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기다림의 끝이 보인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내야수 박계현(21)은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6라운드에서 SK에 지명됐다. 우투좌타 내야수인 그는 데뷔 당시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아직까지 단 한 번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워낙 쟁쟁한 선수들이 그의 자리인 유격수와 2루수를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격수 자리는 박진만이, 2루수에는 정근우가 버티고 있었다. 2013년 종료 후 정근우가 한화로 떠났다. 팀에는 아쉬운 일이었지만 박계현에게는 절호의 찬스가 됐다. 이제 그는 퓨처스 리그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팬들에게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 북부리그 도루 2위
최근에는 육성 시스템이 강조되면서 각 팀들이 기존 2군은 물론이고 3군, 육성군까지 만들고 있다. 2013시즌부터는 퓨처스리그에도 26인 엔트리가 생겼다. 때문에 1군은 물론이고 퓨처스리그에서 주전으로 뛴다는 것도 이제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 됐다.
박계현은 한 시즌을 착실히 소화했다. 부상으로 잠시 전열에서 이탈하기도 했지만 퓨처스리그 76경기에 출전해 타율 .286 19타점 28도루 43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도루의 경우 김동한(30개)에 이어 북부리그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발만큼은 SK 전체 선수단을 통틀어 가장 빠르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빠른 발을 바탕으로 244타석에 들어서 단 한 개의 병살타도 때리지 않았다.
올시즌 SK는 퓨처스리그에서도 주간 MVP와 월간 MVP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박계현은 꾸준히 활약한 덕분에 월간 MVP에도 두 차례나 오르며 상금 100만원을 손에 쥐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계현은 "3할과 도루 1위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아쉽기도 하지만 1군에 오르기 위한 충분한 발판은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퓨처스리그에서 많이 뛰면서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고 밝혔다.
▲ 교육리그, 마무리 캠프 거치며 기량 급성장
박계현의 포지션은 유격수와 2루수다. 고등학교 때는 유격수로 대부분 뛰었지만 올시즌 퓨처스리그에서는 유격수는 물론이고 2루수로도 활동했다. 특히 다음 시즌 정근우 공백을 생각하면 2루수로 뛰는 기회가 더 많을 수 있다.
박계현 자신이 밝힌 약점은 수비다. 하지만 시즌 종료 후 참가한 미국 애리조나 교육리그와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 캠프를 거치며 약점도 많이 메웠다. 그는 "가고시마 마무리 캠프에서 후쿠하라 미네오 코치님에게 정말 많이 배웠다"며 "수비 할 때도 빠른 발을 사용한다는 것을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는데 '수비 때도 빠른 발을 이용할 수 있구나'라고 느꼈다"고 전했다.
타격 또한 적지 않은 성과를 얻었다. 박계현은 "교육리그에 처음가서 트리플A에서 뛰는 선수들과 처음 경기할 때는 상대도 안됐다. '왜 왔나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익숙해졌다. 몸소 실력이 는다는 것을 느끼기 쉽지 않은데 이번에는 그랬다"고 설명했다.
▲ "1군에서 뛰는 느낌 궁금하다"
당초 박계현은 올시즌이 끝나고 군복무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정근우가 한화로 이적하면서 원래 계획이 바뀌었다. 팀에서도 내야 요원이 필요하게 됐고 박계현 본인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었기 때문.
그는 "(정근우)선배님이 다른 곳으로 가신다는 소식을 듣고 '이번이 기회다'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주전까지는 아니더라도 1군에 올라갈 기회가 생기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2루수는 물론이고 유격수 조차 완전히 주전이 확정된 선수는 없다.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있는 것이다. 특히 박계현의 경우 압도적인 스피드를 갖추고 있어 주전이 아니더라도 1군에서 활용 가치가 높다.
때문에 현재 분위기를 잇는다면 박계현은 3년간의 기다림 이후 꿈에 그리던 1군 무대를 밟을 확률이 높다. 박계현은 "몇몇 친구들은 1군에 올라가봤는데 나는 그 느낌조차 궁금하다. 퓨처스리그와 달리 팬들이 많은 경기장에서 야구한다는 것 자체에 희열을 느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비록 박계현은 프로 입단 이후 3년간 한 번도 1군에 올라가지 못했지만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퓨처스리그 수준급 선수로 성장했으며 여러 캠프를 거치며 실력을 향상시켰다. 박계현이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이제 팬들에게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SK 박계현.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