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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연예

신소율 "내년에 서른, 오히려 빨리 왔으면 좋겠다" (인터뷰)

시간2013-12-23 07:59:31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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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배우 신소율(29)은 최근 종영한 SBS 일일드라마 '못난이 주의보'(극본 정지우 연출 신윤섭)에서 그동안 해본 적 없었던 재벌 2세 신주영 역을 맡았다. 대중들에게 친숙했던 말괄량이, 천방지축 같은 이미지를 버리고 조신하고 어찌보면 독하기까지 한 악녀 캐릭터로 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신소율은 그런 신주영을 자신의 이미지로 새롭게 체화했다. 그는 여성스럽고 새침데기 같이 얄미운 구석을 갖고 있던 신주영이라는 인물에 자신의 말투와 성격을 더해 친근한 구석을 가진 미워할 수 없는 재벌가의 딸로 변신시켰다.

"제가 한 번도 재벌집 딸 역할을 해본 적이 없었어요. 인상이 차가운 편이 아니라 해본 적도 없었고 그런 역할이 들어오지도 않았거든요. 그런데 주영이는 초반에는 도도하고 시크한 악녀처럼 보여도 후반부에 가서는 밝은 면도 있고 한 남자를 위하는 순정적인 모습도 있어서 제가 많은 변화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극중 신주영은 초반 나도희(강소라)와 시종일관 대립하며 얄미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공현석(최태준)을 만나면서 사랑에 빠진 귀여운 여자로 변하기 시작했다. 무뚝뚝한 남자 현석 때문에 애교도 부릴 줄 아는 여자로 탈바꿈한 것이다. 극중에서 자꾸 다가가는 주영과 그런 주영 때문에 당황하는 현석의 모습은 '못난이 주의보'를 보는 또 하나의 즐거움을 안겨줬다.

"실제로도 (최)태준이랑 호흡은 잘 맞았어요. 물론 실제로 사귀라면 못 사귀죠. 태준이는 외향적으로는 멋있는데 제가 볼 땐 아무래도 귀엽기만 하거든요. 전 남자를 귀여워하면 안되고 잡혀 살아야 하는 스타일이라. (웃음) 태준이나 저나 아직 연기는 미성숙하지만 연기하는 순간만큼은 어떻게든 애절한 감정을 끌어내려고 대화도 많이 하고 했어요. 이렇게 해볼까, 저렇게 해볼까, 대화를 했었는데 그런 면에서 호흡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신소율에 따르면 '못난이 주의보'의 배우들은 모두 연기에 대해 대화하는 것을 좋아했던 모양이다. 여타의 일일드라마와 달리 '못난이 주의보'는 젊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탓에 서로 연기에 대해 미숙한 부분이 느껴지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는 것이 신소율의 전언이었다.

"태준이랑 (강)소라가 겉으로는 시크해 보이지만 웃긴 면이 많았어요. 둘이 대화하는 거 듣고 있으면 만담 같기도 하고. (웃음) 저희가 서로 정말 친해서 정신없이 이야기를 많이 했거든요. 극중에서 악역으로 나왔던 (김)영훈 오빠마저도 밝았으니까요. 듣기로는 또래 여자들이 한 작품에 많이 출연하면 기싸움도 있어서 촬영장 분위기가 냉랭하다고 들었는데 저희는 전혀 안 그랬어요."

신소율은 지난 2007년 영화 '궁녀'로 데뷔한 이래 공백 없이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다. 주연이건 조연이건, 특별출연이건 가리지 않고 다작하는 이유를 물어보니 "오디션을 봐서 붙는 걸 다 하다보니까 그렇게 된 것 같아요. 감사하게 기회를 주시는 데 다 해야죠. 작은 역할이라도"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처음부터 주연 욕심이 없는 편이었어요. 주연을 맡는 배우들이랑 저랑은 다르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제가 얼굴이 예뻐서 데뷔한 것도 아니고... 그래서 그랬는지 스스로 더 열심히 한 게 있어요. 얼굴로 먹고 살지 않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웃음) 처음부터 큰 역할만 맡으려고 했으면 이렇게 많은 작품을 하지는 못했을 거예요. 덕분에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죠."

신소율은 스스로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매력, 이미지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는 배우였다. 예뻐보이려 하지 않는, 대신 자신만의 매력으로 스스로 빛나는 법을 깨우쳐가고 있었다. 그렇게 조금씩 내공을 쌓고 있는 그가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은 영화 '만추'의 탕웨이였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체력에 자신 있어서 액션을 해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멜로 연기가 최고의 감성 연기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멜로를 꼭 해보고 싶어요. 물론 당장은 못하고 좀 더 내공을 쌓고 나면 꼭 도전해보고 싶은거죠. '만추'를 봤는데 탕웨이의 감정이 어떤 감정인지 모르겠지만 그걸 다 표정으로 전달하고 있더라고요. 보고 굉장히 놀랐어요. 저는 평생 못할 수도 있는 감성이겠지만, 그래도 그걸 위해서 끝없이 도전할 거예요."

신소율은 이제 며칠 뒤면 30대가 된다. 마지막 20대를 보내는 터라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 같았지만 그는 오히려 "빨리 삼십대가 왔으면 좋겠어요"라며 나이 먹는 것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외적 뿐만 아니라 내적으로도 무르익을 수 있는 연륜이 있는 나이가 됐으면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마지막 20대를 흘러가는데로 놔두다 보니까 30대에 대한 부담감은 없어요. 아홉수가 되면 우울해진다는 얘기도 많은데 저는 알차게 걱정없이 보낸 것 같아요. 그래서 빨리 30대가 됐으면 좋겠어요. 왠지 큰 경험 없이도 나이만으로 얻어질 수 있는 걸 느껴보고 싶거든요. 그래서 의도적으로 서른이 되면 얌전해지려고 하고 있어요."

내년이 되면 밝고 쾌활한 소녀같은 신소율에게서 분위기 있는 가을 여인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일까? 빨리 성숙한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탓인지 신소율이 롤모델로 꼽는 배우도 함께 '못난이 주의보'에 출연했던 송옥숙이나 이일화, 천호진처럼 중견 배우들이었다.

"연기를 맛깔나게 하는 연기자로 남고 싶어요. 저는 어느 작품의 주연이 되고 그런 것까지는 바라지 않거든요. 대신 어떤 배우가 출연하면 그 작품은 믿고 보는 그런 거 있잖아요. 그런 점에서 전 남자 배우는 천호진 선생님, 여자 배우는 송옥숙 선생님, 이일화 선생님처럼 되고 싶어요. 선생님들처럼 대중들이 믿고 보는 그런 배우가 되는 게 제 꿈이에요."

[배우 신소율.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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