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뮤지컬 연기, 분석 철저하지 않으면 안된다."
가수 캔의 배기성은 지난해 뮤지컬 '아리랑 판타지'로 뮤지컬에 도전해 올해 뮤지컬 '웨딩싱어'로 두번 째 뮤지컬 무대에 오르고 있다. 1993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노을진 바다'로 은상을 타게 되며 데뷔한 그는 데뷔 20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서 새로운 꿈을 펼치고 있다.
뮤지컬 '웨딩싱어'는 아담 샌들러와 드류 베리모어 주연으로 최고의 흥행성적을 거둔 동명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무대로 옮긴 작품으로 유머러스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와 엉뚱하면서도 위트 있는 스토리가 유쾌한 디스코 음악과 어우러지면서 즐거움을 선사하는 파티 같은 작품이다. 극중 배기성은 줄리아 설리번(방진의, 송상은)의 약혼남 글렌 역을 맡아 열연중이다.
배기성은 최근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요즘엔 '웨딩싱어'만 열심히 하고 있다. 사실 열정이 많이 식어 있었다. '웨딩싱어' 동료들을 통해 생활 패턴이나 세월의 흐름으로 인해 내 삶이 익숙해져 있는 것들에 경각심을 느끼고 있다. 그 때의 열정을 되찾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웨딩싱어'라는 작품은 영화로 봤었다. 다만 우려했던 것은 로맨틱 코미디라는 것이다. 대중에게 보여지는 내 캐릭터 자체가 재미있는 이미지가 강하다보니 그 강한 이미지가 과연 융화될 수 있을까 우려했다"며 "하지만 작품이 너무 러블리 하니까 나도 그 러블리함 속에 속해 있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 어찌 됐든 들어가면 변질될 수도 있겠지만 융화되고 싶은 마음에 한 번 뛰어들어봤다"고 밝혔다.
"'웨딩싱어'는 러블리하다. 글렌 역시 의상부터가 러블리하다. 핫핑크 슈트를 과감하게 입었고 그런 머리 스타일도 처음 해봤다. 솔직히 나는 로비 하트 역에 가깝다. 실제로 생활 패턴 등 모든 것들이 로비 하트다. 지금도 '사랑이냐, 돈이냐' 하면 아직까지는 사랑을 선택하고 싶다. 본 모습은 완전 로비하트인 것이다. 그래서 그 감성과 차가운 글렌을 접목시켰다. 글렌도 로비 하트 같았던 때가 있었다. '예전의 글렌이 그립다'고 말하는 줄리아의 대사를 보면 알 수 있다. 성공하며 변해가는 모습을 느끼지 못했을 뿐이다. 연출님과 상의를 많이 하며 글렌을 이해했다."
배기성은 글렌 역을 연기하며 캐릭터 분석에 심혈을 기울였다. 데뷔한지 20년이지만 뮤지컬계에서는 신인이나 마찬가지. 분석을 놓친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 물론 오랜 활동으로 노하우는 있겠지만 철저히 분석할 줄 알고 시뮬레이션을 통해야 진정한 뮤지컬배우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배기성은 "말 그대로 연기다. 글렌이 돼야만 한다. 글렌은 러블리 안에서 절제된 악역이기 대문에 힘들다. 또 노래는 나의 솔직함을 보여줘야 하지만 연기는 좀 다르다. 극중 인물이 돼야 한다. 뮤지컬 묘한게 그 사람이 돼서 연기를 펼치면서도 노래는 나의 솔직함을 표현하고 내 감성을 표출해야 한다"며 "연기와 노래는 이래서 다르다. '웨딩싱어' 하면서 글렌이 되고 있다. '왜 난 연기를 하면서 거기 안에서 노래를 해야 할까' 하는 딜레마가 있었고 힘들었는데 글렌이 돼보니 또 다른 솔직함을 보여줄 수 있더라"고 고백했다.
"분석이 철저하지 않으면 안된다. 차라리 어렸더라면 그냥 막 했을 것이다. 나이가 있으니까 생각이 많다. 디테일 하나 하나가 어떻게 보일까 두렵다. 배기성이라는 캐릭터가 각인돼 있기 때문에 그 극에서만큼은 어떻게 보여지느냐가 성공을 가른다. 처음에 날 보면 웃는데 점점 내가 아닌 글렌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 뿌듯하다. 나 역시 점점 글렌을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게 참 묘하다. 노래할 때도 가수로서 무대에 섰을 때와는 또 달라 묘한 짜릿함이 있다. 희한하다. 힘들면 힘들수록 짜릿하다."
한편 뮤지컬 '웨딩싱어'는 2014년 2월 9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웨딩싱어' 배기성. 사진 = 뮤지컬해븐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