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김민성의 스타★필(feel)]
요즘 드라마는 막장을 넘어 한계치까지 넘나들고 있다. 보통의 삶에서 일어나기 힘든 자극적인 상황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며 시청자들의 눈도 마음도 불편하게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건강한 드라마가 눈에 띈다. MBC 주말드라마 ‘사랑해서 남주나’가 그것. 이 드라마에는 마초 재벌남이나 캔디형 신데렐라는 등장하지 않는다. 평범해 보이지만 사실은 속 깊은 곳에 서로에게 상처가 많은 가족이 서로의 삶을 보듬으며 같이 성장해나간다. 인생의 황혼기에서 새로운 로맨스를 꿈꾸는 이들과 좌충우돌 부딪히며 성장해 나가는 청춘들의 사랑, 가족 이야기를 담고 있다.
드라마지만 88세대가 반영된 현실과 상통하기에 더욱 실제 같다. 주인공 이상엽 또한 그러하다. 평범하듯 수더분한 매력이 드라마와 썩 잘 어울린다. 소란스럽지 않게 꼼꼼히 자신의 미래를 준비해온 것도 흡사하다.
초등학교 때부터 배우를 꿈꿨던 이상엽은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 탓에 내색할 수 없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다 우연찮게 대형 기획사 오디션에 붙었지만, 부친을 여러 번 설득한 끝에야 이 길로 들어설 수 있었다. 그동안 미니시리즈, 주말극, 시트콤, 사극, 영화 등 다양한 장르로 대중과 만났지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지는 못했다. ‘사랑해서 남주나’로 최초로 원톱을 맡았다.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린 건 아니지만 늦은 감도 없지 않다.
청국장처럼 수더분하고 털털한 매력을 가진 그지만 데뷔 때부터 단 한 번의 논란 없이 안정된 연기력을 펼치는 것은 철저한 노력 때문이다. 이번 드라마 역시 겉으로는 밝지만 혼외아들이라는 상처를 가지고 있는 이중적인 모습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세상에 있을 법한 남자 주인공을 제대로 소화해내고 잇는 것이다.
화끈한 볼거리나 가슴을 쿵쾅거리게 하는 막장 요소 없이 잔잔한 에피소드만으로도 사랑해서 남주나’는 충분히 촘촘한 울림을 준다. 대한민국의 평범한 청년 정재민의 성장기를 계속 될 것이다. 평범한 듯 비범한 배우 이상엽. 그의 성장을 계속 기대해본다.
[배우 이상엽. 사진 = MBC 제공]
전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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