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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추추 트레인'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와 이치로 스즈키(뉴욕 양키스)는 각각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타자다. 둘의 나이 차가 9살이다. 당장 상황만 놓고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추신수는 22일(이하 한국시각) 텍사스와 7년간 총액 1억 3천만 달러(한화 약 1379억원)에 달하는 거액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 2002년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텍사스 이적 당시 받은 5년 6500만 달러의 2배를 뛰어넘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고 몸값이다.
또한 메이저리그 역대 외야수 6위에 해당하는 특급 대우이자 팀 동료 다르빗슈 유의 총액 1억 1170만 달러(포스팅비용 5170만 달러, 6년 6천만 달러)와 이치로가 2007년 시애틀과 연장 계약 당시 받은 5년 9천만 달러마저 훌쩍 뛰어넘은 동양인 최고액이다.
2000년 12월 '아메리칸 드림'의 부푼 꿈을 안고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한 추신수는 같은 해 입단한 이치로를 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이치로는 일본 최고의 타자였고, 입단 첫해부터 타율 3할 5푼 8홈런 69타점 56도루의 맹활약으로 올스타와 MVP, 신인왕, 골드글러브, 실버슬러거를 휩쓸었다.
이후 이치로는 2010년까지 단 한 차례도 올스타와 골드글러브를 놓치지 않았다. 그의 정확한 타격과 수비력, 특히 강견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혔다. 최다안타왕 7차례(2001, 2004, 2006~2010), 타격왕 2차례(2001, 2004)는 물론 고의4구 1위(2002, 2004, 2009)도 그의 몫이었다. 그만큼 상대 투수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추신수의 현재 나이(31세)에 이치로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군림했다. 데뷔 후 10년간 단 한 번도 3할을 놓치지 않았던 이치로다.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다 시애틀에서 단 14경기 출전에 그친 추신수는 24살이던 2006년 7월 벤 브루사드와의 맞트레이드를 통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이적하면서 전환점을 맞이했다. 2008년 94경기 타율 3할 9리 14홈런 66타점을 기록하며 본격적으로 이름 석 자를 알리기 시작한 추신수는 2009~2010년 2년 연속 3할 타율에 20(홈런)-20(도루)을 달성하며 빅리그 정상급 타자의 반열에 올랐다. 2010년에는 MVP 투표에서 14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155경기에서 타율 2할 8푼 3리 16홈런 67타점으로 건재함을 과시한 그는 올해 신시내티 레즈에서 본격 전성기를 맞이했다. 내셔널리그 2위, 메이저리그 1번 타자 중 1위에 해당하는 4할 2푼 3리의 출루율을 기록했다. 시즌 성적은 154경기 출전 타율 2할 8푼 5리 21홈런 54타점 20도루에 107득점. 20(홈런)-20(도루)-100(득점)-100(볼넷)에 300출루까지 기록하며 리드오프로서 역할을 120% 해냈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최근 둘의 상황이 바뀐 건 맞다. 이치로는 지난 2011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3할 타율에 실패(0.272)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지난해 전 경기(162경기)에 나서 타율 2할 8푼 3리 9홈런 55타점 29도루로 활약하며 명예를 회복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치로는 올해 150경기에서 타율 2할 6푼 2리 7홈런 35타점 20도루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커리어 로우'였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산케이스포츠'에 따르면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은 내년 시즌 내년 시즌 전력 구상에 이치로를 언급하지 않았다. 트레이드도 여의치 않다. 반면 추신수는 역대 동양인 최고액에 오는 2020년까지 '텍사스맨'으로 남게 됐다.
하지만 최근 흐름으로 추신수와 이치로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누가 뭐래도 이치로는 최소 10년간 일본과 미국 무대를 대표했다. 10년 연속 3할 타율과 30도루, 올스타, 골드글러브까지 품에 안았다. 게다가 MLB 단일 시즌 최다안타(262안타, 2004년) 기록 보유자다. 추신수 또한 최근 5년에 걸친 맹활약으로 빅리그 최정상급 외야수가 됐다. 둘 다 끊임없는 노력과 자기반성을 통해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 그것만으로도 두 선수 모두 박수받아 충분하다.
[추신수(첫 번째 사진), 이치로 스즈키(두 번째 사진 오른쪽).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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