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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양 김진성 기자] “장점만 봐야죠. 에반스는 참 착해요.”
안양 KGC인삼공사 이상범 감독은 올 시즌 초반부터 마퀸 챈들러의 교체를 고려했다. 챈들러가 과거 KT&G, 동부 시절에 비해 기량이 떨어졌다고 판단했다. 기본적으로 챈들러는 볼 소유욕이 높다. 여기에 나이가 들면서 운동능력이 떨어졌다. KGC 국내선수들과 잘 맞지 않았다. 기복도 심했다. 이타적인 마인드, 경기에 임하는 집중력 등이 또 다른 외국인선수 숀 에반스에 비해 부족했다.
결국 이 감독은 최근 챈들러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KGC는 당분간 외국인선수 1명으로 시즌을 치른다. 새로운 외국인선수도 일찌감치 확정했다. 194cm의 웬델 맥키네스다. 맥키네스는 프랑스 2부리그 르포르텔에서 뛰고 있다. 하지만, 3개월 계약이 이달로 끝난다. KGC는 일찌감치 챈들러의 대타를 맥키네스로 결정하고 맥키네스의 에이전트와 1월부터 KGC에서 뛰기로 합의했다. 맥키네스는 내달 4일 삼성과의 홈 경기부터 출전 가능할 전망이다.
사실 챈들러가 좋은 컨디션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면 기본적으로 에반스보다 좋은 폭발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감독의 선택은 에반스 잔류, 챈들러 퇴출이다. 사실 에반스의 기본적인 테크닉은 KBL 외국인선수 상위레벨이 아니다. 플레이 자체가 투박하다. 그런데 이 감독은 “에반스가 워낙 착하다. 딴 짓도 안 한다. 순항 중이다. 팀 플레이를 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팀에 헌신적이고 심성이 착한 외국인선수라는 설명이다.
이 감독은 과거부터 기량은 좀 떨어지더라도 팀에 헌신하고 열심히 뛰는 선수를 선호했다. 이 감독은 “사실 내 밑에서 뛰었던 선수들은 나한테 돈 내고 가야 한다. 돈 받고 농구 배워서 떠났다”라고 껄껄 웃었다. 실제로 에반스의 기량은 시즌 초반에 비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여전히 기본적인 테크닉과 공격력은 떨어진다. 그러나 오세근과 함께 KGC 골밑을 제법 잘 지킨다. 경기당 11.7리바운드로 24일 오리온스전 직전까지 리바운드 전체 1위다.
이 감독은 오세근의 몸 상태가 100%가 아닌 상황에서 에반스의 골밑 장악능력만 보고 끝까지 함께 가기로 했다. 이 감독은 “에반스에겐 약속했다. 절대로 시즌 중에 바꾸지 않을테니 걱정하지 말고 뛰라고 했다. 약속했다”라고 전했다. 이 감독은 “국내선수든 외국인선수든, 그 선수의 장점을 봐야 한다. 단점만 보면 선수를 기용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또 하나.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무한한 신뢰를 주는 사령탑이다. 이 감독은 “믿음이 중요하다. 내 속은 타 들어 가지만, 몸이 아픈 선수는 절대로 뛰게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고 했다. 사실 오세근의 몸 상태가 최근 서서히 좋아지고 있는 것도 이 감독의 철저한 관리가 밑바탕에 깔렸기 때문이다. 에반스도 마찬가지다. 꾸준히 기용하면서 믿음을 줬기 때문에 기량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물론 팀에 헌신하지 않아 믿음이 깨진 챈들러는 결국 함께 하지 않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KGC는 이날 전까지 7승19패로 최하위였다. 팀 성적을 끌어올리고 6강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선 강공 드라이브를 걸 때도 됐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도 이 감독의 원칙은 확고하다. 에반스의 활용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이날 KGC는 오리온스에 패배했으나 에반스는 15점 16리바운드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숀 에반스(위), 이상범 감독(아래). 사진 = 안양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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