이 뭔가 보여주지 못한다면 '바실레바 원맨팀'이라는 오명을 들어도 할 말이 없다. 진짜 시험대다.
[엘리사 바실레바.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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